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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부와 연구재단, 국가 R&D예산으로 신한·우리은행만 배불려
과기부와 연구재단, 국가 R&D예산으로 신한·우리은행만 배불려
  • 전완수 기자
  • 승인 2020.10.18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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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시사브리핑DB
출처=시사브리핑DB

[시사브리핑 전완수 기자] 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수조원에 이르는 국비를 예치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 이자율을 삭감해 주는가 하면, 은행측이 부담해야 할 비용까지 감면해 주는 등 혈세로 이들 은행들 배만 불려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이용빈 의원이 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과기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지난해 9월부터 13개 부처에서 제각각 운영해 오던 연구비관리시스템을 통합한 ‘통합이지바로’(Ezbaro) 시스템을 구축했다.

아울러 과기부와 연구재단은 국가 R&D사업비 6조4000억원을 예치할 전담은행으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2곳을 선정했다.

전담은행으로 선정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13개부처 연구비 6조4000억원을 각각 6:4 비율로 예치해 관리하고 있으며, 당초 전담은행 모집 공고대로 하자면 통합이지바로 인프라 구축과 운영을 위해서 예치 비율대로 156억원을 분담해야 한다.

문제는 당초 은행이 부담하도록 했던 156억원의 인프라구축비와 운영비를 국고에 납입해야 할 이자로 충당했고, 과기부와 연구재단이 이를 묵인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연구비 예치 이자율을 시중금리보다 낮게 책정해 은행에 과도한 특혜를 줬다는 점이다.

국가 R&D자금 6조4000억원 중에 연구기관으로 일괄 지급해 예치기간이 짧은 5조4000억원을 제외하더라도, 약 1조원(9600억원)의 국비를 예치하면서 받은 이자는 19억원이다. 고작 0.2%의 이자만 받도록 결정했다.

0.2%라는 터무니없이 낮은 이자가 산출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과기부 이자율산출위원회가 시중금리에서 0.65%를 빼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이자율이 결정되던 2019년 4월 기준, 기업MMDA(수시 입출식 저축성예금) 가중평균금리는 1.1%이다.

0.65%를 제외하면 0.45%로 절반에도 못 미치며, 같은해 10월부터는 최저한도인 0.2%대로 사실상 0.2%로 이자율을 결정해준 셈이다.

과기부와 연구재단은 은행이 부담할 인프라 구축비(53억원)와 운영비(시스템 유지보수, 콜센터 운영비) 등 156억원을 감면해 주기 위해 0.65%를 삭감해 줬다는 입장이지만, 삭감해주어야 한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는 게 이용빈 의원의 설명이다.

결국 국비로 들어와야 할 이자를 제멋대로 은행에 되돌려 주며 인심을 쓴 셈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과기부와 연구재단은 R&D자금을 예치하는 대신 은행들이 부담하기로 사전 고지된 인프라 구축비도 당초 공고와는 달리 53억원에서 47억원으로 할인까지 해줬다. 반면에 시스템 개발에 소요되는 국비 70억원은 고스란히 투입됐다.

통합이지바로는 기존에 운영하던 이지바로에서 기능과 규모가 업그레이드 된 수준인데, 216억원이라는 거액의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는지도 의아스럽다.

이용빈 의원은 “막대한 국비를 예치시키면서 사실상 이자율은 턱없이 낮게 결정되고 은행이 분담해야 할 사업비도 할인해주며 은행들 배만 불려준 셈”이라며 “전담은행 선정과정에서부터 이자율을 삭감하기로 결정한 근거, 당초 공고 내용과 다르게 운영된 부분 등 총제적으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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