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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무현 前 대통령 '봉하마을 집'일반에 공개한다
故 노무현 前 대통령 '봉하마을 집'일반에 공개한다
  • 이흥섭 기자
  • 승인 2018.04.26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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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오는 5월 1일부터
▲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전에 사용했던 봉하마을 집 내부 서재
[시사브리핑 이흥섭 기자]노무현재단은 오는 5월 1일부터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대통령의집’을 시민들에게 정식개방 한다고 밝혔다.

재단이 노 전 대통령의 집을 공개키로 한 것은 고 노 전 대통령의 유지에 따른 것으로 노 전 대통령은 평소 “이 집은 내가 살다가 언젠가는 국민들에게 돌려주어야 할 집”이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뜻에 따른 것이다.

노무현대통령의집은 노무현 대통령이 2008년 2월 25일 퇴임 이후 2009년 서거 전까지 생활하던 공간으로 지상 1층 지하 1층 규모로 생태건축의 대가 고(故) 정기용 건축가가 흙, 나무 등 자연재료를 사용해 설계했으며 주변 산세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지붕을 낮고 평평하게 지어 ‘지붕 낮은 집’으로도 불린다.

노무현대통령의집은 홈페이지에 접속해 사전 예약과 현장접수를 통해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회당 관람인원은 25명으로(온라인 예약 15명, 현장접수 10명) 약 45분간 전문 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각 공간을 둘러보게 된다.

평일(수-금) 하루 5차례(오전 10시, 11시, 오후 1시30분, 2시30분, 3시30분), 주말(토-일)은 오후 4시30분이 추가되어 하루 6차례 관람할 수 있다. 정기 휴관일은 매년 5월 23일, 양·음력설과 추석 당일, 그리고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이다.


노무현대통령의집 구성 공간
<기본현황>
o 주소 : 김해시 진영읍 봉하로 135 (본산리 30-6)
o 규모 : 지하 1층, 지상 1층
o 설계 : 故정기용 건축가
o 특징 : 외관상 하나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으나 가족들이 생활했던 개인소유 구역과 경호원들이 근무했던 국가소유 구역으로 구분되어 있음


□ 구상, 설계 그리고 공간구성

노무현 대통령은 퇴임 이후의 생활을 계획하면서 귀향을 결심하였다. 그 배경에는 평소 국정철학이었던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그리고 재임시절에 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했던 것, 생태계가 살아 있는 아름답고 잘 사는 농촌을 만들고 그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사는 것에 대한 꿈이 있었다. 그 꿈을 고향으로 돌아와 실현해 보고자 했다.

부산 근처 경남 일대의 은퇴자 마을 카탈로그를 구해보면서 살 곳을 찾았다. 여러 곳을 봤지만 선뜻 결정하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2006년 3월 나이지리아를 방문했을 때 아내가 봉하로 가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듣고 보니 고향을 두고 뭐 하러 다른 곳을 찾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귀국해서 귀향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고 자란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중략)... 내가 고향에 돌아가 사는 것이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국민 통합을 이루는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노무현 자서전 ‘운명이다’ 中)

귀향을 결정하고 난 후 곧바로 집에 대한 구상을 시작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느리게 살고’, ‘적게 쓰고’, ‘부끄럼 타는 집’을 계획했는데 이러한 생각은 설계에도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사람 사는 집이 자연을 거슬러 우뚝 서 있기보다 산세와 굴곡 등 자연의 선을 따라 주변 자연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지붕이 낮은 집을 원하였다.

노무현대통령의집은 건축가 고 정기용 선생이 설계한 것이다. 건축소재는 흙, 나무 등 자연재료를 사용하였다. 우리 전통 가옥 양식인 채 나눔을 차용해 안채, 사랑채, 서재 등 공간들이 분리, 설계되어 있다. 한 공간에서 다른 공간으로 가기 위해서 모두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와야하기 때문에 사실 생활하기에는 불편한 구조이다.

하지만 밖으로 나와 경치를 보고, 바람을 쐬고, 새소리를 듣는 등 자연과 마주하는 것이 시골생활에 적합한 방식이라는 건축가의 의도가 향후 이 집을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뜻에도 부합하여 생활에는 다소 불편하지만 향후 관람, 전시 등 다른 용도로 사용되기에 적절한 구조가 탄생하게 되었다.

