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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인터뷰]민청학년 사건 다룬 '유신의 미학'의 김노경 감독
[기획인터뷰]민청학년 사건 다룬 '유신의 미학'의 김노경 감독
  • 이우철 기자
  • 승인 2017.02.17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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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현대사에 가장 아픈 기억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세월호"

유신의 미학으로 대뷰한 영화감독 김노경
[시사브리핑 이우철 기자]2014년 가을, ‘유신의 미학’이라는 저예산 영화가 잠시나마 이목을 끌었다. 무명 감독의 상업 장편영화 데뷔작이었고, 배우들도 무명이었음에도 공식시사회부터 만만찮은 화제를 모았다. 예상치를 웃도는 사람들이 찾아주었고, 평점도 기대 이상이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소리소문 없이 개봉관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시사브리핑은 올 3월, 2번째 작품 ‘오더’로 관객들을 찾아가는 김노경 감독을 만나 지난 이야기와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들을 들어 보았다. [편집자 주]

Q. 요즘 언더 영화계의 가장 주목받는 시선이라 할 수 있는 김노경감독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A. 네 반갑습니다.

Q. 2014년도 후반 “유신의 미학” 이란 장편 영화로 ‘입봉’하셨습니다. 한마디로 영화계의 주목을 받으셨는데요, 당시 공식시사회(서울극장)에서 무명감독과 무명배우들의 작품이라는 편견을 깨고 210석 극장에 430여명을 모여들게 하는 파란을 보여주셨습니다.
A. 생각지도 못했던 감사한 일이였습니다.

Q. 일반적인 영화계의 관행? 상식? 이런 면에 비춰보자면 시사회 반응에 따라 개봉관이 늘어나면서 순항을 하는 게 정석입니다. 그런데 바로 다운로드시장으로 영화가 내려갔습니다. 무슨 곡절이었을까요?
A. 음...(한참 뜸을 들이다가) 제가 영화계에 첫발을 디디는 입장에서 영화산업계통을 파악하는데 부족함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자면 배급루트라든가, 홍보 등에 관련된 부문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진짜 그게 다입니까? (웃음)
A. 구구절절한 사연은 지난일이기 때문에 덮겠습니다만(웃음), 영화 제목이 많은 걸 의미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민청학련을 다룬 ‘유신의 미학’...

Q. 좀 더 툭 터놓고 말씀해 주시죠.
A. 당시 개봉관이었던 서울극장 관계자 분들, 영진위 분들 모두 저를 위해, 아니 ‘유신의 미학’이라는 영화를 위해 진심으로 애써 주셨습니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영화가 관객들의 평가를 제대로 받을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묻혔던 거죠. 자식을 낳아 제대로 이름 불러 주지도 못한 채 여읜 심정이라고나 할까요. 그때 저를 위해 애쓰고, 마음 아파해 주신 분들게 지금도 마음의 빚이 큽니다. 여기까지만 말씀 드리겠습니다.

Q. 좋습니다. 3월에 “오더” 라는 작품 개봉을 앞두고 계시지요?
이번작품은 어떠한 내용입니까?

A. 정치적 야망을 지닌 친일파의 후손을 소재로 한 재미있는 코미디입니다.
오는 3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김노경 감독의 “오더”

Q. “유신의 미학”, “오더” 두 작품 다 소재는 다르지만 의식이 강한 영화로 보이는데, 이거 감독님의 성향이라고 봐도 될까요?
A. 노골적으로 물어보셔도 됩니다.

Q. 네. 정치적 성향.
A. (웃음) 한마디로 아닙니다. 저는 그저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글로 쓸 뿐입니다. 정치적 성향을 가지고 작업에 임했다면 좀 더 지혜롭게, 약삭빠르게 했겠지요.

Q. 지혜롭다고 하는 것은?
A. 예를 들자면 ‘유신의 미학’을 2014년도에 내놓지 않았겠지요.

Q. 그런데 이번에도 저 위에 계신, 현 정부에서 문화정책 하는 분들이 보시기에 좀 그렇더라... 이럴 만한 소재의 영화인데요?
A. 영화는 대중 예술이잖아요. 대중을, 관객을 따라가며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해야지, 제가 뭐 배달의 기수나 대한뉴스 만드는 사람이 아니니까요. 비판보다는 저 하고픈 이야기를 한다는 면이 강합니다. 하고픈 게 그런 쪽일 뿐입니다.

Q. 알겠습니다. 연극계에 오래계셨지요?
A. 오래라고 하면 선배님들이 계신 관계로 어폐가 있고요. 제가 배우로 공연에 첫 발을 디디면서 임하게 된 시간을 돌아보면 20년 됐고 극단을 꾸려서(극단 홍사) 출발한지는 올 해가 딱 10년째인 것 같습니다.

Q. 여건이 되시면 공연도 염두에 두고 계십니까?
A. 물론입니다. 여건이 되면 공연과 영화를 병행 할 생각입니다. 제가 연출하는 작품에 배우로도 참여하고 있고요.

Q. 사실 오늘 인터뷰를 하게 된 계기가, 지금 기획하고 있는 영화가 심상치 않다는 소식이 있어서입니다. 어떤 영화 입니까?
A. 꼭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생겨서 준비 중입니다.
우리 현대사에 가장 아픈 기억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세월호라고 생각합니다. 배가 왜 침몰했는지에 대해선 지금도 많은 분들이 과학적 토대위에서 연구 중일 것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2014. 4.16일 이전의 모습, 즉 2013년도 후반부터 2014. 4.16일까지의 모습을 상상해서 재구성하고 싶은 것입니다.

Q. 상상이라고 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A. 예. 추리를 한번 해 보는 것입니다. 영화제목도 추리입니다.
물론 영화는 허구입니다. 저는 이 픽션을 통해서 다시는 이러한 사건이 벌어지지 않도록, 또한 늘 경계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Q. 물론 이번에도 정치적의도와 성향은?
A. 없습니다.

Q. 네. 알겠습니다. 곧 3월초면 “오더” 개봉이시지요?
A. 네.

Q. 개봉과 흥행에 순항하시구요. 감독님 작품 늘 응원하고 기대 하겠습니다.
A.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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