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2 16:05 (금)
황석영씨 '문화특임대사'위촉 축하합니다.
황석영씨 '문화특임대사'위촉 축하합니다.
  • 김지혜 기자
  • 승인 2009.05.14 23: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겨레 "그런 추한 꼴만은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 진보주의자에서 극우보수주의자로 변신한 인사들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지 나흘 후면 29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런데 진보적 지식인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했던 소설가 황석영씨가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문화특임대사라는 차관급 대우의 직책을 부여 받았다.

축하해야 할 일인지 모르겠지만, 며칠간 이 대통령을 수행하고 받은 선물치고 대단한 선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광주민주항쟁을 ‘광주사태는 광주사태일 뿐’이라는 그리고 이명박 정부를 보수중도주의자라고 평가한 황석영씨가 이 대통령 수행을 요구받고 그동안 자신이 쌓아 놓은 업적을 한꺼번에 내던진 대가치고는 참 보잘 것 없다는 생각도 든다.

지난 1970-80년대 요동치던 대한민국의 역사의 한가운데서 이땅에 민주주의와 조국 통일을 염원하며 그가 보여준 일련의 행동들이 그리고 2007년 17대 대통령 선거 당시 “이명박 후보는 대통령의 자격이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던 그 였기에 우리가 받은 충격은 엄청난 것이다.

지금도 많은 진보적 지식인들은 그를 기억하고 있다.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의 서슬퍼런 군화발에 숨소리 한번 크게 내쉬지 못했던 지난 1985년, 그는 그 살벌한 상황에서 광주민중항쟁의 숨겨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를 통해 이 시대 젊은 청년들을 분노케 만들었다.

황석영씨의 궤변, 황석영의 변절...14일 인터넷을 통해 본 그의 모습을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은 많은 국민들은 분노했고, 그의 변절을 보고 분노한 신문과 네티즌들은 그를 변절한 지식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겨레 신문 정석구 논설위원]
특히 한겨레 신문 정석구 논설위원은 “이 대통령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성향인 그가 어떻게 해외 순방길에 동행했을까?”라는 의문을 시작으로 “그는 지금까지 밖으로 알려진 것과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고, 정치적 성향도 변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변신 자체를 탓할 생각은 없지만 황석영의 변신에는 문제가 적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그는 “그가 중도로 변했다는 데에 시비 걸 생각은 없지만 문제는 이 대통령의 이념적 정체성에 대한 판단으로 이명박 정부는 소수 기득권층과 특정 지역의 이익 관철을 위해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극우보수 정권인데 이런 정부를 중도실용 정부라고 보는 황석영의 상황 인식은 분명 잘못됐다.”고 말하고 있다.

이어 그는 ‘용산 참사는 이 정부의 실책이고, ‘광주사태’ 같은 일이 다른 나라에도 있었고, 사회가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가는 것‘이라는 그의 발언에 대해 “그의 사고체계가 민중의 삶과는 한참 동떨어져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 그가 대표적인 민중지향 진보 지식인으로 알려져 왔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라 말하고 “사람은 늘 변하기 마련이다. 자신의 변신을 통해 이명박 정권의 본질까지 변화시키겠다고 한다면 그것은 환상이고 만용이다. 변신하는 사람들의 명분은 늘 이처럼 거창했지만 결과적으로 권력 품에 안겨 개인의 영달만 누리고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심심찮게 노벨문학상 후보감으로 거론되는 황석영이기에 그런 추한 꼴만은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끝을 맺고 있다.

[블로그-오른손이 세상을 보는 방법]
한 블로거는 황석영의 변절에 대해 “대학교 신입생 시절, 들고 있던 손을 부들부들 떨게 만든 책들이 있었다. 막심 고리끼의 '어머니', 그리고 박노해의 '노동의 새벽', 그리고 또 하나가 바로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였다. 1980년의 바로 그 때, 광주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다소 건조하게 기록한 이 책은 아직 솜털이 보송보송한 애송이를 분노하게 만들었다. 황석영이라는 이름은, 그 때 나에게 그렇게 처음 다가왔다. 그리고 그 이름에 대해서 난다분히 반체제적인 문인이자 지식인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적어도 24시간 전까진...안타가움이 묻어난다.

[다음 아고라]
‘다음 아고라’방은 종일 황석영에 대한 비난의 글이 폭주하고 있다. 특히 ‘황석영 광우병에 걸렸나?’라는 제목의 글에서 황씨에 대한 비난의 수위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이 글에는, 이명박이 무슨 말을 하였는지 몰라도 그는 이명박과 함께 동행하였고 그와 의견이 일치한다고 하는데, 도대체 무엇이 일치하는 것일까? 언론개악이 일치하는 것일까? 아님 노동법 개악과 일치 하는 것일까? 용산 참사에 대한 황석영의 말을 들으면 참담하기 까지 하다.

황석영은 용산 철거민 참사와 관련해 ‘현 정부의 실책’이고 광주사태 같은 사건이 우리에게만 있는 줄 알았으나 70년대 영국 대처정부는 시위 군중에 발포해서 30~40명의 광부가 죽었고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읽어도 이건 앞으로 잘하면 되지 그래서 어쩌라구 식이다.. 프랑스도 그러는데 우리도 그럴수 있다는 식이다.

그의 말은 반은 맞다...지나간 일이다.
정부가 용산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였다면...용산 철거민들에 대하여 진실로 사과하고 책임자를 추궁하였다면 국민도 지나간 일이라고 치부 할 수 있다.

허나 인식의 문제다.. 여전히 용산 철거민들을 폭력범으로 매도하고 있으며 자기들의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하다.

이러면 지나간 일이 될 수 없다.
황석영은 실용중도라 하였다. 실용이란 그래서 어쩌라고 식으로 덮어 버리는게 실용이 아니다.

5월 광주의 아픔을 다룬 <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 라는 글을 남긴 사람이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버리고 광주민중항쟁을 광주사태라고 까지 말한 그의 영혼이 안타까울 뿐이다며 비난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 1980년대 진보노동운동가였던 김문수 경기지사와 이재오, 이우재, 차명진 등 많은 진보주의자들이 변절을 이어 왔지만 분명한 것은 이들의 변절이 주는 충격보다 오늘 황씨의 변절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국민들에게 주는 충격의 무게는 너무도 다르다.

80년대 서울지역의 노동운동을 이끌었던 김문수 경기지사, 민중의 당 사무총장을 지낸 이재오 전 의원, 서노협 기관지 편집장 출신의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 등 이미 십수년전 변절한 진보주의자들이지만 오늘 황석영씨와 이명박 대통령의 그늘 아래서 조우하게 되었으니 참 묘한 생각도 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