노무현대통령의집은 외관상 하나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생활했던 개인 소유 구역과 경호원들이 근무하는 국가 소유 구역으로 구분 되어 있다.

□ 사랑채

사랑채는 노무현 대통령이 손님을 맞이하고 가족이나 보좌진들과 함께 식사를 하시기도 했던 장소이다. 정남(正南) 방향으로 지어져 인공조명 없이도 충분히 밝으며, 자연 채광으로 겨울철에도 충분한 난방효과가 있도록 설계되었다. 동쪽이 높고 서쪽이 낮은 천장 설계 역시 채광효과를 높이고, 시선을 확장시켜 풍광을 더욱 잘 볼 수 있게 디자인되었다.

사랑채 동쪽에는 네 쪽 병풍 느낌을 갖게 디자인된 창을 통해 사자바위 등 봉화산의 풍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남쪽 벽면에 액자로 걸려있는 ‘사람 사는 세상’은 故신영복 선생의 글씨이다.

□ 안채

안채는 여러 공간 중에 대통령 내외의 유일한 개인적 생활공간으로, 거실과 침실로 구분되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주로 이곳에서 개인작업을 하였다. 민주주의 토론 사이트인 ‘민주주의 2.0’을 직접 만들어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고, 직접 글을 올려 토론하는 등 시민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작업도 이곳에서 이루어졌다. 당시 이러한 작업을 위해 사용하던 컴퓨터나 물품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컴퓨터 모니터를 2개를 설치해서 사용했는데, 글쓰기용과 자료조사 및 검색용으로 각각 사용했다. 대통령의 마지막 글이 쓰여진 장소이기도 하다.

거실 벽면에는 故신영복 선생의 글씨로 ‘우공이산(愚公移山)’ 액자와 원불교 종법사가 그린 달마도도 걸려 있다.

침실 앞쪽 야외에는 나무벤치가 설치되어 있다. 남향이라 햇볕이 좋아 사랑채나 주방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면 대통령이 앉아서 휴식을 취했던 곳이다. 휴식 후에는 거실에서 개인작업을 진행하거나 서재에서 사무를 보며 지냈다.

□ 서재(회의실)

서재는 노무현 대통령이 독서나 집필을 하거나 퇴임 후 보좌진들과 민주주의, 진보의 미래 등을 토론하고 회의했던 서재 겸 회의실이다. 친환경생태농업 시행을 위한 보고나 회의도 이곳에서 이루어졌다.

이곳은 방문객과의 만남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업무를 보던 중 봉하마을을 방문한 많은 시민들의 ‘대통령님 나와주세요’하는 소리가 들리면 대문을 나서 소박한 대화를 나누었다. 처음에는 한 두 차례로 시작해서 점차 그 횟수가 늘어나 나중에는 시간을 정해놓고 정례적으로 나가며 시민들과 끊임없는 소통의 자리를 만들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늘 책을 가까이 두었고 독서량이 방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의실, 안채, 거실 심지어 화장실까지 곳곳에 책이 놓여 있었고, 한 번에 한 권씩 읽는 게 아니라 동시에 여러 권을 읽는 독서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현재 서재 책장에는 919여권의 서적이 서거하기 직전까지 꽂혀있던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서재 옆 벽에는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취임 선서 액자가 걸려 있고 옷걸이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시민들과 만날 때 사용했던 밀짚모자가 걸려 있다.

□ 정원

노무현대통령의집 내에 유일하게 표지석이 있는 나무가 있다. 바로 제주4·3희생자유족회가 보낸 산딸나무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3년 10월 제주도민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과거 국가권력의 잘못에 대해 유족과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정 최고책임자로서는 최초로 제주4·3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한 바 있다.

뒤뜰에는 소박하고 아담한 정원이 있다. 뒷산의 산세가 고스란히 이어지도록 산비탈에 다양한 꽃을 계단 형태로 조성한 화계(花階)로, 계절마다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

□ 비서실과 경호대기실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봉하마을로 귀향한 비서관들과 전직대통령 경호업무를 담당하는 경호관들의 사무공간으로 국가소유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주로 시간을 보내던 서재 겸 회의실과 바로 붙어있다. 업무상 필요하면 언제든지 불러 대면하여 토론하고 회의하는 등 보좌진이나 경호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며 일하는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이 엿보이는 공간 배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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