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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공장 여직원 극단적 선택...오리온, “책임있다면 감수”
익산 공장 여직원 극단적 선택...오리온, “책임있다면 감수”
  • 이순호 기자
  • 승인 2020.05.21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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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본사 전경./출처=오리온
오리온 본사 전경./출처=오리온

[시사브리핑 이순호 기자] 오리온이 지난 3월17일 발생한 익산 공장 20대 여직원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21일 오리온은 입장문을 통해 "먼저 고인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회사와 전 임직원은 이번 사건에 관해 큰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오리온은 이번 사건에 대해 현재 고용노동부의 조사가 이뤄지고 있어 회사가 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매우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입장 발표 지연 배경을 설명했다.

그럼에도 최근 이번 사건과 관련한 보도가 다수 나오고 있어 입장 발표를 더는 늦추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현재 오리온은 진행 중인 고용노동부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사 결과에 따라 회사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어떠한 책임도 감수할 것이며, 문제가 된 임직원이 있다면 법과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조치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다만, 앞선 두 차례의 경찰 조사에 따르면 고인의 극단적 선택 동기와 회사는 직접적 연관성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회사 내부 조사에서도 공장 내 일부 경직된 조직 문화는 문제가 있으나 극단적 선택의 동기는 회사 외 다른 데 있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냈다.

오리온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관련자들의 명예 문제도 있고 사적인 개인간의 문제이기 때문에 입장문을 통해 공개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 부탁 드린다”고 전했다.

아울러 추가로 제기된 2018년 10월 성희롱 사건은 현재부터 1년7개월 전의 일로 당시 오리온은 이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최근 유족의 문제 제기로 사건을 인지, 즉시 조사를 착수해 현재 조사 및 징계를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오리온은 “이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처리하고 조사 결과와 내용을 유족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오리온은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도 이어갈 방침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조사하며 공장 내 일부 경직된 조직 문화가 존재함을 발견했고 향후 지속적 교육과 지도를 통해 개혁해 나가도록 하겠다”며 “앞으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을 더욱 철저히 준수하고 이를 실천해 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월 17일 오리온 익산공장에서 근무하던 20대 여성이 직장 내 괴롭힘 등을 암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 시민단체가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을 고발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담 회장이 근로기준법(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 위반을 묵인·방조했다고 주장하며 그를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피고발인은) 안타까운 죽음 앞에 진실 규명과 대책 마련, 그리고 유가족과 함께 고통을 나누기보다는 이를 무시하고 있다"면서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 사고로 국민을 기만하고 유가족을 능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리온 익산공장에서 일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서모(여·향년 22세)씨는 사망 전 직장 내 괴롭힘 등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유서에는 "오리온이 너무 싫어", "돈이 뭐라고", "이제 그만하고 싶어"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고, 상급자의 실명과 직책을 거론하며 "그만 괴롭혀라" 등의 내용도 담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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