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브리핑 이흥섭 기자]사상 초유의 '사법농단'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에 법원이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사용하던 하드디스크가 이미 작년 10월에 복구 불가능하도록 파기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 63.9%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특검을 도입해서라도 철저히 사건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주장도 72.8%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에스티아이가 6월 30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확인되었다.

먼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 수사해야 한다는 시민사회단체 등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63.9%, '반대한다'는 응답이 21.6%로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 14.6%) 전 연령층, 전 지역에서 '찬성한다'는 응답이 우세했으며 지지정당별로는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만 '반대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검찰과 법원의 관계 때문에 검찰 수사로는 불충분하고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공감한다'는 응답이 72.8%(매우 공감 54.3%, 어느 정도 공감 18.6%),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21.4%(별로 공감 안함 14.5%, 전혀 공감 안함 6.9%)로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 5.8%)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하드디스크가 복구 불가능하도록 파기된 것에 대해서는 '핵심적인 증거가 훼손되므로 문제되는 행동이다'라는 응답이 68.9%, '통상적 절차대로 전산장비를 처리했으므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응답이 19.3%로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 11.7%)

전 연령층과 전 지역에서 특검 도입 주장에 '공감한다'는 응답과, 하드디스크 파기가 '문제되는 행동'이라는 응답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한편, '사법농단' 사건의 심각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심각하다'는 응답이 77.1%(매우 심각 64.6%, 어느 정도 심각 12.5%), '심각하지 않다'는 응답이 15.6%(별로 심각하지 않음 8.3%, 전혀 심각하지 않음 7.3%)로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 7.3%)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에스티아이 박재익 연구원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해야 한다는 여론이 64%로 높게 나타나는 등, 국민들이 이번 사안을 상당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대다수 국민들이 특검 필요성을 느끼고 있음을 볼 때, 검찰 수사 결과가 국민들의 기대에 못 미칠 경우 특검에 대한 국민적 요구는 더욱 증폭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보았다.

그리고 최근 있었던 남북, 북미 간 대화에 대해서 북미간 평화협정 체결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주한미군 규모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주한미군 규모를 현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48.4%, '주한미군 규모를 차차 줄여야 한다'는 응답이 41.3%로 나타났다. '주한미군 규모를 차차 늘려야 한다'는 응답은 7.4%였다. (잘 모르겠다 2.8%)

얼마 전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을 중단한 가운데, 이후 한미군사훈련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향후 한미연합훈련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이 48.9%, '향후 한미연합훈련을 계속 중단해야 한다'는 응답이 35.4%로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 15.7%)

최근 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대체복무가 가능하도록 보장하는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서는 '찬성한다'는 응답이 44.8%, '반대한다'는 응답이 43.7%였다. (잘 모르겠다 11.5%)

박 연구원은 "주한미군 등과 관련해서는, 정치권의 논쟁과 별개로 국민들의 기존 인식이 이미 변화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향후 보다 가시적인 한반도 비핵화 조치가 이어진다면 관련 여론이 더욱 큰 폭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주)에스티아이 6월 월례조사로 지난 6월 30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 자동응답방식, 성별, 연령별, 지역별 인구비례에 따라 표본수를 할당하여 추출,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 부여)했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본오차 ±3.1%p에 응답률은 4.2%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