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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증자’ 놓고 구설수 '한솔홀딩스'...오너 지분율 상승·절세 노린 '꼼수(?)'
‘무상증자’ 놓고 구설수 '한솔홀딩스'...오너 지분율 상승·절세 노린 '꼼수(?)'
  • 전완수 기자
  • 승인 2019.03.23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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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서 한솔홀딩스 측 대응 주목
출처=한솔그룹
출처=한솔그룹

[시사브리핑 전완수 기자] 한솔홀딩스가 이달 초 결정한 ‘무상증자 철회’ 배경을 놓고 증권업계에서는 말들이 무성하다.

일각에서는 고 이인희 회장이 별세한 가운데 2세인 조동길·조동혁 형제를 중심으로 한 계열분리를 위한 꼼수를 부리려다가 소액주주들의 반발에 부딪쳐 철회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의견으로는 고 이인희 고문이 남겨 놓은 지분을 두고 상속하는 과정에서 절세(?)를 위해 무상증자를 결정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어떤 이유든 한솔홀딩스는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 공시법인 지정’ 예고까지 받아 소액주주들을 비롯한 투자자들의 불신을 키웠다는 지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오는 26일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한솔홀딩스 측과 소액주주들 간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는 형국이다.

소액주주 강력 반발에 ‘무상감자’ 철회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솔홀딩스는 지난달 26일 1주당 액면가액을 5000원에서 1000원으로 조정해 자본금을 2318억원에서 464억원으로 80% 줄이겠다는 무상감자안을 주주들에게 제시했다.

이에 대해 한솔홀딩스 측은 배당가능이익금이 부족해 현금배당을 실시하지 못하면서 향후 안정적인 배당 가능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식수를 그대로 둔 채 자본금만 감소되기 때문에 주식 가치에는 변동이 없다고도 했다. 즉, 한솔홀딩스는 이번 액면액 감소로 발생한 감자 차익을 이익잉여금 전입 절차를 통해 배당 재원으로 사용할 것으로 판단한 셈이다.

하지만 회사 측 제안은 주주들에게는 정말 억울한 일이 될 수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지배적 의견이다. 예를 들면, 한 소액주주가 한솔홀딩스 주식 1만원 어치를 보유하고 있다면, 회사 측 무상감자 계획으로 단 2천원 가치의 주식으로 줄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들은 강력히 반발했고, 결국 한솔홀딩스는 지난 8일 무상감자 결정을 모두 철회했다. 무상감자 결정에 대한 공시 번복으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한솔홀딩스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예고됐다.

예상됐던 반발임에도 무상증자 강행한 속사정

한솔홀딩스 측이 소액주주들의 강력히 반발이 예상됐음에도 무상증자를 강행한 이유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인희 고문이 최근 별세함에 따라 조동혁, 조동길 형제간의 계열분리와 무관치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이인희 고문의 별세로 2세들의 계열분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솔케미칼이 한솔홀딩스 지분만 처분하게 되면 조동혁·조동길 형제간의 계열분리가 완성된다.

다만, 다수의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한솔홀딩스와 한솔케미칼에 대한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높지 않아 향후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가 최대 과제로 지적된다.

출처=금융감독원
출처=금융감독원

더욱이 계열분리 과정에서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더 낮아져 경영권이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한솔그룹은 한솔홀딩스와 한솔케미칼이 각각 다수의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는데 오너 일가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한솔홀딩스는 20.4%, 한솔케미칼은 15.03%에 불과하다.

대표이사 교체 등 특별 결의사항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33.3%를 초과하는 지분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두 회사 모두 지배구조가 취약한 셈이다.

특히, 한솔홀딩스와 한솔케미칼의 소액주주 보유 주식비율은 63.5%와 58.22%로 높다. 시장에서 오너 일가 지분율을 뛰어넘는 주식 매집이 가능하고, 소액주주의 주식 위임을 받아 의결권 행사도 이뤄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지주회사의 경우 사업회사에 비해 시가총액도 낮아 영향력을 높이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주주권 행사 강화를 강조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행보도 오너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때문에 발행주식수 전체에 대해 무상감자를 실시했다가 구주주를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면 한솔그룹 측 오너 입장에서는 손쉽게 지분율을 높여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예를 들면, 자본금 100원이었던 회사가 이번 한솔 측이 진행하려 했던 무상증자 방식대로 강행됐다면 자본금이 20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한솔홀딩스 오너일가 지분율은 무상증자 전후와 관계없이 20.4% 그대로 유지되는 반면, 주식가액은 20.4원에서 4.08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 상황에서 오너 일가들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하게 된다면 원래의 가격 보다 20%에 당하는 금액으로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절세(?)’ 효과 노린 꼼수 지적도

한솔홀딩스의 무상증자 결정 배경과 관련 또 다른 의견으로는 ‘세금’과 관련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솔홀딩스 오너일가의 지분율은 20.4%로 지배구조가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미지는 오너일가 지분구조)./출처=금융감독원
한솔홀딩스 오너일가의 지분율은 20.4%로 지배구조가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미지는 오너일가 지분구조)./출처=금융감독원

업계 일각에서는 한솔홀딩스의 이번 행보는 고 이인희 이사장의 지분 상속에 따른 상속세를 줄이려는 꼼수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통상 무상감자를 하게 되면 지분에 대한 가치가 줄어들면서 그만큼 상속세를 줄일 수 있다는 게 그 배경이다.

한솔홀딩스의 지분구조를 조금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8.93%, 고 이인희 이사장 5.54%, 한솔케미칼 3.83% 등 특수관계인 지분은 20.4% 수준이다.

이 외에 자사주 11.15%, 소액주주들 지분 63.5% 등으로 되어 있다. 만일 무상감자가 시행된다면 소액주주들이 대부분의 손해를 떠안는 구조다.

세무업계 한 관계자는 “무상감자를 시행했을 경우 상속세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솔 측이 무상증자를 통해 상속세 절세 효과와 함께 유상증자를 통한 지분 취득이 용이해지는 이점도 있다는 것으로 一石二鳥(일석이조) 효과를 노리고 꼼수를 부렸다는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처럼 한솔홀딩스에 대한 주주들의 불신의 늪이 깊어지면서 오는 26일 주주총회에서 회사 측이 어떻게 대응할지 여부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이 같은 일련의 상황에 대해 한솔홀딩스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듣고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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