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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기숙사 화재, '인재(人災)'가 불렀다
서울대 기숙사 화재, '인재(人災)'가 불렀다
  • 이영선 기자
  • 승인 2022.02.13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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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학생 익명 제보 및 학교 측 제공 화재 시 대피 요령./출처=서울대 익명 커뮤니티 화재 관련 게시글, 교육부
서울대 학생 익명 제보 및 학교 측 제공 화재 시 대피 요령./출처=서울대 익명 커뮤니티 화재 관련 게시글, 교육부

[시사브리핑 이영선 기자] 지난달 서울대학교 기숙사에서 발생한 화재와 관련해 화재 대피훈련 미흡·소방시설 불량 등 서울대의 화재시 안전 대비가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국회 교육위원회 조명희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1월까지 서울대 학생생활관(기숙사)에서 진행된 총 7차례의 화재대피훈련의 평균 참여율은 27%에 그쳤다.

2020년도 상반기에는 화재대피훈련을 실시하지도 않았다. '공공기관의 소방안전관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국공립학교 등 공공기관은 연 2회 이상 소방훈련과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최근 2년간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화재대피훈련이 원격교육시스템 또는 유튜브 영상 시청 등으로 대체됐는데, 이마저도 참여율은 30%를 채 넘기지 못했다.

화재 발생 7개월 전 불량 판정을 받은 소방시설이 방치되기도 했다. 서울대는 지난해 6월 이뤄진 소방시설 기능점검에서 소화설비, 경보설비, 피난구조설비 등 불량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화재 발생 한 달 전인 같은해 12월 기능점검에서도 또 다시 지적됐다.

실제로 지난달 16일 서울대 기숙사 1층 비품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학생들은 "화재경보기와 대피유도등이 작동하지 않아 대피에 어려움을 겪었다" "문자 공지 역시 화재 발생 신고 후 30분이나 지난 뒤에야 받을 수 있었다" "화재 대피 메뉴얼이라고는 '화재 시 대피 요령'이라며 제공된 보여주기식 포스터 한 장이 전부였다"라고 밝혔다.

당시 화재로 총 100여명이 현장에서 대피하고, 16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에 이송됐다. 한편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최근 발생한 대학교 기숙사 화재와 관련해 시내 학교 기숙사 121곳을 대상으로 소방특별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조명희 의원은 "이번 화재 사건은 이전에 발생한 다수의 화재에도 불구하고 미흡한 화재대피훈련, 무방비한 시설 방치, 부실한 화재 대응 메뉴얼 등 서울대의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인재'(人災)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어 "화재안전점검은 학생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교육부 역시 각별한 관리와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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