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4:53 (금)
올해의 사자성어는 ‘아시타비(我是他非)’
올해의 사자성어는 ‘아시타비(我是他非)’
  • 이영선 기자
  • 승인 2020.12.21 06: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처=교수신문
출처=교수신문

[시사브리핑 이영선 기자] 교수신문이 매년 연말 올해의 사자성어를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아시타비(我是他非)’가 선정됐다.

이는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의미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한자로 옮긴 신조어다.

21일 교수신문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전국의 대학교수 9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32.4%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아시타비’를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타비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정태연 중앙대 교수(심리학과)는 "모든 잘못을 남 탓으로 돌리고 서로를 상스럽게 비난하고 헐뜯는 소모적 싸움만 무성할 뿐 협업해서 건설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최재목 영남대 교수(철학과)는 "올 한해 유독 정치권이 여야 두 편으로 갈려 사사건건 서로 공격하며, 잘못된 것은 기어코 남 탓으로 공방하는 상황이 지속돼 왔다"며 "‘나는 옳고 다른 이는 그르다’ 식의 판단과 언행이 정치권은 물론 사회 전반에 보편화됐다"고 지적했다.

설문에 참여한 교수들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조국에 이어 추미애, 윤석열 기사로 한 해를 도배했는데 골자는 한 줄이다. ‘나는 깨끗하고 정당하다’" "진보 정권은 잘못을 인정하는 일이 없고 보수 세력은 과거를 뉘우치지 않는다" "도덕적 시비에 빠진 적폐청산과 야당의 방어전략으로 추상적, 도덕적 차원에 국정이 고립됐다" 등 이유를 설명했다.

아시타비에 이어 ‘후안무치’(厚颜無耻)가 두번째로 많은 21.85%의 지지를 얻었다. ‘얼굴이 두꺼워 부끄러움이 없다’는 뜻으로 아시타비와도 뜻이 통한다.

후안무치를 선택한 교수들은 "임명직이 임명권자를 능멸" "586 집권세력의 초법적 행태" "언론의 감정적이고 도를 넘은 보도" 등 비판을 쏟아냈다.

코로나19 대유행에 주목하는 사자성어도 포함됐다. 4위 첩첩산중(疊疊山中·12.74%)과 5위 천학지어(泉涸之魚·8.16%)에 이 같은 시선이 반영됐다.

‘말라가는 샘에서 물고기들이 서로를 돕는다’는 의미의 천학지어를 선택한 한 40대 인문대 교수는 "아시타비한 세상에서도 국민들은 자기 자리에서 어려움을 이겨내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