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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전도 불사’라는 배수의 진을 친 북한, 주가를 염려하는 남한
‘전면전도 불사’라는 배수의 진을 친 북한, 주가를 염려하는 남한
  • 정 상 편집위원
  • 승인 2010.12.05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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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한 간의 정치/군사적 대립각의 차이를 극복할 방안이 현재로서는 없다. 당연히 지금 우리는 북의 새로운 의도에 대한 전략적 판단과 함께 전쟁의 승리를 위한 단호한 군사적 대응태세를 갖춰야 한다. 일설에 경기도를 포격한다는 말까지 들린다. 전쟁의 참화가 우리 눈앞에 어른거린다.

정말 어려운 시기다. 정부와 군, 기타 안보관계자들의 판단이 중요하다. 지금 국민은 설마 하는 마음으로 현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성숙한 국민의 일단으로 보지만 생필품 수요가 급증하지 않은 것 등을 미루어 우리 국민 대다수는 전쟁의 어두운 그림자를 바라보기보다는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서 있다. 국민의 전쟁 발발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하는 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것도 정부와 안보관계자들의 몫이다.

정말 어려운 문제다. 지금 우리 모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적 어려움이란 바로 이런 점을 두고 하는 말일게다. 아무튼 지금 우리는 전면전도 불사라는 배수의 진을 친 북한과 마주하고 있다.

이 사실만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다. 위기관리센터를 운영하는 정부지만 정작 위기가 닥쳤을 때, 과연 충분히 합리적인 대응을 했는가? 이 물음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이가 적어도 이정부와 군에는 없어 보인다. 우리는 지금부터 앞서의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충분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우리정부와 군은 숨을 같이 쉰다는 마음으로 현 사태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조선중앙통신는 5일 "위임에 따라 다음과 같이 보도한다"면서, "남측의 도발로 한반도 정세는 통제 불능의 극한상황으로 치달아 오르고 있고, 남북 사이에 전면전쟁이 터지면 한반도뿐 아니라 지역의 평화와 안전에도 엄중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 이제 우리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를 헛듣지 말아야 한다. 북은 줄 곧 공언한 대로 지난 11월 23일 우리 서해 5도 중 연평도를 정 조준해 무차별적 포격을 가해왔다. 그러나 우리 군의 대응은 한마디로 무능의 극치를 보여 주었다.

이로 인해 우리 국민 스스로도 매우 놀랐지만, 정작 더 놀랐던 곳은 일본이었다. 일본은 우리 군 전력이 차마 그 정도인 줄 몰랐다며, 매우 근심어린 눈길을 보냈다.

실제로 현재 문제가 되는 것은 남북한 간의 ‘비대칭 전력’이다. 북의 핵무기 보유를 차치하더라도 북의 군사력은 세계 5대 강국에 들 정도다. 특히 북의 생화학전(화생방전)은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평가다. 툭수전을 수행할 병력의 숫자 또한 남한대 북한의 경우 2만 명 대 20만이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전력의 차이, 곧 비대칭 전력 때문에 우리 자체의 군사력만으로는 북과 대적하기 어렵다. 제한 전이기는 했지만 이번 연평 포격전이 그 점을 보여 준다. 즉 북한군이 200여발을 발포 하는 동안 우리는 고작 80여발을 발포했을 뿐이다. 물론 우리는 이번 서해 한미연합훈련에서 보듯이 굳건한 한미동맹을 유지하고 있다. 더군다나 미군이 우리 땅에 주둔까지 해있다. 이처럼 과거도 현재도 주한 미군이 북의 남침 억제력을 강하게 발휘하고 있다.

