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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로 시를 쓴다.(3)-사진작가/이다민
카메라로 시를 쓴다.(3)-사진작가/이다민
  • 봄.여름.가을 그리고 겨울 사진작가 이다민 칼럼
  • 승인 2011.12.0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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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색은 화려하면서도 슬픈빛깔이다.

 

   
   

 

 이른 새벽 안개 낀, 숲속 오솔길은 간간히 등산객만 오고 갈 뿐 고요하다. 아주 작은 미묘한 생명체들이 쉼 없이 내뿜는 숨소리가 미세하게 들리는 듯한, 숲길에도 가을은 오고간다. 가을의 색은 화려하면서도 슬픈 빛깔이다. 그것은 아마도 세월이 흐를수록 늙어감을 슬퍼하고, 지난날을 아쉬워하는 우리 인간의 마음에서 느껴지는 감상일 것이다. 가을은 사람의 감성을 끌어내어 많은 생각을 하게하며, 그로 인해 스스로 침沈잠潛해 지기도 한다. 어느날  문득 마지막 남은 나뭇잎이 툭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마음의 공포를 느끼기도 할 것이다.

즉 가을은 계절의 황혼기인 것이다. 

감성을 자극하는 사색의 계절,가을에 카메라로 시를 써보는 것도 좋겠다. 사진은 미술과 문학의 중간 매체인 독자적인 예술이라 할 수 있다. 사진의 일반적인 개념은 빛 이라는 에너지에 의한, 광학적인 변화를 영구적인 이미지로 기록하는 기술로. 빛과 시간에 의해 유동적으로 규정되어 표현되는 평면적 공간이라는 점이 회화와 문학과는 서로 다른 예술일 것이다. 회화는 존재하지 않는 환상과 작가의 심상을 담아서 그려내기도 한다. 하지만 사진은 가시적인 현실에 존재하지 않은 것을 찍어낼 수  없으므로, 그 어는 것이든 찍혀진 대상에 영향을 받는다. 사진이 대상과 무관할 수가 없기때문에, 가시적인 현실에 작가의  심상을 담아서  예술적 가치가 있는 사진으로 찍어내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문필가는 글로 시를 쓰고, 또 글로써 사물에 대한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감동을 준다. 무용가는 몸(육체)으로 "춤"이라는 시를 쓰고, 춤 동작 하나하나 자유자재, 몸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해 낸다. 그렇다면 사진예술은 카메라라는 기계로 시를 쓰는 것이리라. 피사체가 담고 있는 내용을 사진기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사물을 재현해 내는 것이다. 그 재현된 사진속  이미지의 느낌이 언어가 되고, 시가 되어 감동을 줄 수 있어야 사진예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글/사진 - 사진작가 이다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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