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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의 정치수상: 내우외환(內憂外患), 미국의 새로운 요구와 피의 역사
정상의 정치수상: 내우외환(內憂外患), 미국의 새로운 요구와 피의 역사
  • 정 상 편집위원
  • 승인 2009.10.20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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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가 겉으로는 매우 평온해 보인다. 하지만 물 밑에서는 암투에 가까운 치열한 외교전이 한창 진행 중인 모양이다. 지금까지 국제관계를 이끌어온 주요 관심사는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간회의 소위 6자 화담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6자 화담이 진행되는 가운데 북한은 이미 두 차례나 핵실험을 강행했고, 이 때마다 유엔은 안보리를 열어 대 북한 제제 안을 의결했다. 그 때 마다 북한은 그것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 같은 북한의 반발에 대해 국제사회는 마땅한 대응책을 내어놓지 못한 채 어중쩡한 자세만을 취하고 있다. 6자 상호 간 특히 미중이 서로 눈치만 살피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북한 당국은 지속적으로 ‘통미봉남’ 즉 대미유화의 몸짓과 함께 북미 간 직접 대화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늘 신통치 않다. 이 때 마다 미국은 ‘남한과의 관계개선이 우선’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곤 한다. 이러한 미국의 태도 역시 마땅한 구실을 찾지 못한 데에서 온다. 사실 미국은 미북한 양자 직접 회담을 통해 소기의 성과를 내더라도 중국, 혹은 러시아와의 최종 조율이 불가피함으로 이를 적극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이러한 가운데 2008년 2월 새로이 집권한 남한의 이명박 정부는 지난 10년 동안 두 정부가 전개해 온 대 대북포용정책, 즉 햇볕정책을 포기하고 ‘비핵- 개방 3,000, 즉 선 북한 핵 문제 해결, 후 남북 관계 개선’이라는 정책적 목표 아래 남북한 대결구도를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남한의 태도에 대해 북한 역시 군부를 앞세워 더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남한에 정권이 교체된 다음 해 미국 역시 공화당 정부에서 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끄는 민주당 정부로 정권 교체가 있었다. 이처럼 양국에서 정권이 교체되었다는 것은 곧 정부의 성격 또한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써 양국은 그 동안 전개했던 북한 핵 문제 해법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외교정책 전반에 대해 전환을 꾀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남한의 이명박 정부와 미국 오바마 정부 간에 대북정책을 포함한 외교정책 전반에 걸쳐서 그 스텐스에 일정부문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두 정부는 정부성격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정부는 진보 개혁적 성향을 보이는 반면에 남한의 이명박 정부는 비록 최근 국정운영기조를 일부 전환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보수정부로서의 색깔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부 성격 차이는 종래 제아무리 한미간 소통을 강화하더라도 정책 스탠스에 있어서, 앞서 지적한 것처럼, 미묘한 차이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한편 이 같은 정책 스탠스의 차이는 종래 양국 정부 간 갈등으로 언제든지 비화될 수 있으며, 이미 그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즉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의 한국, 일본, 슬로바키아 순방을 앞두고 청와대와 미 국방부 간에 미묘한 대립 즉 신경전이 나타나고 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청와대는 이 사실을 부인하는 한편 의사전달 과정에 ‘잘못(Misunderstanding, 오해)’이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국가 간 특히 한미 간에 이루어지는 외교 전래에 비추어 이 같은 오해는 일어나서도 안 되며 또한 상시적으로 일어나는 일도 아니다. 따라서 앞서 지적한 점은 두 정부 간에 대북 핵문제 해법을 놓고 모종의 갈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만일 이처럼 북한 핵 문제 해법을 놓고 한미 간에 모종의 갈등이 배태되어 있다면 이는 분명 외환(外患)을 부를 개연성이 그 만큼 크다. 사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달 개최되었던 세계기후협약을 위한 유엔 환경정상 회담에 참석해 연설한 내용 중 북한 핵 문제를 일괄 타결하는 방식 즉 ‘그랜드 바긴(Grand Bargain)’안을 제시했고, 이후 이에 대해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 장관은 그 같은 말을 듣지 못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점은 북한 핵 문제에 대한 해법과 관련해 한미간 공조에 상당부분 균열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렇다면 이명박 정부가 제시한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그랜드 바긴(Grand Bargain) 방식은 미국으로서는 결코 수용할 수 없는 방안인 셈이다.


따라서 이 방식을 놓고 한일, 한중, 한중일 3자 정상회담에서 이에 대한 이해를 구한 이명박 대통령의 외교행보에 대해 미국이 매우 못마땅해 하고 있으며, 이 점에 대해 미국이 반발하고 있는 것, 즉 한국이 북한 핵 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행사하려는 것 자체에 대해 못마땅해 하고 있는 셈이다. 한미 간의 이 같은 갈등은 이후 북한 핵 문제의 해결 방안이 매우 꼬일 수 있으며, 한국의 의도와는 아주 다른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될 공산이 매우 커졌다. 이렇게 되면 이 문제와 관련해 이후 우리정부의 입장이 매우 난처해진다. 


