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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야당과도 대화하라.
MB, 야당과도 대화하라.
  • 정 상 편집위원
  • 승인 2010.09.19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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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주 서거나 앉아 얼굴을 서로 맞대고 대화를 하는, 곧 직접 소통하지 않으면, 사람은 누구나 서로의 진정한 속마음까지 상대 화자(話者)에게 전달할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언론을 통하든, 아니면 대통령실 비서관 혹은 국가정보원을 통하든, 그도 아니면 또 다른 경로를 통하든, 건너 듣는 말에는 반드시 전달자의 속마음까지 함께 담기게 마련이다.

우리 속담에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것이 있다. 이런 지경이면 대통령은 고사하고 그 누구든 전달자로부터 전해들은 말만으로는 말한 상대 화자의 의중을 적확하게 알아차리기 어렵다. 더군다나 누군가를 통해 건너 듣는 말은, 앞서 말한 대로, 전달자의 속마음까지 함께 담기기 때문에 항시 부풀리거나 모자라거나 왜곡되는 등 비틀리기 쉽다. 굳이 부풀리거나 모자라거나 왜곡되는 등 비틀지 않더라도, 곧 전달자가 들은 말을 들은 대로 전하더라도, 그 누구도 말할 당시의 정황이나 분위기, 기타 말한 사람의 속내까지 모두 담아 전달하기란 애초 불가능하다.

이처럼 전달되는 말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특히 특정 사안을 놓고 서로 의견이 다른 경우, 즉 야당과 여당 혹은 야당 의원과 대통령 사이에 직접적인 소통 없이 전달자를 통해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게 되면, 비록 서로의 의견 차이를 명확히 하는 데에는 도움이 될지는 모르나, 서로 다른 의견 차이를 좁혀나갈 수는 아예 없다. 그런 방법을 통해 서로의 의견 차이를 좁히려 시도한다면 그런 시도는 애초 잘못된 설정이다. 사실 그런 방법으로 서로의 의견 차를 좁히려다 오히려 망친 사례가 더 많다.

마주 앉거나 서서 각자 속마음까지 터놓고 서로의 진정을 말하지 않으면, 서로의 속내가 상대 화자에게 전달되지 않아 그런 대화는 애초 시간만 축내는 등 종래 겉돌거나 말장난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사실 마주 서거나 앉아 서로 얼굴을 맞대고 말을 주고받더라도 특정 정책에 대한 의견 차이를 좁히기란 정말 어렵다.
정치적 목표 혹은 국정운영의 목표를 함께 하는 소위 집권당 사람들과 청와대 사람들조차도 여러 정치 혹은 정책적 사안에 대해 의견일치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이게 현실이다.

이런 지경에 대통령이 야당과 호흡을 맞추는 일은 아예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4대강 사업을 비롯한 주요 국책사업에 대해 야당의 협조를 얻어낸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 사이에는 정치적 신념 혹은 목표라는 높은 차이의 장벽이 쳐져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야당 의원들과 대통령은, 애초 만나기도 어렵지만 만나도 실은 좋은 의견을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렇다고 하여 아예 기본적인 의견 나누기조차 포기하면, 양자 간의 대립각은 더욱더 두드러진다. 이 때 국정은 끊임없이 표류할 수밖에 없다. 이를 막고 여러 국책사업 진행이 속도를 내자면 여당의 협조와 함께 야당의 협조 또한 꼭 필요하다.

이런 필요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껏 단 한 번도 야당의원들을 청와대에 초청하지 않았다. 소통을 중시하면서도 이 점을 실행하지 못한 이명박 대통령,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하기야 역대 어느 대통령도 야당의원들을 청와대에 초청하여, 그들과 대화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다. 이게 한국의 정치현실이다. 하지만 반드시 깨뜨려야 할 정치악습이다. 아울러 이 점이 막힌 한국정치, 곧 한국정치를 낙후 시킨 주범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 지독한 주범을 반드시 처결하여 한국정치의 낙후성을 걷어내야 한다. 이 때 비로소 이 명박 대통령은 정치에 함몰된 정치를 벗어나 오로지 국민을 위한 정치, 곧 살아있는 정치의 이상을 구현할 수 있다. 지금 국민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명한다. 지금 즉시 야당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그들과 대화를 나누고, 그들의 이야기 또한 들어주라.

201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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