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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고늘지구 소파블록, 그 가려진 ‘가면’ 뒤에는
울산 고늘지구 소파블록, 그 가려진 ‘가면’ 뒤에는
  • 전완수 기자
  • 승인 2020.12.18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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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고늘지구 전경./출처=S산업
울산 고늘지구 전경./출처=S산업

[시사브리핑 전완수 기자] 지난 10월 완공된 울산광역시 고늘지구 연안정비 공사는 수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데 본지 취재 결과, 소파블록에 대한 꼼수가 드러났다.

18일 본지가 국회도서관으로부터 입수한 울산 동구 고늘지구 연안정비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 보고서(2017년)에 따르면 <그림 7.416> 시험시공구간(B,C구간) 피복재별 비교1안(XA블록) 이미지가 담겨져 있다.

해당 이미지에는 항외측과 항내측으로 나뉘어 다른 소파블록을 심어놓았다. 가운데에는 XA소파블록 10.0톤급이 배치돼 있고, 좌측에는 테트라포드 우측에는 포드락 소파블록이 배치돼 있다.

출처 : 국회도서관 “울산_동구_고늘지구_연안정비사업_기본_및_실시설계용역_보고서”
출처 : 국회도서관 “울산_동구_고늘지구_연안정비사업_기본_및_실시설계용역_보고서”

XA소파블록의 성능, 알고 보니 보디가드 있어

이런 식으로 배치가 된다면 결국 울산 고늘지구 연안정비 사업에 사용한 소파블록은 XA블록이 아닌 다른 소파블록이 되는 셈이다.

다시 말하면 XA소파블록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소파블록을 외각에 쌓아뒀다는 것으로 XA소파블록을 보호하기 위한 ‘보디가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식의 소파블록 배치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식의 소파블록 배치로는 XA소파블록 성능이 우수하다고 이야기를 할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이다.

소파블록이 강한 파도를 약화시켜 방파제나 항구를 보호하기 위한 용도인데 울산 고늘지구 연안정비 사업에 투입된 XA소파블록은 소파블록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른 소파블록으로부터 보호를 받고 있는 셈이다.

이는 해양수산부가 동해시 어달지구의 문제점을 예상하면서 울산 고늘지구 연안정비 사업에 투입된 XA소파블록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소파블록을 함께 사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최근 동해시 어달지구 연안정비 사업에서 XA소파블록이 강한 파도에 의해 2m 정도 움직인 사건이 발생하면서 XA소파블록의 성능에 대해 의심을 하기 시작했고, 동해시는 급기야 다른 업체로 갈아탔고, 해경은 XA소파블록과 관련한 수사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XA소파블록의 특허권자인 S산업 관계자는 “울산 고늘지구에서는 XA블록이 아무런 문제없이 시공된 제품”이라면서 “시공상 하자가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XA블록 설치 전경./출처=S산업
XA블록 설치 전경./출처=S산업

특정업체 보호 위해

그런데 고늘지구 연안정비 사업에 이상한 XA소파블록 배치는 결국 XA소파블록의 성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한 해양수산부가 XA소파블록을 보호하기 위한 배치가 아니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 충분하다.

무엇보다 해양수산부 산하의 항만공사에 적용되는 특정공법 선정은 해양수산부 기술자문위원회 운영규정에 의거 인천·부산지방 해양수산청에서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XA소파블럭은 지난 2017년 1월경 해양수산부 차관이 “국내 개발 피복재 활용방안을 위한 간담회”를 직접 진행했으며, 이후 심의위원회를 통해 선정했다.

게다가 설계사 역시 어달지구 포함 2개 현장이 동일하기 때문에 해양수산부가 특정업체 밀어주기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해양수산부 및 S산업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에는 해양수산부 차관을 비롯해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관련업체 6곳의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차관이 직접 간담회를 진행했으며, 이후 심의위원회에서 2∼3개의 소파블록을 후보군으로 놓고 심의위원들의 과반 이상 득표를 한 XA블록이 선정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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