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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살인범들 다수는 기학적 동물살해 경험자였다”
“잔혹한 살인범들 다수는 기학적 동물살해 경험자였다”
  • 이영선 기자
  • 승인 2021.02.10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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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김영호 의원실
출처=김영호 의원실

[시사브리핑 이영선 기자] 유영철 등 연쇄살인범들은 살인에 앞서 기르던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상습적으로 잔혹하게 살해했다는 공통점이 밝혀졌다.

자신의 욕구충족을 위해 잔혹한 방식으로 동물을 살해하는 범죄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대폭 상향해 동물살해 행위가 살인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10일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자신의 욕구충족을 목적으로 동물을 잔혹하게 살해한 범죄자’에 대한 정보를 수사기관에서 수집하고 관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은 해당 범죄자에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동물보호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또한 이번 개정안에는 현행 성범죄, 아동학대범죄, 마약범죄 행위자 등 등 사람 대상 범죄에 적용되고 있는 ‘수강명령 또는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제도를 동물학대범죄자에게 도입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20명을 살해한 유영철, 10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강호순, 여중생을 살해한 이영학 등 살인범은 살인에 앞서 기르던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잔혹한 방식으로 살해한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강호순은 “개를 많이 죽이다보니 살인도 아무렇지 않게 됐고, 살인 욕구를 자제할 수 없었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미국 보스턴 노이스트대학 등이 1997년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1975년부터 1996년까지 21년간 동물학대범 268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전체 범죄자 중 45%가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은 오래 전부터 동물살해와 살인과의 연관성이 높다는 객관적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국가사건기반보고시스템(NIBRS)에서 동물학대 사건을 다른 주요 범죄와 함께 집계하여 기타 범죄와의 상관성 연구 등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연방수사국(FBI)에서는 동물학대범죄를 주요범죄로 분류하여 범죄자 신상정보를 관리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10년간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이 약 14배(2010년 69건→2019년 914건) 이상 급증하고 살인범의 과거 상습적 동물학대 경험이 살인과 연관성이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하지만 동물학대범죄와 다른 범죄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현행법상 반려동물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여전히 ‘물건’ 또는 ‘재산’으로 취급받고 있어 피해대상이 사람이 아닌 동물학대범죄는 경찰이 범죄자의 신상정보를 관리하는 주요 강력범죄 목록에 포함되지 않는다.

김영호 의원은 “다수의 연구와 통계를 통해 기학적 동물살해범이 살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동물살해범죄자가 살인범죄자가 될 가능성을 미연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동물학대행위자 정보를 범죄수사에 활용할 수 있도록 범죄자에 대한 정보수집, 분석, 관리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행 법률의 ‘잔인한 살해행위’를 살해 목적유형별로 세분화하여 ‘잔인한 행위’를 넘어서는 ‘동물을 죽이면서 욕구를 충족하는 기학적 살해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 재범예방을 위한 수강명령 및 치료프로그램 이수제 도입 등 촘촘한 제도개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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