한편 북한 핵 문제 해법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불행하게도 남한에서는 올해 진보세력을 이끌던 두 전직 대통령이 서거하는, 즉 진보세력 지도부에 공백이 발생했다. 이는 이들 세력이 이합집산 하는 과정에 사회적 대 충돌을 불러 올 수 있으며, 그것은 종래 이명박 정권의 타도라는 목표 아래 이루어 질 공산이 매우 크다. 아직 표면적으로는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물 밑에서는 제 3의 집단에 의해 이미 이를 위한 모종의 일들이 진행될 수 있으며, 여기에 북한의 공작이 개입될 소지가 충분하다. 북한정권이 어떤 정권인데 이 같은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겠는가?


미확인 첩보이기는 하지만 한 대미 소식통은 이미 “목포- 신안 앞바다에 북한 잠수정이 드나들고 있다”고 전한다. 이는 이 지역에 그들의 본거지가 설치되어 있으며, 특정 시기에 이 지역에서 남한 사회를 큰 혼란에 빠뜨리는 모종의 초대형 사건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한다(참고, 이는 미국에 거주하는 한 인이 오늘 아침 전화로 전한 말로 그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음을 명확히 해둔다. 사실 나는 이 점을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않으며, 또한 그럴 능력도 없다. 다만 항간에 이런 식의 소문이 있었다는 점은 확인했다).


향후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이로써 남한 사회는 매우 큰 혼란, 즉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위기에 직면한다. 최근 북한은 이명박 정부 집권 이후 그 동안의 대남 강경초지를 철회하는 등 유화책을 내보이고 있다.


그 동안 중단되었던 남북이산가족 상봉을 재개했고, 개성공단 출입제한을 또한 해제했다. 이외에도 최근에는 임진강 범람으로 인한 인사 사건과 관련해 남한이 제의한 임진강 사고 방지를 위한 남북한 실무자간 대화 및 남북적십자 회담을 북한 당국은 즉각 수용했다. 이후 인진강 수해 방지를 위한 남북 실무자 회의에서 북한은 황강 댐 방류 사건과 관련해 “유가족에 대한 조의를 표명하는 것”과 함께 “더 큰 위험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하고, 남북적십자 회담에서는 남측이 인도적 대북지원에 나서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그 동안 북한이 보인 행태로 보아 이 같은 북한의 유화책은 이례적이다. 이를 입증하기라도 하듯 이러한 대화가 진행된 다음 날 곧바로 북한해군사령부는 “지난 달 15일 이후 남한의 해군함선들이 자신들의 영해를 자주 침범하고 있다”면서 “이를 추호도 용서치 않을 것이며, 결코 보고만 있지 않을 것”임을 천명하고 있다. 이런 점에 비추어 지금 북한은 남한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 정치적인 면과 군사/안보적인 면을 분리해 대응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결국 최근 북한이 남한 정부에 대해 취하고 있는 유화책은 다분히 표면적 행동이며, 그 이면에는 특정의 마각을 숨기고 있는 것으로 진단할 수 있다.


사실 이러한 반한도 내부 문제와 함께 한반도를 새로운 위기로 몰고 갈 새로운 변수는 미국 내부의 문제 즉 미국이 처한 경제적 현실이다. 미국이 현재 처한 경제적 현실은 이후 미국이 생산하는 방산물자를 상당부분 소화하지 못하면, 미국은 현재의 경제위기에서 결코 벗어나기 어렵다. 미국은 지금 미국 산 방산물자의 소비처를 반드시 찾아야 한다. 그 대상이 한국일 수 있으며, 한반도가 위험지역으로 끝내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가능성이 이로써 충분한 셈이다. 특히 과거 ‘에치슨 라인’처럼 미국은 손쉽게 북한의 오판을 부를 수 있다.


지금 내가 경계하는 것은 바로 앞서 말한 북한의 오판이다. 물론 앞서 말한 대로 북한의 오판을 추동하는 것은 바로 미국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북한 핵 문제 해법을 놓고 한미 간에 불협화음을 내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지금 세계는 분명 강력한 평화의 시기를 맞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경제위기로 인한 물밑 대결이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다. 미 달러화의 가치 곧 미 달러화의 국제적 지위를 지켜내야 하는 미국과 그것을 부정하고자 하는 세력 간에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 점은 분명 자칫 세계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기는, 즉 최후의 위기를 촉발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한국정부는 이 점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 미국은 당면 문제 즉 대내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보다 손쉬운 방법을 강구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이용 혹은 활용할 수 곳이 바로 북한이다. 현재로서는 미국과 북한 간의 공조를 상상하기 어려우나 이 일은 언제든지 현실이 될 수 있다. 이 때 일어날 수 있는 한반도 상황을 한국정부는 반드시 가정해야 한다.


지금 한국은 역사상 유례없는 평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는 이 평화가 매우 불안정한 평화라는 사실을 잊고 있다. 북한은 반드시 이 점을 노리기 마련이다. 최근 북한이 자주 단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에 나서는 것과 한국의 평화는 분명 특정의 상 관계를 맺고 있다.


이를 억지하고 있는 것이 미중러일의 균형이지만, 이 균형은 언제든지 깨어질 수 있다. 어쩌면 지금 미국은 이 균형이 깨어지기를 바랄 수도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은 한국에 대해 새로운 요구를 해올 수도 있으며, 그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미국은 기존의 대 한반도 정책을 철회할 수도 있다. 이것은 어지까지나 현재까지는 가정이지만 가까운 장래에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반드시 상기해야 한다. 이것이 역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역사는 스스로의 진전을 위해 인류로 하여금 반드시 피를 헌납하도록 요구했다.


2009.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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