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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 대출 성장 목표치 이미 달성...건전성 ‘빨간불’
주요 시중은행, 대출 성장 목표치 이미 달성...건전성 ‘빨간불’
  • 서재호 기자
  • 승인 2020.07.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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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시사브리핑DB
출처=시사브리핑DB

[시사브리핑 서재호 기자] 국내 주요 시중은행이 올해 상반기 대출 성장 목표치를 이미 달성한 것으로 나타나 은행권 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진단이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6월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의 원화대출액은 총 1208조9229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68조8678억원(6.04%)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요 시중은행들이 각자 제시했던 연간 대출 성장 목표치를 올해 상반기에 대부분 이미 채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은행들은 올 1분기 실적발표에서 연 5∼6%대 대출 성장률을 제시했다. KB국민은행은 이미 반년 새 6.77%가 늘었고, 신한은행 8.17%, 하나은행 4.30%, 우리은행 4.61%, NH농협은행 6.11%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처럼 대출이 급증한 배경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대기업·중소기업 등 기업대출 증가가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취약계층의 생계자금 대출과 고신용자의 부동산·주식 투자 목적 대출 증가도 영향을 끼쳤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지난달에는 주요 시중 은행의 신용대출이 이례적으로 3조원 가량 급증세를 보였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주택대출) 수요가 신용대출로 옮겨가는 등 풍선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거듭된 규제에도 지난달 서울 주택 가격은 2개월 연속 하락을 멈추고 상승 전환하는 등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한 모습이다. 결국 주택대출,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등이 시차를 두고 돌아가며 대출 증가세를 이끌고 있다.

이와 함께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이자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면서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들도 급증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기준 5대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대출) 평균금리는 지난해 12월 대비 0.55% 포인드 하향 조정됐다.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를 보이고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대출 급증에 따른 건전성 우려가 야기되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4.72%로 직전 분기 대비 0.54% 포인트 떨어졌다.

5월 연체율도 전달 대비 0.02%p씩 상승한 상황인데다 코로나19 여파는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코로나19 충격에 당면한 기업들의 단기 유동성 확보를 위해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 확대를 주문하고 있어 은행들의 건전성 관리가 녹록치 않은 분위기다. 때문에 금융권의 고민이 깊어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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