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5:21 (금)
통신3사 열강 속 CMB 물고기의 운명은
통신3사 열강 속 CMB 물고기의 운명은
  • 전수용 기자
  • 승인 2020.06.11 15: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처=파이낸셜리뷰
출처=파이낸셜리뷰

[시사브리핑 전수용 기자] 19세기 후반 열강의 침략 속 ‘조선’의 운명을 풍자로 그린 유명한 캐리커처가 있다. 국내 역사교과서에도 실린 ‘낚시 놀이’라는 풍자화로 1887년 2월 15일자 ‘도바에’라는 잡지 1호에 실렸다.

작가는 일본에서 20년 가까이 생활한 프랑스 화가 조르주 페르디낭 비고(1860-1927)로 조선의 운명을 제대로 풍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을 가로지른 다리 위에 군복 차림인  러시아인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가운데, 양쪽에는 청나라 사람과 일본 사람이 낚시줄을 내리고 고기를 낚으려고 하는데 그 물고기에는 ‘COREE’(코리아)라는 글씨가 써있다.

이 풍자화가 나오면서 구한말 조선의 현실을 고스란히 묘사했다는 극찬이 아끼지 않았고, 현재도 구한말 조선의 처지를 제대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수시장에 나온 CMB, 눈독 들이는 통신3사

가입자 점유율 4위 케이블TV사업자인 CMB가 매물로 나온다.  이미 딜라이브, 현대HCN이 매물로 나온 상황에서 CMB가 인수시장에 나오면서 통신3사의 셈법은 복잡하다.

CMB는 1965년 중앙음악방송 설립 이후 55년간 유료방송 역사를 이끌어온 방송사이고, 현재 서울 영등포·동대문, 대전광역시·세종·충남, 광주광역시·전남, 대구광역시 동구·수성구 등 광역도시 중심 11개 방송권역에서 150만의 방송가입자와 20만의 인터넷 가입자를 보유한 케이블 업계 4위다.

CMB를 인수하는 통신3사 중 하나는 이동통신시장은 물론 케이블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이미 케이블TV 1,2위인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가 각각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에 인수되고, 딜라이브와 현대HCN이 매물로 나오는 상황이다. 따라서 케이블 방송이 사실상 통신3사의 먹잇감이 된 셈이다.

출처=시사브리핑DB
출처=시사브리핑DB

통신3사의 구도가 공고해지고

이동통신 시장에 이어 케이블 시장까지 통신3사가 점령한다는 이유 때문에 많은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종합유선방송(SO)과 위성방송, IPTV를 대상으로 발표한 ‘2019년 하반기 가입자 수 조사·검증 및 시장점유율 산정 결과’에 따르면 유료방송 가입자는 3360만1484명(6개월 평균)이었다. 이는 같은 해 상반기에 비해 57만명이 늘어난 수치이다.

그런데 사업자별로 KT(21.95%)와 KT스카이라이프(9.56%)가 1058만8489명(31.51%)으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LG유플러스(12.99%)와 LG헬로비전(11.92%)은 836만8791명(24.91%)으로 2위를 기록했다. SK브로드밴드(15.15%)와 티브로드(9.02%)는 812만2670명(24.17%)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번 수치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지난해 말 LG유플러스의 CJ헬로비전(LG헬로비전) 인수 등이 반영되지 않았다. 다시 말하면 두 가지 인수 합병이 반영되면 통신3사의 케이블방송 점유율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이야기다.

CJ헬로비전의 경우에는 지난해 LG유플러스에 흡수되기 전 SK텔레콤이 인수를 시도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장 독과점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허가를 하지 않아 SK텔레콤의 꿈이 불발된 바가 있다.

통신3사의 케이블방송 점유가 독과점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CMB 역시 통신3사 중 하나로 넘어가게 되면 우리나라 케이블방송은 사실상 통신3사가 점령하게 된다.

민주노총은 통신재벌이 지역케이블방송 합병을 통해 중앙집중화하고 상업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정치권력과 자본을 감시하는 케이블방송 채널의 역할이 축소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CMB는 지역 케이블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지역 케이블의 강자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런데 만약 통신3사에 매각될 경우 그 기능과 역할이 축소되면서 통신3사의 입맛에 맞는 방송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역의 다양성을 담보하는 케이블방송이 통신3사의 입맛에 맞는 방송이 나오게 되면 지역적 특색이 사라지게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