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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수상) 김무성 의원의 필살기
정치수상) 김무성 의원의 필살기
  • 정 상 편집위원
  • 승인 2010.02.1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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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의원과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 그리고 옛 동교동계보를 잇는 한화갑 전 의원이 결합하면 가장 안정적이면서도 이상적인 정치지형을 이룰 수 있다.

김무성 의원(한나라당 의원 4선, 부산 남구 ‘을’ 지역)이 ‘친 박’이라는 큰 그늘에서 벗어나리라는 예후는 진작부터 있었다. 이 같은 김무성 의원의 새로운 정치행동은 자신의 정치생명이 걸린 것이니 만큼, 국회의원 4선이라는 그의 정치이력 과정에서 정치인으로서 자신을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그 뭣이 있었던 게 아닌가한다.
그렇지 않다면 정치의 속성을 잘 아는 그가 현재와 같은 정치행동을 할 리가 없다. 물론 그는 지난 제 17대 국회의원 시절 한나라당 최고위원직을 지내기도 했다.

이 처럼 정치인이 자신의 정치생명을 지켜주는 큰 틀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사실 상 상상하기 어렵다. 우리는 김무성 의원과 같은 정치행동을 통해 정치일선에서 죽는 정치인을 이미 여러 명 보아 왔다.
어쩌면 김무성 의원은 이번에 행한 새로운 정치행동으로 이후 부산지역 유권자들로부터 버림을 받을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이번 국회의원 임기를 끝으로 김무성 의원의 정치생명은 사실 상 끝난다.

‘친 박’의 입장에서 보면, 더군다나 ‘친박계’와 ‘친이계’가 세종시 건설 원안 수정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한 상태에서 이번 김무성 의원이 보인 ‘정치행동’은 다분히 폭거에 해당한다.
반면, ‘친이계’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의 정책기조에 힘을 보태는, 김무성 의원이라는 새로운 충신을 하나 더 얻은 격이다. 기실 이명박 대통령조차도 김무성 의원을 직접 끌어안으려고 무척 노력 했다.
한나라당 원내 총무 기용설이나 기타 장관 기용 설 등이 그 점을 대변한다. 그 때마다 그는 은근히 박근혜 의원의 동의를 구하는 듯 행동했다. 하지만 박근혜 의원의 의사는 단호했고, 그 단호함에 그는 결코 맞서질 못해 금방 주저앉곤 했다.

그러나 그는 어제로써 박근혜 의원과는 분명히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길이 앞서 말한 대로 죽음의 길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우리에게는 정치적 죽음의 길을 선택한 그의 앞날이 걱정될 뿐이다.

그는 어제 세종시 건설 원안 수정 문제와 관련해, 기존 박근혜 의원의 주장에 반하는 새로운 안을 내어놓았다. 바로 대법원, 헌법재판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감사원, 공정거래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등과 같이 독립성이 강한 7곱 개 국가기관을 세종시로 옮기자는 방안이다.
뒤이어 그는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내어놓은 수정안이 당론으로 채택되지 않을 경우 정부의 수정안을 지지할 것이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김무성 의원의 이 같은 정치행동은 앞서 말한 대로 적어도 박근혜 의원에게는 폭거에 해당한다. 박근혜 의원 역시 김무성의 발언에 대해 ‘가치가 없다’고 못 박음으로서 그 같은 폭거를 유발시킨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오래 전에 이미 두 정치인 간의 간극은 이미 벌어질 대로 벌어진 상태였다.

이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침묵해야 할 김무성 의원의 폭거는 시의를 옳게 읽지 못하는 어리석음으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닌가한다. 설령 김무성 의원의 행동이 필살기라해도,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여간 안타깝지 않다. 다만 한 가지 김무성 의원의 새로운 정치 행동에서 우리가 엿볼 수 있는 것은 오늘 6.2일 치러지는 6.2 선거가 끝나면 정계개편의 소용돌이가 일어날 수도 있다. 가뜩이나 지금 여의도 정가에서는 새로운 정치지형 형성을 위한 안들이 마치 유령처럼 떠돌고 있다. 대표적인 안 하나를 소개하면 ‘친 박’과 ‘자유 선진당’, 그리고 옛 동교동계보를 잇는 한화갑 전 의원의 결합이 그것이다. 만일 이렇게 되면 가장 안정적이면서도 이상적인 정치지형을 형성하게 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6.2 지방 선거 이후 정치지형이 어떻게 형성될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이런 가운데 나타난 김무성 의원의 최근 정치행동에는 그의 필살기가 엿보인다.

201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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