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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야심작 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개’ 스팟 줄퇴출 위기
정의선 야심작 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개’ 스팟 줄퇴출 위기
  • 전완수 기자
  • 승인 2021.05.17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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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출처=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출처=현대차그룹

[시사브리핑 전완수 기자]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말 인수한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Spot)’이 기본권 침해 논란 등으로 인해 부정적 여론에 직면해 있으면서 퇴출 위기에 놓여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정의선 회장이 지난해 10월 회장으로 추대된 지 두달도 되지 않은 12월 성사된 첫 대형 인수합병의 결정체였다. 특히 정 회장이 개인적으로 지분 20%를 인수하면서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낸 작품이다.

그런데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주력 제품 ‘스팟’이 이른바 ‘불편한 계곡’을 넘기지 못하고 퇴출 위기에 놓이게 되면서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통한 로보틱스 사업의 본격화 하려는 정 회장의 야심작이 좌절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정의선의 기대작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총 11억 달러(약 1조2천억원) 가치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을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인수를 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지분 80%, 소프트뱅크그룹은 지분 20%를 보유하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30%, 현대모비스 20%, 현대글로비스 10%, 정의선 회장 20%이다. 정 회장은 인수 당시 로보틱스에 강한 의지를 보여주면서 책임경영을 강화하고자 직접 인수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대차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통해 글로벌 로봇 시장을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로봇 운용에 필수적인 자율주행(보행)·인지·제어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리고 지난 2004년 미항공우주국(NASA), 하버드 대학교 등과 4족 보행이 가능한 운송용 로봇 ‘빅 도그’를 개발해 화제가 됐고 이후 더욱 움직임이 자연스럽고 빠른 4족 보행 로봇 ‘치타’, ‘스팟’ 등을 선보였다. 2016년부터는 2족 직립 보행이 가능한 로봇 ‘아틀라스’도 선보였다.

현대차는 로봇시장이 향후 약 7년 이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나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세계 로봇 시장이 32%의 높은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하며 1772억 달러(193조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사업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인간형 로봇은 사람과 유사한 2족 보행을 하고 팔과 손을 사용해 사람과 같은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는 로봇이다.

환자 간호 등에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 위험 요소가 많은 재난현장 구호나 우주 산업에도 쓰일 전망이다.

로봇개 '스팟'/출처=보스톤다이내믹스
로봇개 '스팟'/출처=보스톤다이내믹스

뉴욕 경찰국,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임대계약 종료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 경찰국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로봇 경찰견 임대 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경찰국은 지난해 로봇 경찰견을 도입하고 순찰과 조사 임무에 투입했다. 하지만 1년 만에 백지화한 것이다.

백지화한 계기는 지난 3월 뉴욕 브롱크스 지역에서 발생한 인질 강도 사건에 이 로봇을 활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로봇이 사람을 감시하거나 공격하는 등 시민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같은 논란이 지속되면서 결국 뉴욕 경찰은 1년 만에 로봇 경찰견 임대 계약을 종료한 것이다.

뉴욕 경찰이 스팟 도입을 철회하면서 같은 로봇을 도입했던 로드아일랜드, 매사추세츠, 하와이 호눌룰루 경찰국 등에서도 로봇 경찰견 사용 중단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스팟은 프랑스와 독일 등 서구유럽에서는 군사 및 감시용으로 투입할 계획이었는데 유럽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면서 스팟 사용이 점차 좁혀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정 회장이 보스턴 다이내믹 인수를 통해 미래 핵심 사업의 하나인 로보틱스 사업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했지만 무릎을 꿇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로보틱스 사업을 새로운 영역으로 확대하고자 했지만 '불편한 계곡'을 넘지 못하고 좌절될 가능성이 있다는게 관련업계의 지배적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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