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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통첩 받은 이스타항공, ‘파산’ 수순 밟나
최우통첩 받은 이스타항공, ‘파산’ 수순 밟나
  • 전완수 기자
  • 승인 2020.07.03 0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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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시사브리핑DB
출처=시사브리핑DB

[시사브리핑 전완수 기자] 제주항공이 지난해 말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6개월 여가 지난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자금줄이 막힌 이스타항공이 계약 당시 상호 합의한 선결 조건을 자체적으로 해결되기 힘들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파산’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최근 이스타항공 측에 “10일(10영업일) 이내에 선결 조건을 모두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선결 조건 대부분 유동성과 관련된 조건이어서 펜데믹으로 항공업계가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줄이 막힌 이스타항공이 자체적으로 기간 내에 해결하기 힘든 만큼 사실상 계약 파기 수순을 밟게 될 것이란게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제주항공이 열흘 내에 이스타항공에 해결하라고 한 금액은 800억∼1천억원 규모에 달하는 액수인 것으로 전해진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그동안 논란이 된 체불 임금 250억원 외에도 조업료와 사무실 운영비, 보험료 등 각종 미지급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앞서 보낸 공문에서 그동안 논란이 됐던 타이이스타젯에 대한 지급 보증건은 "문제가 없다"는 내용과 함께 각종 미지급금 등에 대해 그동안 유동성이 막혀 해결하지 못한 상황을 설명했다.

이스타항공 측은 “주로 돈이 없어서 이행하지 못한 건으로, 이는 이미 계약 당시 제주항공도 양해하기로 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제주항공이 이 같은 공문을 보내면서 공은 다시 이스타항공으로 넘어갔다. 제주항공 측은 “당초 맺은 계약서 상에도 '선결 조건을 해결하지 못했을 경우 10영업일이 경과하면 계약 해지를 통보할 수 있다'고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스타항공 노사는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당장 오는 15일까지 선행 조건을 해결하지 못하면 M&A 계약이 파기될 수 있고, 그 경우 이스타항공은 최악의 경우 파산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지난 2007년 10월 전북 군산을 본점으로 설립된 저비용항공사(LCC)가 출범 13년 만에 문 닫을 위기에 처한 셈이다. 문제는 이스타항공이 기한 내에 이를 해결할 재무 능력이 사실상 '제로(0)'라는 점이다.

일단 이스타항공은 조만간 제주항공 측에 다시 공문을 보내 이스타항공의 상황을 설명하고 미지급금 문제 등에 대한 양해를 구하기로 했다.

만일, 제주항공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종전과 같은 입장을 유지할 경우 결국 M&A는 파기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책임을 지라고 촉구했던 조종사노조도 제주항공의 이 같은 입장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이 정부 지원을 받아 위기를 넘기거나 제3의 인수자를 물색하는 방안 등이 있기는 하지만 현 상황에서 실현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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