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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교육으로 학생,학부모 국가 파멸 위기
경쟁 교육으로 학생,학부모 국가 파멸 위기
  • 이흥섭 기자
  • 승인 2009.03.12 2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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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등 2천여 단체 '2009 교육선언' 통해 대안 만든다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시사브리핑/이흥섭 기자]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12일 경쟁에서 협동으로, 차별에서 지원으로라는 슬건을 내걸고 교육 관련 시민단체 등 모두 283개 단체 소속 회원 2,721명이 참가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2009 교육 선언을 선포했다.

전교조의 이날 선언은 현재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에 대한 자기비판으로부터 시작해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을 보다 심도 있게 비판하면서 대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전교조는 먼저 “우리 교육은 경쟁을 부추기며 모든 아이들을 이기심과 탐욕의 노예로 만드는 잘못된 교육관과 교육정책으로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고, 무책임한 시장의 논리를 쫓아가는 교육정책과 교과서와 교육과정, 학교운영 시스템 모두가 일제 강점기의 낡은 굴레를 벗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교육적 가치와 소신을 지키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또, “우리는 언제까지 아이들을 죽음의 경쟁으로 내모는 교육을 지금처럼 끌고나갈 것인가. 최근 불거진 일제고사 성적 조작 파문은 국가가 과도하게 주도하는 교육 경쟁이 얼마나 졸속이며, 무모한 것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가 경쟁 위주의 정책이 안고 있는 해악의 일면에 지나지 않는다”며 현 정부의 교육 정책이 과도한 경쟁을 부추긴 결과물의 일부로 규정 했다.

이들 단체들은 “‘자율’과 ‘책임’이라는 허명 아래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15공교육파괴조치, 자율형사립고, 일제고사, 3불폐지, 국제중학교, 영어몰입교육, 역사교과서 왜곡, 일제고사 관련 교사 파면‧해임은 그 전개와 결말이 어떠하리라는 점이 너무나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미 충분히 경쟁적인 체제 위에 기반하고 있는 현재의 교육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정책을 무분별하게 도입하는 것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처지를 더욱 위험한 경쟁의 벼랑 끝으로 몰고 가는 위협적인 조처일 뿐 아니라 정부가 기대하고 있는 긍정적 실효성조차 담보하기 어려운 결과를 빚어내 정권의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 명백하고, 20조 9천억 원이라는 거대한 규모의 사교육비는 미래의 교육을 질곡으로 이끌게 하는 독약과도 같다”며 정부의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상상력과 비전, 새로운 가능성을 위한 실천 전략을 가꾸어나가기 위해 다음과 같이 5가지를 요구했다.

▲헌법 제3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되어 있다. 교육은 대한민국 국민의 기본권이다. 양질의 공교육을 국가가 책임져야 하며 국민 누구나가 언제 어디서든 차별받지 않고 평등하게 양질의 공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장애아동과 빈곤아동의 교육권도 확보해야 한다.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보장되어야한다. 교육은 개인의 지식과 능력을 배양하는 동시에 사회발전을 돕는 중요한 집단적 재화이다. 교육을 통해 민주적인 가치를 확산시킬 수 있도록 국가는 노력해야 한다.

▲교사는 학교교육의 전문가이다. 학생 개개인을 위한 교육적 처방을 할 수 있는 전문적 능력의 소유자가 양성 임용될 수 있도록 국가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학교는 국가 통제시스템에서 벗어나 교육과 관련된 모든 권한이 학교 현장으로 대폭 위임되어야 하며, 교사에게 교육과정 운영권과 평가권을 돌려주어야한다.

▲교육행정 체제는 관료적인 틀에서 벗어나 현장을 지원하는 체제, 협동적 행정 체제로 개선해야 한다.

끝으로 이들 단체는 “학교는 시장이, 교육은 상품이 될 수 없다”며 “이명박 정부가 교육의 근본적 가치와 철학을 되찾아 ‘경쟁에서 협동으로’, ‘차별에서 지원으로’ ‘자본에서 인간으로’ 교육정책의 방향을 180도 수정할 것을 요구”하고 “미래를 향해 가는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낡은 과거의 틀 속에 가두려 하는 교육정책과 교육현실을 뛰어넘기 위한 새로운 성찰과 모색을 위해 우리 교육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대안을 설계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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