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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대기업 공채'...취준생들 어쩌나
사라져가는 '대기업 공채'...취준생들 어쩌나
  • 전완수 기자
  • 승인 2020.06.13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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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브리핑 전완수 기자] 대기업들이 지난 수십년 동안 고집해왔던 정시채용 대신 필요할 때마다 직원을 수시로 채용하는 방식을 확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도성장, 평생직장 시대에는 대기업이 적성 불문하고 신입 사원을 대거 뽑아 조직 문화에 맞는 ‘삼성맨’ ‘LG맨’ ‘현대맨’으로 키워나가는 인력 투자가 경영에 득도 되고 그럴 여유도 있었다.

하지만 산업 생태계도, 직업관도 급변하는 현재 시대에는 고비용, 저효율의 채용 방식이 돼버려 대기업들이 속속 채용 방식 수술에 나선 것이다.

때문에 좁아지는 채용문에 경쟁자들이 달려들어야 하는 만큼 취업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취준생(취업준비생)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들 가운데 수시채용 전환을 선댁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 가운데는 현대자동차 그룹이 가장 먼저 수시채용 방식을 택했다. 10대 그룹 최초로 ‘정기공채’를 폐지한 것이다.

기존 정기공채 방식으로는 적시에 적합한 인재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어 연중 상시공채로 전환했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최근 들어서는 LG그룹이 올 하반기부터 신입사원 채용 방식을 종전 상·하반기 정기 채용에서 연중 상시 선발체계로 전환하고 신입사원의 70% 이상을 채용 연계형 인턴십으로 선발하기로 했다.

오프라인으로 실시해오던 인적성 검사도 오는 9월부터 전면 온라인방식으로 전환한다. 현장 중심의 필요한 인재를 적시에 확보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경영 환경과 기술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함이다.

LG그룹 측은 “코로나19 위기 이후 성장 준비를 위해 당장의 인력 수급 차원이 아니라 중장기적 관점에서 우수 인재 선확보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수시채용 도입 의미를 설명했다.

LG그룹은 이달 LG화학이 전지사업본부, 생명과학사업본부 채용 연계형 인턴십 공고를 내는 것을 시작으로 코로나19로 영향을 받았던 상반기 채용을 포함해 하반기에 상시 채용으로 인재 확보를 진행할 계획이다.

SK그룹 역시 공채비율을 줄이고 2, 3년에 걸쳐 완전 수시채용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KT도 매년 두 차례 진행하던 정기 공개채용을 폐지하고 빈자리는 인턴 기간을 거쳐 정직원으로 전환되는 수시·인턴채용으로 채우기로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사회적 비용 절감은 물론 필요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투입할 수 있고, 여기에 소위 '기수 서열' 구태를 타파하고 실력 있는 인재를 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취업 준비생들도 이제는 단순히 학벌이나 자격증, 점수보다 미래 신사업에 적합한 창의적인 인재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채용시장 분위기 속에 취준생들의 걱정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취준생 A씨는 “뽑는 인원도 적어질텐데 경쟁자들은 몰리고, 가뜩이나 어려운 취업이 더 힘들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급격히 변동하는 취업지형도에 불안감을 호소하는 것은 A씨 뿐만이 아니다. 통상 정기공채로 대기업 그룹이 채용하는 인원 수는 회사당 1만명 정도인 반면, 수시채용으로 뽑는 인원 수는 적을 경우 1~2명인 경우도 있다.

아울러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채용이 아니다 보니 채용공고가 날지도 장담할 수 없다. 좁아지는 채용문에 경쟁자들이 달려들어야 하는 만큼 취업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 취준생들의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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