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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변인 최고의 '말짱'은 김유정, '헐'
역대 대변인 최고의 '말짱'은 김유정, '헐'
  • 이흥섭 기자
  • 승인 2010.07.26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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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우상호 대변인도 명 대변인 자질 보인다
▲ 민주당 김유정 의원 (산진출처:김유정 의원)
지난 17대 이후 정당의 대변인 논평이 가히 개그맨들의 수준을 능가하고 있어 정보 전쟁으로 매우 패쇄적인 국회 기자실(정론관)에 종종 폭소가 터져 나오기도 한다.

각 정당의 논평과 브리핑은 하루에 수십 개씩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17대 국회 이전 대변인들의 논평과는 사뭇 다른 위트 넘치는 브리핑이 주목을 받기도 하고 일부 뉴스 전문 채널에서는 이러한 모습을 담은 영상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대변인들의 위트 넘치는 논평과 브리핑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명 대변인으로 흔히 친구 사이로 널리 알려진 박희태(현 국회의장)과 박상천 민주당 의원을 들 수 있고, 뒤를 이어 민주당의 최장수 대변인 역임 했던 민주당 유종필(현 관악구청장)전 대변인은 국회를 출입하는 기자들이라면 그의 입담에 혀를 찬다.

아마 국회를 오래 출입한 기자라면 유종필 전 대변인의 명 브리핑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유 전 대변인은 지난 2006년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협상 과정에서 열린당과 민주당 지도부의 입장 차이로 통합 협상이 결결된 직후 각 언론들이 앞 다투어 ‘양당간 물밑 접촉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는 보도가 나오자 그는 국회 정론관에서 “사실무근”이라며 “우리가 어항 속에 붕어도 아니고 왜 물밑에서 접촉을 합니까”라고 말해 정론관에서 취재를 하고 있던 기자들이 폭소를 터트린 기억이 난다.

하지만 유종필 전 대변인 이후 국회에는 이렀다 할 입담을 가진 대변인들이 나오지 않고 있다. 17대 국회가 개의 되면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각각 여성 대변인을 임명해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현안에 대한 논평을 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18대 국회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일고 있지만 가끔 예상치 못한 모션과 단어 선정으로 딱딱하기로 소문난 국회 정론관에 활기를 주기는 하지만 예전 명성을 날렸던 대변인들과는 거리가 먼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6.2지방선거가 한창이던 5월 31일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의 말 한다디가 전 국민을 폭소의 도가니로 몰아 넣은 적이 있다.

김유전 당시 대변인은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께 고함’이라는 브리핑을 통해 “이번 선거를 통해 민주당에서 정몽준 대표께 아호를 하나 더 선사해 드려야 할 것 같다. ‘막장 정몽준’ 이라고...정몽준 대표의 발언은 이제 우리 정치의 수치로 역사에 기억될 것”이라고 비난한 후 심각한 표정을 짖으며 민주당 한명숙 후조와 접전을 벌이고 있던 오세훈 후보의 발언에 대해 웃음기 하나 없이 내뱉은 말이 있다.

김 대변인은 “오세훈 후보는 산소이고 한명숙 후보는 ‘연탄가스’라고 한다. ‘헐’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일 것이다.”라고 말해 폭소가 터진 바 있어 김유정 전 대변인도 명 대변인감으로 자질을 보였다는 평가가 있었고, 최근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의 브리핑을 듣노라면 가끔 우 대변인도 유종필 전 대변인과 같은 명 대변인의 반열에 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지난 80년대 연세대 총학생 회장 출신의 학생운동권에서 널리 알려진 인물로 지난 17대 총선에서 처음 국회에 입성해 대변인을 맡은 아 있으나 18대 총선에 낙마하면서 한동안 그의 모습을 찿아 보기 힘들었으나 다시 민주당 대변인직을 맡아 민주당의 입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특히 우 대변인이 2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오는 7.28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같은 야당인 자유선진당이 민주당을 비난하는 논평이 도를 넘자 작심한 듯 강도 높게 자유선진당을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요즘 선진당에서 연일 민주당을 비판해서 좀 당혹스럽지만, 그만큼 천안을의 판세가 선진당에게 스스로 고백하는 것이라고 저희는 판단한다.”고 점잖게 되받은 후 “야권 단일화를 가지고 비판하는 것은 같은 야권이면서 본인들이 여권인 것으로 착각해서 하는 비난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자유선진당을 겨냥하면서 “남의 집 잔칫상에 자꾸 침만 뱉고 다녀서야 온당한 정치를 할 수 있겠나. 충청도는 양반이라던데 선진당은 충청도당도 아닌가 보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지만 그의 브리핑을 직접 듣고 있던 기자들은 그의 말투와 모션에 웃음을 자아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날 우 대변인의 브리핑을 보면서 그도 유종필 전 대변인과 같은 명 브리핑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자질이 느껴졌다. 딱딱하고, 숨 막힐 듯 한 브리핑룸에 명쾌하고 따듯한 그리고 더위를 씻어 줄 수 있는 대변인들의 위트 넘치는 브리핑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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