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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삼성물산, 가거도항 공사 놓고 벌어진 ‘짬짜미’
해수부-삼성물산, 가거도항 공사 놓고 벌어진 ‘짬짜미’
  • 전수용 기자
  • 승인 2020.03.13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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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건설 직원들이 목포지방해양수산청 앞에서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출처=시사브리핑DB
세기건설 직원들이 목포지방해양수산청 앞에서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출처=시사브리핑DB

[시사브리핑 전수용 기자] 전남 목포시에 위치한 목포지방해양수산청에 가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도 불구하고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무리들이 있다.

그들은 코로나의 공포보다도 해양수산부와 삼성물산의 갑질 및 횡포가 더 두렵다면서 자신들의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그들은 세기건설 소속 직원들이다. 세기건설 직원들은 목포지방해양수산지청 뿐만 아니라 세종시에 소재한 해양수산부와 서울 한남동 소재 이건희 회장 자택 앞에서도 매일 피켓을 들고 자신들의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 11일 본지가 목포에서 직접 만난 피해자들은 해수부와 삼성물산의 갑질과 검은 커넥션이 더 이상 진행돼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를 냈다.

가거도 방파제 공사 현장에 무슨 일이...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는 KBS 예능프로그램 1박2일을 통해 세간에 알려진 섬이다. 가거도항 방파제는 매년 반복되는 태풍 피해로 수십년 동안 피해복구를 위해 지속적으로 매년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이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항구적인 방파제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 2011년 8월 7일 제9호 태풍 '무이파(MUIFA)' 내습으로 피해가 발생한 가거도항에 대하여 당시 김황식 국무총리가 ‘항구적인 방파제’를 만들라고 지시를 했고, 해양수산부(농림수산식품부 서해어업관리단)가 발주를 하게 됐다.

가거도항 공사는 2012년 12월 해양수산부 산하 목포지방해양수산청(농림수산식품부 서해어업관리단)이 ‘가거도항 태풍 피해 복구공사’란 명칭으로 조달청을 통해 발주(최저가낙찰제 적용 대상 공사)했고, 삼성물산이 1800억원대 공사를 66% 수준인 1189억원대로 제시해서 수주를 했다.

또한 가거도항 태풍피해복구공사 전면책임감리는 2012년 11월 해양수산부 산하 목포지방해양수산청(농림수산식품부 서해어업관리단)이 ‘가거도항 태풍피해복구공사 전면책임감리용역’란 명칭으로 조달청을 통해 발주, 아이러니 하게도 문제의 실시 설계사인 H사가가 52억원대에 수주해 감리업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공사착수 전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설계도서 사전검토' 결과를 근거해 설계문제점을 확인해 신기술 고중량 소파블럭식 S-Profile형 단면변경등 으로의 설계변경(제안공법)을 발주처에 요청했다.

그러나 "기술적인 측면과 정책적인 측면을 감안하여" 라는 사유로 제안공법 사용 기각결정을 통보 받았고, 그후 우연인지 연약지반이 발견되면서 목포지방해양수산청이 추가 공사비 450억원의 증액을 기획재정부에 신청하게 됐다.

그리고 세기건설은 하도급 업체로 삼성물산으로부터 수주를 받아 가거도항 공사를 하게 됐지만 해수부와 삼성물산의 검은 커넥션 및 갑질과 횡포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세기건설 측은 주장했다.

세기건설 직원들이 세종시에 위치한 해양수산부 앞에서 현수막을 거는 등 관련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출처=시사브리핑DB
세기건설 직원들이 세종시에 위치한 해양수산부 앞에서 현수막을 거는 등 관련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출처=시사브리핑DB

파도가 높은 곳에 케이슨 공법을

해양수산부는 공사 시행 전 설계의 적법성을 평가하기 위해 K대학교에 의뢰해 시행한 수리모형실험 결과, 안정성 측면에서 사석경사제공법은 100년 이상 보장되는 시공방법이고, 케이슨 공법은 50년이 보장되나 해양수산부는 케이슨 공법을 선택해 시공하게 됐다.

세기건설 측은 가거도항은 먼바다에 위치한 섬이기 때문에 파도가 거세기에 케이슨 공법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파도가 높은 곳은 케이슨 공법보다는 사석경사제 공법을 통해 파도를 약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항에 설치된 슈퍼 블록(케이슨)은 초강력 태풍 '링링'에 의해 일부 파손됐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10층 높이의 28m, 무게 1만t짜리 대형 케이슨은 제작비를 포함해 설치비까지 개당 35억원이 들어갔다고 알려졌다.

케이슨 공법은 수중이나 연약지반에 큰 구조물을 세울 경우 철근콘크리트 등으로 통 또는 상자 상의 구조물을 만들어 땅 속에 묻어 기초로 하는 공법인데 파도가 거셀 경우 침식이 되면서 구조물이 자칫하면 무너질 위험이 있다.

반면 사석경사제 공법은 경사진 면에 돌이나 테트라포드 혹은 흙 등을 쌓아 만드는 방법으로 연약한 해양 지반에서도 사용이 용이하며 시공이나 보수가 편리한 것이 장점이다.

