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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해외 석탄발전사업 탓에 해외자금 최대 96.2% 손실
한전, 해외 석탄발전사업 탓에 해외자금 최대 96.2% 손실
  • 전완수 기자
  • 승인 2020.10.11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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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전
출처=한전

[시사브리핑 전완수 기자]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에 투자한 해외 연기금들이 한전의 해외 석탄발전 사업에 반발하며 잇따라 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수진 의원은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파리기후협약 이후 ‘탈석탄’에 동참하는 해외 연기금들의 방침에 발맞춰 석탄발전 사업 참여를 중단하고 에너지 전환에 동참할 것을 산업통상자원부와 산하 공기업에 강력히 촉구했다.

한전이 이수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4위 규모로 알려진 네덜란드연기금(APG)은 2017년 한전 지분을 절반 이상 급작스럽게 매각하고, 2019년에는 전년 대비 약 8% 규모를 제외한 투자금 전액을 회수했다.

지난 8월 기준 APG가 보유한 한전 주식은 6만3080주로, 4년 만에 3.8%에 불과한 규모만이 남게 됐다. 한전 주식지분율 2위였던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도 급격히 투자금을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말 전년 대비 절반인 50.3%로 급감했고, 2019년 말 다시 그중 58.7% 수준만을 남기고 자본을 회수했다. 2020년 6월 기준, 현재 한전에 남은 CalPERS 투자금은 4년 전 대비 22.1% 수준이다.

이에 대해 APG는 “세계 금융시장은 석탄 화력 부문에 대한 투자를 줄여나가는 추세”라며 “한전 사장과 이사회는 스스로의 결정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아시아기후변화투자그룹(AIGCC)’ 보도자료에 의하면, 총합산 자산규모 약 7178조원에 이르는 16개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이 지난 3월 공동성명서를 통해 한전의 해외 석탄발전 투자 계획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으며, CalPERS도 이 성명서에 동참한 12개 기관 중 하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한전이 해외 석탄발전사업을 지속하면서, 추가적인 해외 연기금 유출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올 6월 기준 한전이 계획 중인 해외투자사업 총 8건 중 절반에 이르는 4건이 석탄발전사업인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5일 한전 이사회에서 강행이 결정된 베트남 붕앙2 화력발전사업을 포함, 이들 4개 사업의 설비 총량은 5030MW, 총사업비는 약 12조309억원 규모이다.

한전은 비영리국제기구 ‘ENDCOAL’이 파악한 ‘석탄발전 용량 순위’에서 2281개 기업 중 12위의 불명예를 기록하기도 했다.

해외 연기금들의 투자 회수 경고는 이어지고 있다.

약 13조원 규모의 기부금 펀드를 운영하는 영국성공회는 지난해 11월 한전에 서한을 보내 “한국전력이 한국에선 탈석탄에 동참하면서 해외에서는 신규 석탄발전사업에 투자하는 비양심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고 “해외 신규 석탄발전 프로젝트를 지속할 경우 투자를 철회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세계 2위 규모 연기금인 노르웨이국부펀드(GPFG)는 ‘운영의 30% 이상을 석탄에 의존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 배제 방침’에 의거해 한전을 투자금지기업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수진 의원(동작을)은 “이미 세계적으로 석탄발전이 하향산업이 된 추세에서, 우리 공기업이 이처럼 막대한 해외자본 유출에도 불구하고 석탄발전사업을 고수해야 할 이유가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서 언급된 연기금들만이 아니라, 일본공적연금펀드(GPIF)나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CalSTRS)도 석탄산업 보유 기업에 대한 투자 제재방침을 밝히는 등 국제기금의 탈석탄 경향성이 뚜렷한 만큼, 우리 정부와 한전 등 공기업이 에너지 전환 정책에 속히 동참하지 않는다면 세계 자본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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