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브리핑 전완수 기자] 지난해 9월 암 환자들 사이에 개 구충제 복용 열풍이 분 이후 동물용·인체용 구충제의 판매 및 생산액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현영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개 구충제인 펜벤다졸 판매현황에 따르면 2019년 판매액이 전년 대비 36.2% 증가한 12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펜벤다졸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난 이유는 반려동물 증가도 영향이 있으나, 지난해 하반기 SNS 중심으로 펜벤다졸이 항암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확산된 영향도 큰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농식품부가 4월 발표한 반려동물 양육현황을 보면 개의 경우 2018년 507만 마리, 2019년 598만 마리로 17.9% 증가해 펜벤다졸 판매량 증가폭의 절반에 불과했다.
또한 신현영 의원실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인체용 구충제의 생산 현황을 살펴보면 2020년 상반기에만 전년 생산액을 다 합한 것보다 44.2% 증가한 108억으로 집계됐다. 알벤다졸은 48.1%, 메벤다졸은 111.7%, 플루벤다졸은 36.7% 증가했다.
인체용 구충제의 판매량 증가는 펜벤다졸 품귀현상으로 인해 암환자들이 비슷한 계열의 인체용 구충제를 대체의약품으로 선호한 결과로 짐작해 볼 수 있다.
알벤다졸 허가 현황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에만 전체 알벤다졸의 20%인 13건이 허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알벤다졸이 암환자와 비염, 당뇨, 아토피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다는 소문으로 인해 판매량이 증가하였고 이로 인해 2020년 허가 품목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현영 의원은 “최근 구충제의 질병 치료 효과에 대한 맹신으로 불필요한 복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이어 “암뿐만 아니라 비염, 당뇨 환자들도 구충제를 복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확한 의학적 정보전달 및 올바른 약물 이용에 대한 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잘못된 의약정보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고 국민들이 안전하게 약품을 소비할 수 있도록 암환자들의 대체요법에 대한 제도권 관리체계 구축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