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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구칼럼>새로운 민주제도가 되도록 노력해야
<강원구칼럼>새로운 민주제도가 되도록 노력해야
  • 조규상 기자
  • 승인 2010.06.04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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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방선거 결과 전국적으로 보면 민주당이 승리하고 한나라당이 패배하였다. 16개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한나라당이 서울 부산 대구 울산 경기 경북을 비롯 6곳을 차지하고, 민주당이 인천 광주 강원 충남 충북 전남 전북을 비롯 7곳을, 무소속이 경남과 제주도 2곳을 자유선진당이 대전 1곳을 차지했다.

선거 초반 한나라당은 50%를 넘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지지도에다 천안함(天安艦)이라는 대형 안보 이슈에 힘입어 우세를 달렸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여당 견제심리가 작동하기 시작하였으며, 젊은층의 투표 참여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나라당은 일부 지역에서 낙하산식 공천이라는 반발로 지지표의 분열을 초래했으며, 충남 경남 강원 등에서는 중앙정치 논리와 특정실세 개입, 지역구 의원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부실 공천이 많았다고 한다.

우선 대통령부터 달라져야 한다. 청와대는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국정의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밝히고 있다. 일하는 정부를 내세워 더 이상 성과주의에 치중해선 안 된다. 논란만 거듭해 온 4대강 사업이나,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일대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민주당도 잘했다고 볼 수는 없다. 광주시장 공천과정에서 보았듯이 특정 후보를 밀기 위한 것이라던가, 기초단체장이나 시의원 등 공천과정도 무리하게 이끌어 간 것도 사실이다. 시민들이 민주당도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번 선거에 민주당의 후보들이기보다는 친노(親盧)후보들이라고 보아야 마땅하다. 서울 한명숙, 경기도 유시민 후보가 낙선하였지만 선전했으며, 충남 안희정, 강원 이광재, 경남 김두관 등은 당당히 당선되었다.

우리 지역의 경우 텃밭인 광주.전남지역 27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 8명의 당선이 주는 시사점은 크다. 지지도가 높은 현역 단체장들이 대거 무소속 후보로 나선데다 민주당 공천과정에서 잡음 등으로 인해 민주당에 대한 반감이 표로 표출된 것으로 풀이되지만, 무엇보다 일당 독식 체제에 대한 주민들의 변화 욕구가 어느 때보다 강했던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이번 선거에 전국적인 변화는 유권자들이 이념을 선택했다기보다는 세대교체를 지지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며, 지역 세의 두드러진 점도 많이 약화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부산과 경남은 뚜렷이 나타난 것을 알 수 있고, 광주는 어느 정도 좋아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대구, 경북이나 전남, 전북은 아직도 지역 세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지역 세가 높다는 것은 국가 장래에 어두운 일이다.

한 정권의 임기 중반에 치러지는 전국 선거는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이 강하고, 과거 정권들도 임기 중반의 선거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런데도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이 강세를 보였던 것은 지난 두 달여 동안 천안함 침몰 사건이 국가적 최대 현안으로 등장하였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선거 결과를 그간의 국정 운영에 대한 민심의 호된 평가로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지난 수년간 각종 선거에서 한나라당에 표를 몰아줬던 국민은 집권 여당이 주류와 친박으로 갈려 싸움을 벌이는 모습에 크게 실망했다.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 유권자들이 1인 8표를 행사하다 보니 너무 복잡했으며, 특히 교육감과 교육의원은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정당은 교육감과 교육의원을 공천할 수 없어 기호도 추첨으로 정했다. 차라리 다음 선거부터는 교육감 후보를 정당에서 공천하던가,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후보를 러닝메이트로 해야 할 것이다.

이제 선거도 끝났다. 선거 때는 지지 후보를 둘러싸고 다툼도 많이 벌어진다. 사람에 대한 평가나 정책에 대한 의견이 다 같을 순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선거 이후까지 원수가 되어서는 안 된다. 어차피 내가 사는 지역을 위해 일해줄 사람이 정해졌다. 그것이 지역 주민의 뜻이라고 인정해야 한다.

이제 민생의 정치로 돌아가야 한다. 지방선거로 표출된 민심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구태의연한 기득권 유지에 매달리면 다음 선거에서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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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구 행정학박사.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장 ikbc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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