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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측의 '민족끼리'가 뜻하는 것
北측의 '민족끼리'가 뜻하는 것
  • 박봉식 회장
  • 승인 2009.05.04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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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이 말하는 ‘민족끼리’라는 표현 경계해야할 언어"
▲ 박봉식 전서울대 총장(현 시사브리핑 회장)

[글 박봉식 회장/정리 이흥섭 기자]1970년대 초 남북적십자회담의 일원으로 필자는 평양과 만경대를 초대받을 기회가 있었다. 우리 근대사를 김일성 가족의 역사로 변조해 놓은데 대하여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예를 들면 ‘우리민족 최초의 외세배격운동(1899년 미국상선 샤만호의 행패를 평양감 박규수가 물리친 사건)을 김일성의 증조부가 했던 것이며, 3.1운동은 김일성의 아버지 김형직이 주도했고, 8,15해방도 김일성이 했고, 남북통일은 김정일이 하게 된다는 시나리오였다.

 

필자가 안내원에게 샤만호 사건은 박규수 작품이다. 언제 김씨로 바뀌었냐고 질문하자 작은 소동이 있었다. 지금도 그런 시나리오대로 진행하고 있으며, 김정일의 후계자 선정도 당연하다는 것이다.

 

1978년 중국은 등소평의 개혁으로 일당독재하의 자유경제체제로 변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소련은 1989년 고르바쵸프에 의해 해체되어 70년 역사의 소련제국은 전쟁 없이 사라짐으로써 세계정세는 변했다.

 

북은 종주국이 없어지자 1989년 우리민족제일주의를 제기하며 ‘경애하는 김일성 동지를 수령으로 모신 우리민족은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영광을 지닌 존엄하고 행보가고, 긍지 높은 민족이 되어 있다.

 

1995년 1월 18일 평양방송은 ‘우리 민족은 김일성 수령을 시조로 하는 김일성민족이며, 조국통일이 이루어질 때 김일성 민족으로 통일하는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2000년 6,15공동선언과 2997년 10,4선언은 모두 우리민족끼리와 민족공조를 내세우고 있다. 즉 우선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시작하는 북위 김일성민족에 남측도 우리민족기리의 정신으로 통합함으로써 통일을 이룬다는 뜻이다.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에 참여한 사람들은 ‘김일성민족’이 어떤 뜻이냐고 한번쯤 물어 보았음직 했는데,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김일성이 100세 생일인 2012년에 한미연합사해체와 작전지휘권 회수조치를 취한 것 이외에는 김일성민족과 관련한 말은 한번도 없었다.

 

6,15공동선언에서 낮은 단계의 연방제로부터 시작해 김일성민족으로 통일 한다는 것을 합의한 모양이며, 남북한 통일론자들이 금기시하는 독일 통일 당시의 상황을 둘러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1989년 11월 백림장벽이 무너졌을 때 독일 사람들은 우리는 독일민족이다, 우리는 한민족이다라고 외쳤다.

 

즉 소련의 해체는 자연히 동독의 공산권력의 해체로 공산당정권이 없어졌기 때문에 독일은 하나고, 동서독 사람은 하나의 민족이라는 것을 외칠 수 있었다.

 

이렇게 되자 평소 친동독적이던 사회민주당 브란트 총리는 동서독은 생활 방식과 생활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당분간 연방제로 실시하자고 하여 갑작스러운 통리에 제동을 걸려하였다.

 

특히 동독 사람들이 그럴 시간을 허용하지 않았다, 통일을 가장 많이 주장해 왔던 사민당도 이 때문에 정권 취득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서독의 콜 수상도 1989년 11월 28일 연방제와 비슷한 내용의 10개 항목의 프로그램을 제의 하였으나 이것도 거부되었다. 민족통일의 열기는 연방제나 그 외의 어떤 장치도 거부하면서 통일로 직행하게 되었다.

 

평소 독일민족주의를 장 내세우던 브란트 총리는 동서독의 두 개의 국가를 결속시키는 끈은 ‘민족이다‘라고 해 왔던 그 민족이 고르바쵸프의 결단으로 장벽이 제거되자 노도와 같은 힘으로 통일로 질주하고 말았다.

 

“흡수통일은 안된다”는 말도 한국에서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월남과 예멘도 독일과 같이 민족의 통일열기를 이기지 못했다.

 

김일성 민족으로의 통일됨의 길잡이가 6.15연방제라면 이 일을 맡았던 사람들은 더 많은 해설을 필요로 할 것이다.

 

북한식 민족 개념을 맨 처음 받아들였던 것은 김영삼 전대통령의 취임사에서였다. “어떤 맹동도 민족보다 나을 수 없다”는 말이 그것이었다.

 

북에서는 남측이 민족의 이름으로 한미동맹을 포기하고 나오면 남측을 김일성민족으로 받아들여야겠다는 태도로 나오고 있다.

 

북에서는 민족에 있어 혈통의 순수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우리는 만주에 있는 한족을 우리와 같은 종족이라고 하지 혈통이 같음에도 민족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들은 중국의 체제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중국국민이다. 북측이 말하는 ‘민족끼리’라는 표현은 경계해야할 언어임을 명심해야겠다.

 

남북한이 아무리 혈통이 같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같은 민족이 되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한국민족이 북측의 ‘민족끼리’를 외쳐대는 것은 만한주민들을 ’반미연합전선‘으로 끌어들이려는 것을 조심해야한다.

 

 

[저자 양력}

출생
1932년 1월 26일
출신지
경상남도 양산
직업
시사브리핑 회장
학력
서울대학교대학원
경력
전 서울대학교 총장
2002년~2004년 금강대학교 초대 총장
1998년 자민련 정책자문위원회 부위원장
수상
1998년 제11회 자유문화상
1981년 국민훈장 목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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