더군다나 현대전은 단기에 승부가 난다. 문제는 이점에 있다. 어느 도시나 매 한가지지만 특히 서울은 인구밀도가 매우 높고, 또한 고에너지가 집적된 구조다. 추정하건데 이번 연평도발에 사용된 북의 장사정포 포탄 200여발이 서울에 떨어진다면, 그 순간 서울은 통신의 두절, 교통의 마비, 기타 화재 등으로 아비규환의 장, 곧 아수라장이 되고 만다. 어쩌면 이로 인해 전후방이 차단되고, 전쟁 수행능력 또한 일순간 크게 떨어지고 만다. 더군다나 항공기에 의한 공방전의 경우 단 10분이면 평양과 서울이 동시에 함락될 수도 있다.

이런 걱정을 일단의 걱정을 기우(杞憂)라고 치자. 그런데 문제는 이 문제가 기우로 끝나지 않을 강한 예후가 있다는 사실이다. 이 같은 예후는 북한의 현재 때문이다. 지금 북한은 대내 경제문제와 함께 김정일에게서 김정은으로 체제가 이양되는, 곧 3대 세습체제를 조기에 정착시켜야만 하는 매우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이 두 가지 사안은 북한 현 체제의 존립자체를 위협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북한은 전면전마저 불사하겠다는 배수의 진을 친 채 남한과 정치 군사적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년 북한은 ‘우리(민족)끼리’를 강조하면서, 남북한 간 체제 대결을 강화하면서도 금강산 관광을 허용하는 한편 개성공단을 조성해 남북한 간의 교류를 확대 증진시켜 왔다. 북한이 체제위험요인 인줄 알면서도 이 같이 남북한 간 교류를 증대시킨 것은 바로 북한 사회 내부의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었다. 북한은 90년대 10년을 고난의 행군기로 정하고, 경제적 어려움을 인내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도 북한의 경제는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고, 이런 가운데 남한에 보수우익 정권이 들어서면서 그 동안 줄곧 지원되던 식량 등 남한으로부터의 각종 지원이 끊겨 버렸다. 더군다나 제 1,2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원조마저 또한 끊긴 상태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 크게 악화되었고, 이 문제는 3대 권력세습체제의 조기 정착이라는 문제를 몰고 왔다.

이런 이유로 비금 북한은 자칫 체제붕괴라는 위기 속에 있다. 이 같은 체제위기는 북한을 벼랑 끝으로 내 몰고 있고, 이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북한은 천안함 사태의 뒤를 잇는 연평도발까지 감행한 것이다. 북의 연평도발은 김정일과 김정은의 전략적 의도 하에 북한 군이 감행한 기습 포격이다. 그러나 우리정부와 군은 이를 간과했다. 더군다나 천안함 피폭 사건에 대한 남한 사회의 반향은 의외로 남한 정부를 의심하는 사태로까지 번졌다.

명백한 북의 도발을 우리정부가 의도한 것처럼 사회내부에 회자되기까지 한 것이다. 이 같은 우리의 오해는 지난 역대 두 정부가 전개한 대북포용정책 곧 햇볕정책의 탓이 크다. 그 시기에 이루어진 두 번의 남북 정상 회담은 김정일의 호전성을 알리기보다는 그의 당당하고 장엄한 태도로 많은 국민을 감동시키기까지 한 것이다.

이런 난제와 함께 한반도 전쟁에 대한 남북한 간의 시각의 차이다. 북한은 배수의 진을 친 채 남한의 정치군사적 행동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북한은 언제든지 남한을 향해 공습이던 포격이던 나설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남한은 그것과 함께 주가의 향배에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바로 이런 차이다. 이 차이가 남북한 간의 전투태세에 차이를 발생시킨다.

지금 우리는 이 차이를 극복해야만 한다. 물론 국민에게 이를 충분히 고지시켜야 하며, 주가를 우려해 우리의 안보태세 곧 안보의식을 약화시킨다면, 이는 누가되었든 중대한 국가범죄의 대상자이다. 우리 군과 정부, 그리고 안보관계자들 모두, 배수의 진을 친 북한 의도에 대한 옳은 판단을 통해 전쟁을 억제할 수 있는 방안 모색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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