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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임금체불 심각한데”...현대重 정몽준 오너일가 고배당 ‘논란’
“실적부진·임금체불 심각한데”...현대重 정몽준 오너일가 고배당 ‘논란’
  • 전완수 기자
  • 승인 2020.03.12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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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정기선 부사장/출처=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정기선 부사장/출처=현대중공업

[시사브리핑 전완수 기자] 실적이 부진한데다 잦은 임금체불로 재계에서 따가운 시선을 받아왔던 현대중공업이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오너일가는 높은 배당금을 받아가는 것으로 알려져 비판이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지주는 올해 보통주 1주당 1만85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 배당금 총액은 2705억 원이다. 다만, 정기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지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정기선 부사장이 총 배당금의 34.3%를 가져가게 된다. 현대중공업지주 전체 지분 가운데 정몽준 이사장이 25.8%, 정기선 부사장이 5.1%를 보유하고 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정몽준 이사장은 777억원, 정기선 부사장은 153억원을 챙기는 셈이다. 두 사람의 배당금은 930억원에 달한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같은 배당액을 지급받았다.

특히, 정몽준 이사장은 개인별 배당 순위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 이어 4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지주의 실적은 감소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6조6303억원, 666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22.6% 급감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지주 측은 지주회사는 시설투자 등의 자금소요가 없음으로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순이익의 상당 부분을 배당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현대중공업의 경영 정책에 대해 정치권과 노동계에서는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출처=김종훈 의원실
출처=김종훈 의원실

민중당 김종훈 의원은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재벌대기업 현대중공업의 도를 넘은 임금삭감에 맞서 하청근로자들이 작업을 거부하고 투쟁에 나섰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현대중공업 원청과 협력업체 대표들은 80여명의 물량팀장을 모아, 일당 5000원 삭감, 맨아워(M/H)단가 5백원 삭감, 4대보험 가입처리 불가, 개인사업자 등록 등의 내용을 통보했다.

이에 대해 하청근로자들은 협력업체 대표들에게 자신의 요구를 전달하고, 1000여명의 노동자들이 지난 11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김 의원은 “현대중공업 하청근로자들은 그동안 기성금 삭감, 반복되는 임금체불로 생활의 어려움을 겪으며 고통을 받아 왔다”면서 “재벌 대기업인 현대중공업은 하청노동자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또다시 임금을 삭감하는 등 남은 희망마저 짓밟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근로자들의 고충도 지역경제 어려움도 철저히 외면하고, 오로지 편법승계만을 위한 현금배당 등 부도덕한 행태를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협력업체와 하청노동자들의 희생을 일방적으로 강요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 받는 등 처벌을 받고도 개선은 커녕 임금삭감이라는 최악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현대중공업의 갑질 근절 방안인가”라고 되물었다.

아울러 “법률도 정부처벌도 무시하는 행태에 분노하며, 명분도 근거도 없는 부도덕한 하청노동자 임금 착취시도를 당장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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