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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천만 계좌 돌파...1대주주 되면 은행·카드사와 ‘맞짱’
카카오뱅크, 천만 계좌 돌파...1대주주 되면 은행·카드사와 ‘맞짱’
  • 서재호 기자
  • 승인 2019.07.14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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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카카오뱅크
출처=카카오뱅크

[시사브리핑 서재호 기자]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천만 계좌 시대를 연 가운데 1대주주로 등극 예정인 올해 하반기 들어서는 기존의 은행·카드사 들과 한 판 대전을 펼칠 전망이 나온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계좌 개설 고객 수가 지난 11일 밤 1000만명을 돌파했다. 2017년 7월 27일 영업을 시작한 지 불과 2년 만에 기존 시중은행 고객(은행별로 3000만명가량)의 3분의 1을 확보한 것이다.

지난 2년간 카카오뱅크는 금융권에서 ‘모바일 금융’ 경쟁을 촉발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오프라인 지점 하나 없이 스마트폰으로만 서비스하는 카카오뱅크의 급성장에 놀란 기존 대형 금융회사들이 최근 앞다퉈 모바일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가 갓 등장했을 때 금융권에서는 국민 어플리케이션 ‘카카오톡’ 이미지에 힘입은 '캐릭터 효과'라고 평가절하 하는 시각이 많았다.

출범한 지 반 년도 안 돼 고객 500만명을 모았는데도 "'라이언' '어피치' 등 깜찍한 캐릭터가 새겨진 체크카드를 발급받으려 10~30대들이 계좌를 만든 것"이라는 비아냥이 나오곤 했다.

기존 시중은행보다 대출금리나 수수료를 낮추고 예·적금 금리를 높인 것에 대해서도 "적자를 보면서 오래 지속하기 힘들 것"이란 평가가 많았다.

이런 인식을 바꾼 것은 지속적으로 소비자를 끌어모은 획기적인 금융 상품이었다. 지난해 6월 출시한 '26주 적금'은 매주 조금씩 금액을 늘려 저축하는 재미를 준다는 평가를 받으며 출시 1년 만에 270만 계좌를 끌어모았다.

모임 회비 관리를 도와주는 '모임통장 서비스'도 지난해 말 출시돼 이달 초까지 285만명을 모았다. 주말과 공휴일에도 대출이 가능한 '전월세보증금대출' 등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이런 게 바탕이 돼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1~3월)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분기 흑자(65억원)를 달성했다.

6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 전체 고객의 69%가 30대 이하라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중은행 디지털 담당 임원은 "기존 은행들이 미래 고객을 잡기 위해 수년간 정말 공을 많이 들였지만 카카오뱅크는 이 일을 2년 만에 해냈다"며 "미래는 모바일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카카오뱅크를 보면서 다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도 카카오뱅크의 공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2대 주주인 IT 기업 카카오가 1대 주주로 올라서면 성장 속도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는 은산(銀産)분리 규제에 막혀 카카오뱅크 설립을 주도하고도 1대 주주가 되지 못했다. 출범 6개월 만에 고객 500만명을 돌파한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추가로 500만명을 늘리는 데 1년 반이 더 걸린 것도 이런 규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지난해 인터넷 은행에 대한 은산 분리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카카오가 이르면 다음 달 금융 당국 승인을 거쳐 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게 됐다.

자금력이 풍부한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경우 지금보다 금리가 낮은 대출 상품이나 새로운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내놓을 수 있게 된다.

2017년 함께 인터넷 은행으로 출범한 케이뱅크와의 격차도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설립을 주도한 KT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등 출범 이후 계속 주춤하고 있다. 케이뱅크 고객 수는 올해 초 100만명을 돌파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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