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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KT&G 연초박 발암 위험성 알고도 비료로 유통
환경부, KT&G 연초박 발암 위험성 알고도 비료로 유통
  • 이순호 기자
  • 승인 2020.09.18 1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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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공장 전경/출처=시사브리핑DB
KT&G 공장 전경/출처=시사브리핑DB

[시사브리핑 이순호 기자] 환경부가 KT&G가 생산한 연초박의 발암 위험성을 알고도 1년 넘게 284.5톤 이상의 유통을 허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담배 제조 후 남은 찌꺼기인 연초박은 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사태의 주범으로 밝혀진 바 있다.

환경부는 지난 2018년 7월 연구 중간보고를 통해 이를 인지하고도 2019년에도 채소 생산을 위한 비료를 만드는 업체에게 공급되도록 허용했다. 유통된 연초박의 규모는 284.52톤으로, 기존과 동일하게 퇴비의 원료로 재활용됐다.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장철민 의원이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연초박의 유일한 생산자인 KT&G가 2019년 전국에 유통한 연초박은 284.52톤이다. 지역별로는 강원도에 210.74톤, 경상북도에 73.78톤이 됐다.

해당 업체들은 KT&G로부터 지속적으로 연초박을 반입해 퇴비를 생산해온 곳으로, 2019년 역시 예년과 동일하게 재활용되어 퇴비 생산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KT&G는 2020년부터 1220.25톤 전량을 폐기물처리 전문업체에서 소각하고 있다.

연초박은 전북 익산 장점마을의 집단적 암 발병 원인물질이다. 장점마을에서는 2001년 G업체의 비료공장 설립 이후 2017년 12월 31일까지 주민 99명 중 22명이 암으로 고통받고 그 중 14명이 사망했다.

주민들은 2017년 건강영향조사를 청원하며 연초박 비료공장을 집단 암 발병의 원인으로 지속적으로 지적했다.

환경부는 2018년 7월 연초박 발암물질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건강영향평가 중간보고를 받고도, 2019년 11월에서야 공식적으로 공장 배출 오염물질과 주민 발암 간 역학적 관련성을 인정했다.

이후 농촌진흥청은 20년 9월에서야 연초박을 비료 원료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 사이에도 연초박은 계속 비료 원료로 유통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의 2018년 7월 ‘전북 익산시 함라면(장점마을)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실태조사’ 중간보고에서는 이미 연초박을 사용해 불법으로 유기질 비료를 제작한 공정에서 발생한 TSNAs(담배특이적니트로사민)과 주민 암 발생과의 연관성이 의심된다고 판단했다.

익산시는 이를 근거로 G업체를 2019년 2월에 비료관리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즉, 환경부는 연초박의 위험성을 인식한 이후에도 1년 넘게 유통 및 재활용에 대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환경부 및 농촌진흥청의 방관 속에 2019년에도 연초박은 여전히 비료의 원료로 사용되어 온 것이다.

연초박은 그 특성상 고온 환경에 놓이면 발암물질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관련 논문에는 60℃에 보관된 연초박에서 발생한 TSNA의 농도가 10℃에 보관된 경우보다 월등히 높다는 연구 결과가 소개돼 있다.

단순 퇴비 제작 과정에서도 축산분뇨‧톱밥 등과 함께 부숙‧발효하는 공정이 있어 연초박은 70~80℃로 상승하게 된다.

특히, 2019년에 가장 많은 210톤의 연초박이 반입된 A사의 경우 퇴비 제작 공정 중 80도 이상의 고온을 유지한다고 밝히고 있어 연초박에서 발암물질이 배출될 위험성이 높은 상황이다.

장철민 의원은 “연초박 공정에 대해 제대로 된 관리가 이루어졌다면 이러한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익산시 뿐만 아니라 전라북도와 환경부 그리고 농촌진흥청 모두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이어 “장점마을 외에도 연초박이 유통된 지역을 중심으로 환경 피해 발생 여부 조사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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