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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이치 사카모토를 만나다-'그의 삶과 음악,'Life, Life'
류이치 사카모토를 만나다-'그의 삶과 음악,'Life, Life'
  • 박병우 기자
  • 승인 2018.05.28 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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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40주년 맞아 이번엔 연주회가 아닌 첫 전시회 열어

[시사브리핑 박병우 기자]

일본이 낳은 세계적 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가 데뷔 40주년을 맞아 국내에서 첫 전시회를 열었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회현동 '피크닉'에서 'Life, Life'라는 타이틀로 5월 26일부터 10월 14일까지 단독 전시회를 개최한다.

 

▲ 류이치 사카모토 전시회는 회현동 '피크닉'에서 'Life, Life'라는 타이틀로 5월 26일부터 10월 14일까지 개최된다

세계적인 연주자이자 작곡가이며 프로듀서, 행위예술가 뿐만 아니라 사회, 환경운동가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동 중이던 류이치 사카모토는 2012년부터 후두암 발병 이후 모든 활동을 중단 했었다가 그후에 1년 반 만에 다시 앨범을 내며 활동하고 있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영화 '전장의 크리스마스', '마지막 황제', '하이힐', '리틀 붓다', '마지막 사랑', '왕립우주군', '분노', '레버넌트' 등 장르와 국경을 초월한 다양한 작품의 영화음악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1987년 '마지막 황제' 로 아시아인 최초로 아카데미 영화 음악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으로 많은 명성을 얻었으며 작년에는 황동혁 감독의 '남한산성'의 음악감독으로 처음으로 한국영화의 음악을 작업하기도 했다.

 

이번 특별전시회에서는 지난해에 발표한 앨범 'async'에 관한 미디어 아트, 故 백남준과 함께 작업했던 'All Star Video'의 영상,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의 영상 작품, 서울 거리를 촬영해 3면으로 천막 안에서 비쥬얼 오디오쇼가 전시되고, 영화 ‘레버넌트’ OST를 함께 작업했던 Alva Noto와의 콜라보 라이브 영상, 일본 YCAM (야마구치 정보예술센터)에서 작업한 대규모 인스톨레이션 설치 작품 등 직접 제작했거나, 다른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만들어진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 전시된다.

  

개인적으로 히사이시 조, 유키구라 모토, 칸노 요코, 사기스 시로 등 일본의 세계적인 뮤지션과 영화음악가들을 많이 만나 보았지만 류이치 사카모토를 만나는 일은 개인적으론 인생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개막 하루 전날인 25일 오후 ‘피크닉’에서 전시회 전에 팬들과 일부 언론을 통해 자신의 음악고 인생 그리고 이번 전시에 대해 들려 주었다.

투병생활 이후 이전보다 많이 야윈 모습이었지만 트레이드 마크인 백발과 검정 자켓 차림의 류이치 사카모토의 열정은 뜨겁고 묵직했다.

 

▲ 류이치 사카모토 회현동 '피크닉'에서 'Life, Life' 타이틀의 전시행사와 자신의 음악 그리고 작품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늘 공감각적 심상을 떠올리면서 작업하면서 음악을 만들기에 이번 전시는 내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처음 영화음악을 했었던 건 ‘전장의 메리 크리스마스’였었는데 그때는 젊고 혈기왕성해서 그때만 해도 영화야 어찌되든 내 음악만 눈에 띄면 된다고 생각했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어 " ‘마지막 황제’의 장면에 어린 황제가 수천 명의 사람들 앞에서 즉위식을 하는 장면에서 당연히 수많은 오케스트라를 동원해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음악을 만들었는데 영화의 시사회에 가서 확인하니 그부분에 음악이 빠져서 나오지 않았다. 그때 너무 충격을 받아서 다시는 영화음악을 안하겠다고 결심했었고 아마 그때 머리가 하얗게 샌거 같다.”며 웃었다.

“시간이 흐르고 나서 지금은 왜 베르톨루치 감독이 그렇게 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장면에서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황제가 주목받아야는데 화려한 음악이 흘렀다면 영화보다 음악이 주목 받았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중에 영화음악이 없다시피 한 작품들도 있다. 정말 뛰어난 영화중에는 음악이 없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영화음악 작업과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한국과의 인연과 애정이 높은데 그중 故 백남준 작가에 대한 에피소드를 들려 주었다. “그 이전부터 백남준 작가를 알고 있었고 동경해 왔었는데 1984년 당시 뉴욕에서 만날 기회가 있었다. 나를 보고는 다가와서 먼저 안아줬다. 서로가 바로 마음이 통한다고 느꼈었다. 몇달뒤에는 뉴욕에 있는 백남준 작가의 집에 초대를 해서 방문하기도 했었다”고 추억을 전했다.

최근에 만남을 가졌던 이우환 작가 역시 특별히 동경한다고도 덧붙였다.

 

"일본 민담에 ‘은혜 갚은 학’ 이야기가 있다. 자신의 깃털로 남몰래 한 땀 한 땀 학이 옷감을 짰듯이 나도 예술을 짜나가고 싶다. ”고 자신의 음악과 예술에 대한 태도를 전했다.

 

 

이번 '류이치 사카모토: 라이프, 라이프'는 에술가이자 사회운동가이자 그의 음악 인생 40년을 돌아 볼 수 있는 전시로 그가 던지는 삶과 예술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온옴으로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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