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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64주년, 우리가 해야 할 일들
광복 64주년, 우리가 해야 할 일들
  • 정 상 편집위원
  • 승인 2009.08.1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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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64주년, 우리가 해야 할 일들

참 귀 막힐 노릇이다. 초등학교만 졸업하면 듣고 보게 되는, 그래서 누가 말하지 않아도 저절로 그 이름을 알게 되는 애국지사로서 역사연구가인 단재 신채호 선생, 그런 선생께서 지난 64년 동안 국적조차 없는 부랑인이었다니, 이 어찌 놀랍고 서러운 일 아니랴. 단재 신채호 선생이 이럴 진대 선생 외에 또 얼마나 많은 애국지사와, 독립투사들이 국적조차 회복하지 못한 채 또 다른 피압박의 서러움 속에 있었을까? 이 일이 이들과 이들의 후손들에게는 참으로 땅을 치고 통곡할 일이다. 이 일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우리 스스로 지난 역사 시기에 대해 얼마나 무관심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1945년 8월 15일 독립과 뒤 이은 미군정기 3년, 연이어 1948년 정부 수립이라는 숨 가쁜 역사 행보를 잇던 시기에는 어쩔 수 없었다지만, 산업화 30년, 민주화 20년 이라는 긴 세월 동안 과연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오로지 먹고사는 문제만을 위해 앞으로만 달린 나머지 미처 뒤돌아 볼 겨를조차 내지 못해 일어난 단순 사고쯤으로 이해하면 되는가? 그리고 ‘불가피했다’고 입만 삐죽 내밀면 될 일인가? 그 동안 국가는 과연 무엇을 했는가? 저들조차 버려놓은 국가가 어이 국가인가? 국가가 국민을 버리다니, 그것도 자신을 위해 희생한 저들을 버렸다면, 이만한 패륜적 범죄 또 없겠다 싶다. 정녕 이러하다면 이후 어느 국민이 국가를 믿고, 또 희생하랴. 아직도 수많은 애국지사 및 독립투사들, 그리고 그 후손들이 역사 음지에 묻힌 채, 양지로 나설 수 있는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국가는 저들을 역사의 음지에서 양지로 드러내 줘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하기야 역사의 음지에 묻혀 신음하는 것들이 어디 저들뿐이랴. 우리는 광복 64주년을 맞아 일제 강점기 동안, 저들이 우리 역사에 가한 침탈행위 내용 모두를 낱낱이 파악하고 되돌려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일들 중 우리가 우선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일이 어떤 것들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그 일들 모두를 하나하나 차근차근 해결해나가야 한다. 역사의 음지에 묻혀 사색이 된 우리의 문화를 우리 스스로 발굴해 내려는 노력은 하지 않은 채, 역사왜곡만을 탓하며 일본에 대해 소리만 질러서야 무슨 의미가 있느냐. 그 어떤 소리든 모든 소리는 시간과 함께 그 흔적조차 남기지 않은 채 이내 공중으로 흩어지고 만다. 따라서 이 같은 소리만으로는 결코 우리의 역사를 올곧게 재정립해 나갈 수가 없다.

비록 늦었다는 생각이 들지만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일제가 수탈해 간 우리 문화의 전모 또한 파악할 수 있는 태스크 포스팀을 구성해 그 내용들을 찾아내고, 설령 반환에까지 이르지는 못할지언정, 그 내용 만이라도 세세히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특히 일제 강점기 36년은 물론이고, 그 이 전 저들이 우리에게서 강탈해 간 물품 중에는 수많은 고서 또한 포함되어 있다. 우리는 그 고서의 전모를 파악하고 연구해나가야 한다.

물론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우선 역사의 음지에 묻혀 신음하는 우리의 애국지사, 독립투사들에 대한 실체파악과 그들 모두에 대해 명예를 회복시키는 일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지난 20여 년 동안 ‘시어른의 독립행적’을 조사했고, 그것을 근거로 수차례 시어른(고 박재선 옹, 독립운동사 하권 경남서부 편 P316, P317 )을 독립운동가로 명예 회복시켜 달라고 국가보훈처에 관련 자료를 제출했지만 아직껏 국가보훈처는 자료가 미비하다는 것을 이유로 독립공자지정을 미루고 있다. 특히 ‘경남서부지방 독립운동(신반시장 독립 만세 사건. 참가한 이들, 고 최영렬 옹, 고 고 황상환, 고 박우백, 등)/의 경우 진주교도서 및 경찰서가 6.25 사변 때 불타 관련 행형 기록이 모두 소실되는 바람에 이들에 대한 행형기록 또한 남아있지 않은 것이 문제이다. 그러나 향토 사학들에 의해 밝혀진 내용이 독립운동사 및 지방 독립운동 기록에 명백히 기록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아시 만세 운동에 가담했던 이들에 대해 그들 중 일부만을 독립유공자로 지정해 예우하고 나머지 절차 등에 소홀한 이들에게 대해서는 독립유공자 지정을 미루는 것에 대해 후손들을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이 외에도 전국 각지 및 해외에서 활동한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현재까지 독립유공자로서 예우받지 못하는 현실을 우리는 이해하기 어렵다.

이와 함께 우리는 일제가 찬탈해 간 고서들에 대한 연구 팀 또한 앞서 말한 대로 즉각 구성해야 한다. 이 외에도 지금 우리는 지난 역사를 재정립하기 위해 해야 할일이 너무 많다. 아무튼 이런 일을 통해 일제 강점기 36년 및 그 이전 이후의 시기에 일어난 일제 침략사의 명암을 옳게 조명해 두어야 한다. 그 일을 행하는 것은 후손인 우리의 책임이자 의무다.

2009.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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