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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서울독립영화제] 쉬빙 감독의 '잠자리의 눈'
[리뷰/서울독립영화제] 쉬빙 감독의 '잠자리의 눈'
  • 박병우 기자
  • 승인 2017.12.07 2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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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기록되고 감시되는 삶

[시사브리핑 박병우 기자]

중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명성을 높이고 있는 설치미술가 쉬빙은 2013년부터 CCTV 영상을 활용한 영화를 만드려 했었지만 현실적인 벽에 부딪힌다. 그러던 중 2015년 클라우드 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CCTV 영상들을 추출할 수 있게 되자 중국 전역에 설치된 감시카메라 영상들을 활용해 영화를 만든다.

 

쉬빙의 첫 장편영화 '잠자리의 눈'은 하루에 평균 300여번 가까이 CCTV에 노출되는 현대인들의 일상을 들여다 본다. CCTV의 카메라들-교통 카메라와 경비 카메라, 웹캠 등-에서의 영상을 통해 허구의 이야기를 완성해 낸다.

 

CCTV 영상들만으로 만들어진 '잠자리의 눈'은  '파운드 푸티지(기존 영상들을 작가 의도대로 편집하여 만든 영상작품)' 영화라 하겠다.

2013년도에 TV에서 치안관련 CCTV 영상을 보다가 영상에 매료되게 된다. 그 이유는 바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찍힌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해서 자연스러운 행동이 나오기 때문이었다. 지루할 것을 우려한 감독은 더빙으로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를 씌워 넣었다.

어느 산의 절에서 수행하던 젊은 여성은 세속적으로 변해버린 절을 떠나 목장에 취직하게 되고 자신에게 귀찮게 하던 남성으로 인해 미모가 세상을 사는데 있어 중요한 점임을 깨닫고 전신성형수술을 통해 새로운 삶을 꿈꾸게 된다.

 

▲ 쉬빙 감독의 영화 '잠자리의 눈'

영화는 두 남녀의 모습만이 아니라 일상적인 각양각색의 곳에서 우리의 삶이 실시간 CCTV에 기록되고 있으며 감시되고 있고 여러가지 상황과 사건들을 통해 충격적으로 다가 온다.

끊임없이 기록되고 통제되고 관음적인 요소들 속에서 어느 것이 진짜이고 가짜인지, 공익을 위한 것인지, 정의를 위해서여야 하는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딜레마처럼 느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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