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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관참시(新剖棺斬屍)의 덫
신부관참시(新剖棺斬屍)의 덫
  • 정 상 편집위원
  • 승인 2010.09.07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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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정부가 냉정을 되찾아야 할 때다. 그리고 우리사회를 되짚어야 한다. 이 때 비로소 전체 사회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이명박 정부와 국민이 원하는 더 나은 세상을 열 수 있다. 이명박 정부가 더 나은 사회를 열지 못하면 2012년 총선 패배와 함께 정권 재창출은 물 건너간다.

그리고 그 이후 일어날 정치사회적 파장 또한 막을 길 없다. 그것은 이명박 대통령은 물론이고,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을 비롯하여 실세라고 불리든 권력주변인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묻게 될 것이다. 마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운명으로 받아들인 그 사태를 이들이 다시 되 맞을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사회는 매우 큰 불행 속에 빠져든다. 사실 이명박 정부는 2007년 대선 당시 국민이 부여한 경제 살리기와 국민대통합이라는 대명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현재와 같은 옹졸한 태도만은 즉각적이고도 단호하게 배척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반드시 더 세찬 역풍을 부르기 마련이고, 보수정권의 단명을 초래할 것이다.

정치의 관성을 생각할 때, 적어도 10년 동안은 이어 가리라던 이 땅의 보수정권이 정권을 되찾은 지 5년 만에 다시 정권을 내놓는 일만은 그 어떤 이유로도 막아야 한다. 만일 보수 세력이 집권 5년 만에 정권을 다시 진보세력에게 내어주면, 그 때 일어날 일들의 폭발력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지금 많은 국민은 이명박 정부가 반드시 성공한 정부로 남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2012년 총선 승리와 함께 대선 승리를 통해 정권의 재창출 또한 고대한다. 하지만 최근 이명박 정부가 보여주는 일련의 정치행동에 대해 많은 국민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즉각 새로운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이 같은 국민의 생각을 뒤바꾸지 못할 것이다.

지금 이명박 정부가 국민에게 보여주고 있는 일련의 정치행동은 많은 국민을 좌절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사실 이명박 정부는 집권 초 국정을 장악하기 위해 국민 옥죄기에 나섰다. 하지만 정부의 그 같은 행동은 매우 어설펐다. 이처럼 이명박 정부가 행한, 곧 국정장악을 위한 일련의 행동이 어설펐던 것은 우리사회에 대한 이해가 매우 부족했기 때문이다.

사회저변에 확대되어있던 반정부 세력의 존재를 애써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그것은 정말 큰 과오였다. 실제로 그들은 정부, 법원, 검찰, 기타 사회, 문화 등 제반 영역에 골고루 포진하고 있었고, 그들은 이명박 정부의 정책 행동에 제동 거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는 그들의 고삐를 이미 잡았다고 여겼다. 하지만 그 고삐는 느슨했고, 그들은 이 마당 저 마당에서 자신들의 행동을 감행했다. 사실 고삐를 죄면 더 날뛰는 것이 그들이다. 더군다나 그 고삐는 그들의 코에 걸려 있지도 않았다. 이명박 정부는 이 점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막연히 분위기만 조성하면 그들 모두 이명박 정부를 다들 따를 것이라고 여긴 것이다.

사실이지 망아지는 고삐를 죄면 더 날 뛴다. 이명박 정부는 저들의 고삐를 죄는 실수를 범했다. 망아지를 다스리는 길은 그 어미를 다독 그리는 일이다. 애초 이명박 정부는 국민 대통합이라는 대명제를 내 세워 저들을 회유하는 것이 옳았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그렇게 하지 않고 어설프게 고삐를 쥐려했다. 변한 사회상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이다.

이제 이명박 정부가 날뛰는 그들을 진정시키기에는 너무 시간이 늦었다. 이명박 정부는 그들이 날뛰든 고꾸라지든 그저 못 본 채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신부관참시에 나서려는 등 새로운 역행을 부르고 있다. 정말 어리석다.

국가권력의 칼날이 짓는 빛은 내 몸까지 관통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내 사방으로 흩어져 퍼져 나가기 마련이다. 이 때 먼저 나타나는 것이 내 몸의 고통이다. 이 때 나타나는 고통을 참아줄 이는, 곧 이 정부에 충성할 자는 신아일보 장덕중 기자를 제외하면 그리 많지 않다. 자칫 이명박 정부는 냉정과 온정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수렁에 빠질지도 모르는, 곧 신부관참시(新剖棺斬屍)의 덫에 이미 깊이 걸려든 것이 아닌가 한다.

201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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