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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확실해진 질병관리본부, 질병관리청 승격
존재감 확실해진 질병관리본부, 질병관리청 승격
  • 전완수 기자
  • 승인 2020.06.03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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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출처=질병관리본부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출처=질병관리본부

[시사브리핑 전완수 기자] 코로나19 사대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2003년 12월 국립보건원에서 질병관리본부로 개편된 이후 17년 만에 보건복지부의 독립외청인 질병관리청 승격한다.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면 입법권은 없지만 보건복지부에서 분리돼 독립된 인사권과 예산권을 행사하게 된다.

3일 행정안전부는 질병관리본부를 보건복지부에서 독립된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날 행안부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질병관리청 산하에는 권역별로 ‘질병대응센터’(가칭)가 설치된다. 또 보건복지부에는 보건 분야 차관을 신설해 복지 분야와 이원화하기로 했다.

질본의 청 승격 논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도 청 승격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다.

당시 국회 메르스대책특별위원회는 질병관리본부의 질병관리청 승격과 보건복지부 복수차관제 도입을 제시했다. 질본에 권한을 더 부여하고 보고체계를 단순화해 급박한 감염병 확산에 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미국의 CDC(질병통제예방센터)를 모델로 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질병관리본부장을 실장급에서 차관급으로 격상하는 선에서 정부조직개편을 마무리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질병관리청 승격이 다시 부각됐고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탄력을 받았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질병관리본부의 역할 강화에 대다수 국민들이 동의하고 있어서다.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질병관리청 신설을 언급하며 승격 의지를 보여줬다. 21대 총선에서 여야 모두 질본의 청 승격을 공약으로 내놓은 바 있어 국회 동의도 수월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질본이 청으로 승격되면 각 지역의 방역기능은 질병관리청 산하로 통합될 전망이다. 예산, 인사, 조직을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감염병 관련 정책과 집행도 실질적 권한을 갖는다.

아울러 의사결정도 신속해진다. 복지부 관련 국과 실을 거쳐 장차관에게 보고되는 다수의 프로세스가 보다 간략해진다.

다만 감염병 관련 물품의 수출금지, 의료기관 손실 보상 등 다수 부처의 협력이 필요하거나 보건의료체계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기능은 복지부가 계속 수행하기로 했다. 또 질본의 장기·조직·혈액관리 기능은 복지부로 이관한다.

정부조직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초대 질병관리청장은 현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유력하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국민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고, 외신들도 그의 리더십을 조명할 정도로 위상이 높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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