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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미래연구소가 선정한 ‘최우수 미디어 기업’ 공통점은...“프로젝트 발주(?)”
미디어미래연구소가 선정한 ‘최우수 미디어 기업’ 공통점은...“프로젝트 발주(?)”
  • 전수용 기자
  • 승인 2020.04.08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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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표창장 위조 논란이 불거지면서 ‘수상’(受賞)의 ‘공정성’은 최대 화두가 됐다. 상을 주는 사람이나 상을 받는 사람 모두 공정함을 지켜야 한다는 것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표창장 논란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미디어미래연구소라는 민간 연구기관에서 지난해 일부 기업체를 대상으로 ‘미디어경영대상’을 시상했다. 그런데 그 시상 과정이 통상적인 시상 과정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면서 불공정 시비가 붙기 충분하게 됐다.

또한 우연인지 시상한 기업 상당수가 미디어미래연구소에 ‘프로젝트’를 발주했다는 점이다. 이에 미디어미래연구소와 상을 받은 기업 간의 모종의 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꾸준하게 제기되면서 여러 매체들이 공동 취재단을 꾸려 취재를 했다. [편집자 주]

출처=공동취재단
출처=공동취재단

[시사브리핑 전수용 기자] 미디어미래연구소는 지난해 매년 미디어 산업발전에 기여한 리더에게 ‘2019 미디어경영대상’을 개최했다.

이런 가운데 해당 시상식에서 ‘최우수 미디어 기업’으로 선정된 기업들의 공통점이 미디어미래연구소에 프로젝트를 발주한 기업들로 구성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선정 과정에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미디어미래연구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디어경영대상은 ‘제이콘텐트리’가, 미디어 산업 발전에 기여한 리더에는 최진희 스튜디오드래곤 대표가 선정됐다.

또한 최우수 미디어 기업으로는 홈쇼핑 부문 홈앤쇼핑, 콘텐츠 부문 CJ ENM, 방송플랫폼 부문 LG유플러스, 영화 부문 CJ CGV, 지상파방송 부문 KBC광주방송, MCN 부문 아프리카TV, PP부문 티캐스트가 각각 선정됐다.

하지만 이들 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미디어미래연구소에게 프로젝트를 발주했거나 발주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파장이 일파만파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홈쇼핑부문 최우수 기업에 선정된 홈앤쇼핑에 확인해 본 결과, 2018년 8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4개월의 수행기간을 두고 ‘조직 진단 컨설팅’이라는 프로젝트 명으로 4억원에 발주를 했다.

하지만 미디어미래연구소는 미디어 환경을 연구하는 민간기관으로 조직 컨설팅 경험이 전무하다는 게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게다가 최근 몇 년간 프로젝트를 발주한 다른 최우수 미디어 기업 선정 기업과는 달리 홈앤쇼핑은 4개월이라는 짧은 수행기간 동안 4억원이라는 거액이 책정된 점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홈앤쇼핑과 미디어미래연구소 간의 모종의 밀월 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아울러 콘텐츠 부문 최우수 미디어 기업으로 선정된 CJ ENM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최근 몇 년 간 매년 2억씩 책정해 미디어미래연구소에 정책 규제 관련 컨설팅을 발주했다. 올해는 2억원에서 5억원으로 금액이 2.5배 가량 증가했다.

이처럼 지난해 수상한 기업 중 상당수가 미디어미래연구소 프로젝트 발주 기업이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이들 기업들의 또 하나의 공통점은 통상적으로 시상식이 진행될 때 주최 측이 시상식 공고를 내고, 이에 수상을 원하는 기업들이 주최 측에 대상자 선정을 요청하는 방식과는 많이 다르다는 점이다.

부연하면, 미디어미래연구소 측에서 먼저 대상 기업들에게 연락을 취해 ‘공적조서’를 발송하고 대상기업들은 ‘공적조서’에 빈칸을 채워 다시 연구소 측에 발송 이후 수상자 선정 통보를 받았다고 수상 기업들은 입을 모았다. 이는 일반적인 상황과는 상반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언론사가 광고 등을 받고 경영혁신대상 등을 수상하는 것과 같은 원리라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인 시선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미디어 환경을 연구하는 기관이 M&A나 조직 컨설팅 등의 프로젝트를 발주했다는 것 자체는 결국 미디어미래연구소와 해당 기업이 무엇인가 짬짜미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다”고 귀띔해줬다.

지난해 시상식은 미디어미래연구소가 자체 구축한 기업 재무 DB와 자체 개발한 미디어 기업 경영평가 지수를 바탕으로 심사위원회가 정량 및 정성 평가를 통해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미디어미래연구소는 주장했다.

조사 대상은 방송플랫폼·콘텐츠·영화·홈쇼핑·MCN·PP·게임·광고·뉴스 등 14개 산업 내 386개 미디어 기업이다.

이같은 일련의 상황에 대해 미디어미래연구소 권오상 센터장은 “2019 미디어경영대상 수상 기업들로부터 금품 등을 제공받고 상을 준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지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개선할 부분이 있으면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디어미래연구소와 최종삼 홈앤쇼핑 전 대표와의 특별한 관계가 있다는 점이 확인돼 향후 이들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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