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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마르 카다피의 항변 그리고 저항
무아마르 카다피의 항변 그리고 저항
  • 정 상 편집위원
  • 승인 2011.02.2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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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한 석유의 시대를 마감하지 못한 세계

“At the suitable time we will open the arms depot so all Libyans and tribes become armed, so that Libya becomes red with fire.”

무려 42년 동안 철권통치를 자랑하던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지난 금요일(한국시간) 리비아의 수도인 트리폴리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녹색광장이 내려다보이는 요새에서 겨울재킷차림에 귀를 덮는 사냥꾼 털모자를 깊게 눌러 쓴 채, 이렇게 외쳐댔다. 그 전에 그는 “석유를 사수하라. 리비아의 존엄과 독립, 영광을 지켜낼 준비를 하라. 그들(시위대)에게 보복하자. 수치스럽고 모욕감을 느끼게 만들자.”며 자신의 지지자들을 독려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의 말은 어느 새 항변으로 변했고, 그의 전투적 행동 또한 어느 새 대세를 거르는 마지막 저항으로 변했다. 이는 곧 신이 무아마르 카다피를 이미 버렸다는 뜻이다.

위대한 리비아인들과 세계는, 철권통치자의 마직 막을 알리는 단 한발의 새로운 총성을 언제인가는 듣게 될 것이다. 하지만 단 한발의 그 새로운 총성을 들기까지의 시간이 그리 짧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이 새로운 총성으로 리비아는 대혼란의 시기로 빠져든다. 그 총성이 신호탄이 되어, 비록 저들의 손에 직접 총을 들지는 않았지만, 그리고 탱크와 장갑차 또한 저들이 앞세우는 않지만, 저들 곧 구미제국은 또 다시 열강이 되어 리비아로 앞 다투어 진군한다.

내가 이런 주장을 하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즉 리비아는 세계 최대 산유국 중의 하나이며, 양질의 석유를 생산하는 가장 질 좋은 유전을 보유하고 있다. 무아마르 카다피가 지난 42년 간 리비아 국가원수로서의 강력한 통치력을 발휘한 데에는, 혹은 그가 미국을 향해 가장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도, 리비아가 가진 양질의 석유 생산국 지위 때문이었다.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며칠 사이 리비아 사태로 인해 이미 수 천 명에 달하는 희생자가 났다.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희생자를 낼지, 리비아 시민혁명의 끝을 장담하기 어렵다. 수많은 희생자가 이미 났음에도 불구하고 리비아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튀니지나 이집트와는 달리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더 무아마르 카다피 원수가 현재처럼 목소리를 더 높이며, 국가 원수의 지위를 오래도록 유지한다. 그 배경에는 서방 세계의 리비아 석유에 대한 각축전이 자리하고 있다. 이미 서방 세계는 겉모습과는 달리 이 문제를 놓고 깊은 논의에 들어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주먹의 크기만큼 이권나누기들 또한 시도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사안 또한 그리 쉽게 매듭지어질 않는다.

이 같은 이권다툼이 최종 매듭되기 전까지 리비아의 유혈사태는 지속된다. 이미 저항세력으로 변한 무아마르 카다피지만 그를 지원할 세계 각국의 용병이, 비록 내 눈으로 직접 확인 하지는 못했지만 리비아로 속속 들어가고 있을 것이다.

무아마르 카다피의 손에는, 몇 시간 혹은 며칠 후가 될지 그 시그를 확정할 수는 없지만 자칫 그 자신에게 어느 순간 아무런 소용없는 엄청난 양의 달러가 여전히 들려져 있다. 그의 손에 들린 그 달러로 그는 이후 상당기간 동안 자신의 생명과 철권을 지켜낼 무기와 엄청난 숫자의 용병을 사들일 수 있다. 그의 손에 들린 그 달러가 모두 소진되지 않는 한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에서 단 한 발의 새로운 총성은 결코 울리지 않는다.

즉 신은 분명 그를 버렸다 하지만 그에게는 아직까지 자신을 스스로 지켜낼 수 있는 힘을 비축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현재 그가 머무르는 그곳에 핵탄이 투여되어도 결코 무너지지 않는 철옹성의 요새를 또한 분명 갖추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우리들의 생각과는 달리 리비아인들과 세계에서 몰려든 용병들의 피가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 전역을 붉게 물들일 때까지 항변과 저항을 분명 이어간다.

단지 우리는 그것이 소용없는 일이라는 것을 무아마르 카다피가 하루 빨리 깨닫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나의 예상이 빗나가 하루빨리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시내를 관통하는 단 한발의 새로운 총성이 울렸으면 한다. 물론 그 총성은 무아마르 카다피의 마지막 자존심이자 그 스스로를 용서할 인류애, 곧 자비심이길 바란다.

그 때 비로소 비록 신마저 버린 그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마지막 선택에 박수와 함께 깊은 애도를 표방할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우려의 말을 덧붙이면, 현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종래 새로운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는 아직까지도 장엄한 석유의 시대를 마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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