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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집단피부병 논란에 침묵하는 KCC, “새마을운동 떠올라”
현대重 집단피부병 논란에 침묵하는 KCC, “새마을운동 떠올라”
  • 서재호 기자
  • 승인 2021.01.12 1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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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KCC
출처=KCC

[시사브리핑 서재호 기자] 지난해 현대중공업 계열 조선소 도장작업 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피부병이 발생했다. 문제는 페인트 제조사인 KCC가 별다른 조치 없이 계속 침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새마을운동 당시 석면 슬레이트를 판매하던 KCC가 떠오른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기존 도장작업 방식에서 대기 중에 오존을 발생시키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발생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정부가 VOCs 감축 규제를 내놓자 사측은 지난해 VOCs 함량이 낮은 ‘친환경’ 무용제 도료를 도입했는데, 이 제품이 노동자에 피부병을 일으킨 것이다. 해당 제품의 제조사는 KCC. 즉, KCC가 내놓은 페인트 제품에서 피부병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해 8월 노동자 A씨는 피부질환을 앓고 있다고 호소하자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물론 무용제 도료의 제조사인 KCC 관계자가 찾아가 A씨 상태를 확인했다.

그 이후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노동자들이 우후죽순 늘어났고, 이에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지난해 9월 말부터 회사에 무용제 도료 사용 중단을, 울산고용노동청에는 임시건강진단을 각각 요청했다.

그리고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지난해 11월 3일 기자회견을 열어 피부질환 역학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현대삼호중공업에는 지난해 9월부터 KCC 무용제 도료가 공급돼 3개월간 27명의 피부 빌환자가 발생했다.

이에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KCC가 검증되지 않은 개발품을 갖고 자신들에게 테스트를 한 것 아니냐는 분통의 목소리도 나오기도 했다.

새마을운동 당시 석면 슬레이트 생각나

일부 노동자는 KCC의 페인트 제품에서 부작용이 발생한 것을 두고 ‘새마을운동 당시 석면 슬레이트 지붕’이 생각난다고 호소했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새마을운동은 박정희 정권의 역대 사업 중 하나다.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길도 넓히고’라는 가사에서 보듯이 시골에 있던 초가지붕을 없애는 작업에는 석면 슬레이트가 대체됐다.

즉, 정부는 농민들에게 농협을 통해 저리로 대출을 해주고, 그 대출받은 돈을 갖고 슬레이트 지붕을 올렸다.

문제는 당시 석면 슬레이트 지붕을 팔았던 곳이 ‘금강 슬레이트 공업주식회사’이다. 오늘날 KCC로 사명을 바꾼 회사다.

이후 시골마을에는 석면 슬레이트 지붕이 올려진 신식 가옥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석면 슬레이트 지붕에 대한 부작용 목소리가 2000년대 이후 제기되기 시작했다.

슬레이트 지붕(본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출처=픽사베이
슬레이트 지붕(본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출처=픽사베이

석면 슬레이트 환경오염, 지금도 집계 불가능

박정희 정부의 새마을운동에 편승한 KCC는 석면 슬레이트를 공급하면서 고도 성장을 이뤄냈고,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석면 슬레이트 자재가 얼마나 많은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는지에 대해서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환경오염을 일으켰는지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그 집계가 불가능할 정도로 광범위하다.

환경부는 석면을 170t 사용할 때 악성중피종 환자가 1명 생기는 선진국 예에 비춰, 우리나라가 70년대에 연간 5만~10만t의 석면을 사용했기 때문에 연간 300명 가량의 치명적 암 환자가 생기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이것은 추정치이지 확실한 통계가 아니다. 그만큼 석면 슬레이트로 인한 피해자가 집계가 되지 않을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KCC는 석면 슬레이트 사용해왔던 것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석면 슬레이트에 침묵한 KCC, 현대중공업 부작용에는

석면 슬레이트 사용해왔던 것에 대해 KCC는 침묵을 일관해왔다는 비판을 시민사회단체가 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KCC 페인트 제품을 사용해서 피부 부작용이 발생했는데 KCC는 아무런 응답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석면 슬레이트처럼 오랜 시간동안 침묵으로 일관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왜냐하면 1970년대에는 환경오염이라는 개념이 없었지만 이제 많은 사람들이 환경오염에 대한 감시와 감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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