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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먹은 아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가슴은 새 가슴이었다.
겁먹은 아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가슴은 새 가슴이었다.
  • 정 상 편집위원
  • 승인 2009.11.19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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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럭 오바마 미 대통령이 첫 아시아 순방에 나섰다. 일본, 중국을 거처 어제 방한(訪韓)했다. 아시아 순방길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보인 정치/외교적 행동들을 찬찬히 뜯어볼 때, 오바마 대통령의 가슴은 지나치리만큼 따뜻한 것 같다. 그의 연설은 듣기에 아름다울지 몰라도,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보이고 있는 정치 혹은 외교적 태도는 마치 순진한 미소년의 모습이다.

이로 인해 그의 국제 정치/ 외교적 행보는 냉엄한 국제질서를 이끌 세계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에는 매우 부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 방문 시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 천황과 인사를 나누는 장면을 본 이들은 하나같이 나처럼 말할 것이다. 그런 그의 인사법은로 세계 최강국의 지위가 꺾이고 있는 미국의 현재적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하여 그의 일본천황에 대한 인사는 예의 수준을 넘는 것으로서, 보는 이로 하여금 씁쓸한 입맛을 다시게 한다.

중국 방문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해야 할 말조차 다하지 못했다. 중국은 언론 통제국가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의당히 그에 상응하는 전략을 가지고 중국을 방문해야 했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데통령 일행은 그렇지 못했다.

지금 미국은 중국에 대해 많은 말을 해야만 한다. 먼저 현재의 정치체제에 대한 비판과 함께 중국민들에 대한 자유와 인권, 그리고 소수민족에 대한 보호와 독립보장 등을 구체적으로 말해야만 했다.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은 고작 티벳이 중국에 속해있다고만 말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뒤에 다시 한 번 이야기 하려 한다.

이 외에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당면한 미국경제 현안과 세계경제 현안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보다 강도 높게 지적해야만 했다. 특히 현재 가장 시급한 현안인 미 중간 무역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위안화 절상 문제, 곧 상대적으로 저 평가되어 있는 위안 화에 대해 평가 절상을 요구하는 등 중국에 대해 공세적 태도를 취해야 맞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사실 글로벌 금융경제 위기가 미국에서 발생했지만, 그 근저에는 미국 경제의 대 중국 무역 불균형이 자리하고 있다. 이 점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이해는 한 참 부족해 보인다. 지금 중국은 넘치는 달러로 국제상품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주역의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미국은 중국이 보유한 미국국채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참담한 지경이라는 점 또한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어쩌면 이로 인해 미국의 세계에 대한 헤게모니를 상당부분 중국에 넘겨야 할 상황에 직면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북한 핵 문제에 대한 해법의 가닥을 6자 회담에 틀에 묶어 두어야만 하는 미국의 처지가 이 점을 강하게 시사한다. 아무튼 중국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 핵 문제와 이란 핵 문제에 대해서도 말을 하긴 했다.

그러나 그 같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말이 중국 언론에 어떻게 소개되고 있는 지 미국 외무부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던 듯 하다. 이번 아시아 순방에 나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 일행은 정말 무지랭이 외교사절들이라고 하는 편이 더 나을 듯 하다.

이것까지는 그렇다 치자. 오바마는 왜 ‘티벳이 중국에 속해 있다’고 한 것일까? 그 말이 부를 파장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닐 터이다. 그렇다면 오바마 대통령의 그 말은 티벳에 대해 더는 지원하지 않겠다는 뜻 아닌가? 이번 티벳과 관련한 오바마의 말은 독립을 열망하는 많은 티벳인들에게 매우 커다란 실망을 안겨주었을 것이다. 아마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에 티벳을 선물함으로써 중국 역시 위안화 평가절상이라는 미국의 요구를,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저 들어 줄 것으로 여겼던 모양이다. 이런 머저리 같은 외교 행보가 또 있다는 말인가? 이러한 오바마 대통령의 국제정치 혹은 외교적 행동은 나약한 미국과 고개 숙인 대통령임을 그 스스로 자인 한 것과 다름없다.

이로써 이후 중국의 국제정치 무대 혹은 외교행보에 있어서 더욱더 강경한 태도를 취할 것이다. 특히 미국에 대해 경제적으로는 말할 것도 없고, 정치/군사적으로도 대등하다는 점을 매우, 그리고 자주 강하게 강조할 것이다.

사실 현재 미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중국의 미래를 옳게 바라보고, 중국이 세계 최강국으로 성장하는 것을 막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왜냐하면 지금 시점이 아니면 더 이상 미국은 세계패권자로서 중국과 상대할 수 없다. 이는 곧 세계의 자유주의 확산에 대한 포기이다. 미국이 자본주의와 자유주의를 보다 확고하게 세계에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현 중국의 공산체제가 정당하지 않다는 것을 강하게 보여줘야 한다. 그러자면 미국으로서는 더 이상 중국이 발전하는 것을 두고 보아서는 안 된다.
지금이 중국의 발전을 주저앉힐 마지막 기회이다. 이런 상태로 향후 몇 년이 더 지나면 중국의 GDP가 미국 수준에 이르고, 군사비 또한 크게 확장되어 미국은 의도하지 않은 일이지만 중국에게 세계패권을 자동적으로 내줘야 하는 불행한 사태의 시기를 맞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분열 정책의 중심적 역할을 할 티벳을 오바마 대통령은 아예 중국에 속한 것으로 간주함으로서 이제는 더는 그 길, 즉 중국분열 정책을 구사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어쩌면 티벳과 관련한 오바마의 발언은 중국분열의 싹을 아예 싹뚝 잘라버린 일로서, 세계사에 여간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편 방한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과연 한국에 대해 무슨 말을 할까? 아프칸 파병문제는 이미 그 방침이 정해진 만큼 미국으로서도 한국에 대해 더 이상 말할 것이 없을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에 대해 어떤 선물을 주고, 무엇을 요구할지 곧 드러나겠지만 자못 궁금하다. 현안인 북한 핵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한 공조강화나 의회비준을 앞두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 협정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는 것이 고작일 수 있다.

이로부터 굳이 한 발 더 나아간다면 칭찬인지 요구인지 정확히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주요 20개국 의장국인 한국의 세계적 역할에 대해 또 한번 강조하지 않을까 한다. 사실 지금 한미 간에는 커다란 외교 현안이 별로 없다. 자연히 미국에 대해 한국이 요구할 것 또한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미 의회의 빠른 인준 요구가 그 전부일 것이다.

아무튼 이번 아시아 순방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내 보인 그의 가슴은 바로 ‘새 가슴’이었다.

2009.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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