또한 경사진 특징 때문에 거센 파도가 쳤을 경우에도 다시 되돌아 치는 반사파가 적으면서 돌이나 테트라포드 혹은 흙의 손실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파도가 거세게 치는 바다에는 케이슨 공법보다는 사석경사제 공법이 유리하다.

앞서 언급했듯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착공 전 해수부에 ‘설계도서 사전검토 의견’을 냈지만 묵살됐다. 이를 두고 세기건설 측은 해수부와 설계사인 H사와 모종의 커넥션이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공사의 설계사이며 전면 책임감리사인 H사는 해수부 전직 관료들이 대거 포진한 곳으로 해수부와 H사 간의 특별한 관계가 있다는 이야기다.

설계사인 H사는 케이슨식을 채택하기 위해 사석경사제보다 공사비가 1% 싼 설계를 해 결국 안정성에 문제가 되는 설계를 했다.

K대 수리모형실험 결과 케이슨 전면의 유공근고블록의 움직임과 Tripod(22톤급)의 이탈 T.T.P(64톤급)의 거동이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고, 이는 명백한 허위설계이며 결국 막대한 예산낭비를 초래했다는 것이 세기건설 측 주장이다.

이에 삼성물산과 세기건설 측은 해수부에 케이슨 공법은 문제가 있다고 제기를 했지만 무시 당했다.

삼성물산은 해수부에 계속해서 사석경사제 공법으로 설계 변경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그 과정에서 삼성물산 토목사업부장과 토목팀장이 세기건설에 설계변경이 가능함을 내세워 계약없이 설계변경(VE) 후 사석경사식 방파제 공사 수의계약 약속으로 시공VE 참여를 적극 유도했다.

하지만 삼성물산도 결국 해수부 압력에 굴복해 케이슨 공법의 불안정성을 묵인하고 예산을 낭비하게 됐다는 것이 세기건설의 주장이다.

케이슨식은 옹벽과 같아 제방 형식인 사석경사제와 비교해 항구적인 방파제가 될 수 없음을 꾸준하게 강조했지만 해수부의 오모 국장의 압력에 설계 변경을 포기하면서 삼성물산은 명백한 직무유기를 했다고 세기건설 측 관계자는 말했다.

이에 대해 해수부 측의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아무런 해명도 들을 수 없었다.

세기건설 직원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출처=시사브리핑DB
세기건설 직원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출처=시사브리핑DB

하도급업체 투입비 미정산 및 피해

이와 더불어 당초 설계변경을 내세워 세기건설에 요구했던 선(先) 투입비는 전혀 지급해주지 않고 공사타절(공사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 것) 및 미정산(공사대금 미지급)에 이르게 됐다.

이에 세기건설은 삼성물산에 선급금 대물변제 제안 및 선 투입비와 기회비용 손실 등 97억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삼성물산이 계약이행보증서 발급을 하지 않으면서 세기건설은 3년간 공사수주를 전혀하지 못해 피해금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대략 150억원 정도의 손실을 입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세기건설에 지불된 선급금을 회수하면서 삼성물산은 보증보험 약 22억원을 청구하기에 이르렀다.

세기건설 관계자는 “원래 목포에서 사업을 했지만 가거도항 공사 때문에 사세가 축소되면서 영암으로 사무실을 이전해야 했다. 대기업과 해수부의 갑질 및 횡포가 하도급 업체의 피해는 눈덩이로 늘어나고 있다”고 호소했다.

세기건설은 이런 피해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해양수산부가 있는 세종시와 목포지방해양수산청 그리고 이건희 회장 자택 앞에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세기건설은 하도급업체의 투입비 미정산 및 피해상황에 대해 해수부와 삼성물산이 책임지는 것도 해야 하지만 설계사 H사의 허위조작설계로 불안전한 방파제 공사와 막대한 예산낭비를 막아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설계사 H사는 설계보고서 중 중간보고서 및 최종보고서 내용이 상이하게 작성하는 등 해상공사가능일수 조작 및 지반조사 미실시로 연약지반을 부실설계 또는 설계 누락을 했고, K대 수리모형실험 결과 근고블럭 이탈현상을 확인하고도 이상 없는 것으로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함으로써 불안전한 방파제 공사와 막대한 예산 낭비를 막았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해수부와 설계사 H사와의 특수한 관계 때문이 아니냐는 것과 삼성물산은 이런 상황을 묵인하지 않았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리고 하도급 업체에 대한 갑질 및 횡포를 당장 멈추고 피해를 보전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오늘도 목포에서 세종시에서 서울 한남동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가거도항에서 케이슨 방식을 채택한 이유는 발주처인 해수부가 해당 방식을 고수했기 때문에 시공사 입장에서는 그대로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세기건설이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공사타절시 세기건설과 합의 하에 세기건설 하청업체들의 장비대금·임금체불 부분 등을 삼성물산이 먼저 해결했고, 선급금도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라 계약이행보증서를 발급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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