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8 15:41 (목)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새 길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새 길
  • 정 상 편집위원
  • 승인 2009.08.05 17: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새 길

각료(閣僚)로서 이명박 정부의 최고 영웅을 꼽으라면 의당히 다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하 문체부 장관)’을 지목할 것이다. 그는 연기자 출신으로서 평소 대중에게 친숙했던 이미지와는 달리 현 정부 문체부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강골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그의 정치이력은 전무하다. 그런 그가 현 정부 각료로서 강골정치인의 행동을 보여 줄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의 각별한 신임 덕택이다.

연기자 유인촌이 애당초 문체부 장관으로 발탁된 것부터가 이 사실을 잘 말해준다. 물론 이 이전에도 연예인 출신 각료가 전무하지는 않았지만, 대부분 단명했고, 정치인 생활을 새로이 시작했던 연예인들 또한 정치인의 길을 오래 걷지 못했다. 이에 비해 뉴스 앵커 출신의 방송인은 장기간 정치활동을 하며, 정치인으로 오래 남는 경우가 다수 있다.

사실 연기자와 방송인은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다. 즉 연기자는 연예인이며, 방송인 특히 뉴스를 진행하던 앵커는 소위 언론인이다. 유인촌 장관은 연기자 출신이다. 따라서 그가 보인 강골정치인의 모습은 사실 썩 잘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아무튼 유인촌이 문체부 장관에 임용된 지 1년 반이 다되었다. 그 사이 유 장관은 현 정부의 전사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으며, 국회 대정부 질의 과정에 다소 실수를 보이기도 했다.
기타 장관직 수행 도중 간혹 부적절한 발언으로 스스로 자신의 입지를 옹색하게 만든 측면 또한 있다.

그러나 업무와 관련해서는 무난하다는 것이 일반 국민의 생각이다. 하지만 이번 달에 단행될 개각에서는 유 장관의 경질 역시 피해 갈 수 없어 보인다.

이는 이후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일대 전환이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국정운영기조를 소위 중도주의 혹은 중도 실용주의로 이미 전환했다.

지금까지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 특히 인사에 있어서는 ‘일만 잘하면 된다.’는 원칙과 각료의 적극적 정책행동과 이에 따른 결과주의를 추구했다. 이 결과 이 대통령은 이미 여러 차례 인사 실패를 경험했다.

그러나 최근 이 대통령은 행동에 따른 결과주의보다는 ‘시작으로부터 맺음까지의 전 과정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쪽으로 인사의 방향을 틀었다. 바로 지난 달 천성관 검찰 총장 내정 자가 국회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낙마한 사례가 이 사실을 말해준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유 장관의 의사와 관계없이 이번 개각에서 유인촌 장관은 배제될 것이 확실하다. 따라서 향후 유인촌 장관의 거취 문제가 우리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실 유인촌 장관은 내년에 있을 지자체장 선거, 특히 서울시장직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역시 이 문제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지만, 당 공천에 확신만 서면 그는 서울시장직에 출마할 것이 틀림없다.

이 점 역시 이번 개각에 유인촌 장관을 경질 대상에 넣는 이유가 아닌가한다. 물론 이것은 나의 짐작이며, 이 대통령의 의중이 무엇인지는 개각의 결과를 지켜보아야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이번 개각은 중폭이 아닌 대폭이 될 것이다. 따라서 유인촌 장관의 경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로써 유 장관은 더 이상 장관직을 수행해야하겠다는 집착을 버리고, 정치인으로서의 새 길을 가기위한 준비에 착수하는 것이 옳아 보인다.

유인촌 장관, 이제 정치인으로서 새 길 갈 준비해야.

앞서 말한 대로 유인촌 장관은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연기할 때와는 달리 투쟁적 전사로서의 용맹성을 보여주었다. 이는 곧 유 장관이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모습을 보여 준 것이지만, 이는 다분히 작위적인 것, 즉 정권적 행보였다.

이제 유 장관은 그 같은 작위에 얽매일 필요 없이, 보다 당당한 정치인으로 거듭나야 한다. 유인촌의 경우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정치인으로서의 자질은 이미 검증을 받은 셈이다. 다만 새로운 길 즉 정치인의 새 길을 어떻게 열 것이며, 정치인으로서 어떤 길을 갈 것인가를 미리 결정해 두는 것이 옳다.

사실 유 장관에게는 이 점이 상당히 부담일 수 있다. 따라서 유 장관은 이 부담을 털어내고 향후 어떻게 정치에 본격 입문하는가가 정치인으로서 유 장관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 한다.

이 외에도 유 장관은 연기자 조직과 정치조직 간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먼저 자각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 사실 유 장관의 경우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앞서 말한 점에 대해 상당한 깨달음을 얻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아울러 유 장관은 행정가로서의 능력 및 자질은 장관직을 수행하는 과정에 이미 검증된 셈이다. 이 같은 경험칙을 고려할 때, 유 장관이 만약 서울시장직에 피선되면, 아주 훌륭하게 직무를 수행할 것이다.

유 장관의 새 길, 서울시장직 보다 국회의원 직이 더 바람직 할 것

하지만 유 장관의 경우 서울시장직 보다는 국회의원 직에 도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이를 통해 정치인으로 거듭나야만 비로소 현재 유 장관이 마음속으로 소망하는 정치 지도자의 반열에 들 수 있다.

사실 유 장관은 취임 초, 미국의 레이건 전 대통령처럼 한국 최초 연기자 출신의 대통령을 꿈꾸었을 것이다. 지금 서울시장직을 염두에 둔 것도 이 점과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유 장관에게는 장관 퇴임 이후 현실 정치 참여 일정을 짜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더 중요하며, 그 첫 순서로 국회의원직 출마를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거처 서울시장직 혹은 대통령 직에 나서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는 유장관의 나이를 고려한 것이며, 유 장관은 국회의원직과 서울시장직을 거친 후 차차차기 대통령 직에 나아가도 늦지 않다.

다만 한 가지 유 장관이 이번 개각에서 유임된다면, 이는 그 만큼 이 대통령으로부터의 유 장관에 대한 신임이 두텁다는 의미이므로 이 기회를 노치지 않았으면 한다. 사실 이후 유 장관이 정치인으로 성공하자면 현재 상태에서 이미 정부와 국민을 위한 일이라면 기꺼이 모든 것을 희생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먼저 보여 줘야 한다. 이로써  유 장관은 대통령과 국민으로부터 더 두터운 신망을 얻게 된다.

2009.8.5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