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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수사 앞둔 정몽진 KCC 회장, 정상영 사망애도 보도자료로 '세과시(?)'
檢 수사 앞둔 정몽진 KCC 회장, 정상영 사망애도 보도자료로 '세과시(?)'
  • 서재호 기자
  • 승인 2021.02.08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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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정몽진 회장./출처=KCC
KCC 정몽진 회장./출처=KCC

[시사브리핑 서재호 기자] 정몽진 KCC 회장이 최근 차명으로 소유한 회사와 친족이 100% 지분을 보유한 납품회사 10개사 등을 누락한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달 30일 향년 84세로 별세한 정상영 회장의 애도 기간 언론사 기자들에게 장례 추모 행렬에 대한 보도자료를 수시로 보낸 것이 이번 검찰 조사를 무마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본지가 입수한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주요 인사가 장례식장을 방문하거나 애도를 표했다는 보도자료가 총 10여개 정도이다.

업계의 관행을 살펴볼 때 종합적으로 묶어서 언론사에 명단을 보내는 것과 달리 매일매일 하루에 몇 번에 걸쳐서 보도자료를 보냈다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매일 오전·오후·저녁 나눠 보도자료 배포

실제로 KCC가 발송한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지난달 31일 오전부터 오전과 오후 나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31일 오전 11시 30분에는 아산재단 이사장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원장 직무대행) 최강, 아산의료원 원장 박성욱, 아산병원 원장 박승일, 한국내화 대표이사 송한주, 현대중공업 회장 권오갑, 한창산업 대표이사 강호익, 루트임팩트 대표 정경선, 현대종합상사 대표이사 정몽혁 등을 언급하면서 빈소 조문객 현황이라고 보도자료에 명시했다.

31일 오후 3시30분에는 태영그룹 명예회장 윤세영, 엠티인더스트리 회장 정몽국,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이사장 이해찬, 워싱턴포럼 이사장 김창준, SJL파트너스 회장 임석정,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의선, HDC 회장 정몽규, 현대종합금속 회장 정몽석 등이 명단에 올랐다.

지난달 31일 오후6시15분에는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지선, 대한민국 해군 前참모총장 장정길, 대한민국 경찰청 前청장 이택순, 전주 KCC 이지스 前감독 허재, 대한민국 국회 국회의원 이주환, 파라다이스그룹 회장 전필립, 텔코웨어 대표이사 금한태, 충청남도 공주시 시장 김정섭, 인천공항시설관리 대표이사 장동우, 사보이홀딩스 대표이사 조성식, 이화공영 회장 최삼규
삼보컴퓨터 대표이사 이홍선 등의 명단을 언론사에 배포했다.

1일 오전 11시50분에는 한일화학공업 대표이사 사장 윤성진,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최현만, 아산재단 이사장 정몽준, 대한농구협회 회장 방열, 삼성꿈장학재단 이사장 송석구 등이었다.

1일 오후 2시30분에는 KPMG 대표이사 김교태, 서울국제교육재단 이사장 김형식, 동국대학교 前이사장 자광 스님, 동국대학교 前총장 보광 스님, 현대중공업 前대표이사 사장 최길선, 동주 회장 조병두, 동주 대표이사 조병태 등이 명단에 올라있었다.

1일 오후 4시40분에는 M&M 사장 최철원, 이화여대총동창회 회장 남상택, 하나은행 부행장 이호성, 한미연합사 前부사령관 한철수,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김남구, 한국투자증권 사장 정일문, 현대자동차 부회장 윤여철, 현대자동차 사장 김걸 등이었다.

1일 오후 8시에는 태양금속공업 회장 한우삼, 삼양사 前대표이사 사장 김윤, 딜로이트 대표이사 홍종성, 삼성증권 부사장 사재훈, 우석대학교 명예총장 장영달, 이건산업 前대표이사 박승준, 전라북도 전주시 시장 김승수 등이 추모객 명단에 올렸다고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2일 오전 11시40분에는 강릉아산병원 원장 하현권, 벽산 대표이사 김성식, 동국대학교 총장 윤성이, 하나은행 은행장 지성규,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김정훈, 아산의료원 원장 이승규, 경기도 용인시 시장 백군기 등이었다.

2일 오후 3시30분에는 성신미네필드 대표이사 홍민우, 메쎄이상 대표이사 조원표, 전 국무총리 이홍구, 전 강원지사 김진선 등이 추모객 명단에 올랐다.

2일 오후 8시에는 이노션 대표이사 이용우, 이노션 상무 염철, 엠티인더스트리 회장 정몽국, 현대건설 대표이사 이원우, 홈플러스 부사장 연태준, EY한영회계법인 대표이사 박용근, 성우그룹 회장 정몽선 등이었다.

추모객 명단, 생중계 하듯이 왜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한 홍보실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추모객 명단을 일일이 보내는 경우가 없다. KCC 홍보실이 이례적으로 추모객 명단을 생중계하듯이 보낸 것은 의아스럽다”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정몽진 회장이 검찰 조사를 앞두고 세를 과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정몽진 회장이 차명으로 소유한 회사의 친족이 100% 보유한 납품회사 10개사 등을 누락했다면서 대기업집단 규제를 무력한 점을 고려해 검찰 고발을 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대기업 경제력집중 억제와 관련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KCC동일인(총수)인 정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공정위 조사 결과, 누락된 계열사중 대표적인 곳이 정몽진 회장이 실제로는 100% 지분을 소유하면서 차명주주 명의로 운영해온 실바톤어쿠스틱스다.

지난 2017년 12월 국세청 세무조사 당시 계열사 부당지원 등 일감몰아주기 혐의가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정위는 주식의 명의와 상관없이 실질 소유관계를 기준으로 자료제출을 해야한다고 보고 위법으로 결론을 내렸다.

여기에 동주, 동주상사, 동주피앤지, 상상, 티앤케이정보, 대호포장, 세우실업, 주령금속, 퍼시픽콘트롤즈 등 친족 등이 지분 100%를 보유한 9개 회사도 누락했다.

이들 회사는 주로 외척이 보유한 회사로, KCC와 내부거래 비중도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KCC 구매부서 직원들은 이들 회사를 특수관계 협력업체로 별도 관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외삼촌, 처남 등 23명 친족을 제외한 채 친족 현황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계열사 누락으로 2016년 9월부터 2017년 4월까지 KCC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에서 제외되는 등 법위반 혐의가 중대하다고 판단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자산 10조원 이상 기업집단으로, 상호출자, 신규 순환출자 금지 등 보다 강한 규제를 받는다.

KCC는 심의과정에서 인척 관련 자료 제출 의무를 혼동한 실수라고 주장했지만, 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처럼 정몽진 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으면서 정상영 회장의 별세를 계기로 세를 과시하기 위해 추모객 명단을 생중계하듯이 언론사에 배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업계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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