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케이블TV 사업 매각하나

2020-03-31     이순호 기자
출처=현대백화점

[시사브리핑 이순호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계열사인 현대HCN의 케이블TV 사업 매각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유료방송시장 재편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케이블TV 사업을 매각하는 대신, 미래 성장성이 높은 신사업이나 인수·합병(M&A)을 추진해 현대HCN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인 현대HCN은 방송·통신 사업부문을 떼어내 현대퓨처넷(존속법인)과 현대에이치씨엔(신설법인)으로 분할한다.

현대퓨처넷이 분할 신설회사의 주식 100%를 보유하는 단순·물적 분할 방식으로 현대퓨처넷은 상장법인으로 남고, 기존 사명을 사용하게 된 신설 자회사 현대에이치씨엔은 비상장법인이 된다. 분할기일은 오는 11월 1일이다.

이에 따라 현대HCN은 물적 분할과 동시에, 신설 자회사인 현대에이치씨엔과 현대퓨처넷의 100% 자회사인 현대미디어에 대한 지분 매각 등 여러 가지 구조 개선방안 검토에 들어간다.

지분 매각을 추진할 경우 다음달 중 경쟁 입찰 방식을 통해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HCN은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SO 8개를 확보하고 있다.

현대퓨처넷은 ‘디지털 사이니지(공공장소나 상업 공간에 디스플레이 스크린을 설치해 정보·오락·광고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디지털 신기술 미디어 서비스)’와 ‘기업 메시징 서비스(기업이 고객에게 발송하는 안내 및 광고 대량 문자 대행 서비스)’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다.

아울러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미래 성장성이 높은 분야나 유통, 패션, 리빙, 인테리어 등 그룹의 기존 사업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최근 시장 구도가 통신사업자 위주로 급속히 재편되는 등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방송·통신 사업 부문 분할 및 매각 추진을 검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 유료 방송시장 구조 개편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동시에 미래 성장성이 높은 신사업 진출로 안정적인 성장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려는 의도”라고 전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분 매각이 성사되면 현대HCN이 보유한 4000억원 가까운 현금에 매각 대금까지 활용해 성장성 있는 신사업이나 대형 M&A를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다만 매각 절차에 들어가더라도 정부 인허가 문제로 매각이 불허되거나 지연될 경우, 또는 매각 조건이 주주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매각을 철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