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5:07 (목)
북한은 김정일 단 한사람의 나라다
북한은 김정일 단 한사람의 나라다
  • 정 상 편집위원
  • 승인 2010.12.01 1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금은 분명 북한을 올바로 아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북의 연평 포격으로 무고한 우리 국민이 죽고, 무고한 우리 국민의 재산이 파괴되고, 우리 장병이 죽고, 우리 국토가 불타는 등 그야말로 한국(정부)은 일순간 스스로를 보호하지 못한 무능한 국가로 전락했다.

더군다나 그 일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 시킨 ‘세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개최된 지로부터 불과 열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다. 이 일론 인해 이명박 정부의 화려한 말잔치가 한창일 즈음, 북한은 보기 좋게 연평도 포격이라는 최악의 잔치 한 판을 벌렸다.

그런데 그 판이, 앞서 적시했듯 우리에게는 ‘전란의 장’이지만 북한 김정일에게는 한판 잔치 판, 곧 ‘놀이의 장’이라니 그저 놀랍다.

조선일보에 기고한 글을 통해 탈북작가 림일은 북한을 “김정일 단 한 사람의 나라이다”라고 쓰고 있다. 그는 북한 인민군 5만여 명이 죽는 것에 대해 김정일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것’이라며, ‘2,000만 북한 인민 모두가 김정일의 인간방패에 불과하다’고 적고 있다. 그리고 정작 김정일을 놀라게 할 일은, 인민군 수만명을 죽이는 타격이 아니라 ‘김일성 우상화의 상징인 김일성 동상에 손상을 가하는 일’이라고 그는 쓰고 있다.

우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10월 2박 3일 일정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던 다음 날, 김정일과의 만남에서, 김정일이 한 말을 기억하고 있다. 당시 김정일은 노 대통령에게 ‘하루 더 묶고 가시라’고 했고, 노 대통령이 머뭇거리며 난색을 표하자, ‘(대통령이) 그것도 결정하지 못하느냐’며, 의기양양했던 김정일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그렇다. 북한은 분명 김정일의 나라이며, 김정일이 국가의 모든 일을 홀로 결정하는, 변형된 1인 왕조국가다. 김일성으로부터 김정은에 이르는 3대 세습체제를 이어 갈 수 있는 것도, 북한이 아직도 왕조국가의 맥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다른 글에서 이 같은 현 북한 체제를 인류 정치사의 유물로 영구 보존까지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 적도 있다. 이처럼 북한은 분명 세계에서 유일한 한 사람의 나라, 곧 김정일의 나라다.

지금 북한은 그 같은 김정일의 나라를 김정은의 나라로 이양 중에 있다. 이 같은 국가 이양에 대해 국가적 국민적 반란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이 같은 내부 사정을 옥죄기 위해 김정일 부자는 할 수 있는 모든 짓을 감행한다.

우리는 북의 연평도발을 이런 시각으로 보는 것이 옳다. 그리고 이 같은 북의 도발은 이후 여러 가지 형태로 다양하게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며, 유엔과 미국에 의한 대북한 제제가 강화되면 될수록, 그리고 남한이 대북 원조에 적극 나서지 않은 한 계속될 것이다.

우리는 흔히 김정일의 나라가 귀로에 서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에 대해 옳은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하며, 추측성 정보에 기대어 그 같은 생각을 오히려 짓고 있다.

우리는 당장 북한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대해 특정의 감은 잡고 있었지만 그 실상을 옳게 알지 못했고, 김정일 관련 보도 또한 북한의 의도대로 제작되고 있다는 점 또한 알아채지 못했다. 자연히 우리는 북한 김정일 관련 엉뚱한 루머를 사실로 오인하고, 확인하는 데에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왔다.

세계 최강의 정보 대국 미국 역시 북한에 대해서만은 거듭 오판했다. 김일성 사후 북한 체제가 붕괴할 것이라는 것 등이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북한은 김일성 사후 현재에 이르는 4반세기 동안 건재하며, 지금은 핵 강국으로 부상했다. 즉 김일성 사후 망할 것이라 여겼던 북한 체제가 여전히 세계군사 대국으로 성장해 미중이라는 강국과도 맞서는 강한 나라가 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 동안 북한을 그저 가난하고, 인민이 굶주리는 나라, 급기야 수많은 북한 인민이 아사하는 비극의 나라, 그래서 우리가 반드시 도와줘야 하는 나라쯤으로 여겼다. 그러나 그것이 사실이라고 할지라도 북한은 김정일 단 한사람의 나라이지, 북한 인민의 나라가 아니다. 김정일이 건재하면, 북한은 늘 건재하기 마련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이 사실을 노쳤다. 그 결과 우리는 북한으로부터 천안함 피폭에 이어 연평포격을 당했고, 종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잃는 무능한 국가의 국민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말았다.

북한을 바로 아는 것이 우선이다. 즉 연평포격 이후 우리 정부가 강구하고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해 강력한 응징을 다짐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아는 것이 이명박 정부에게 우선시 되어야 하며, 또한 보다 더 중요하다.

2010.12.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