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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증자 시류에 편승하는 코스닥 기업, 투자자 주의 요구
무상증자 시류에 편승하는 코스닥 기업, 투자자 주의 요구
  • 서재호 기자
  • 승인 2020.06.21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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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시사브리핑DB
출처=시사브리핑DB

[시사브리핑 서재호 기자] 최근 주가가 코로나19 펜더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을 벗어남에 따라 코스닥 시장에서 무상증자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종목들은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적자를 내고 있는 바이오기업들까지 이같은 흐름에 가세하는 점에 대해 전환사채를 의식한 주가띄우기 시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무상증자 코스닥 기업, 25곳 달해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9일 종가 기준 올해 들어 무상증자를 공시한 기업은 전체 30곳으로, 이 가운데 코스닥 종목이 25곳에 달한다.

특히, 코스닥 종목은 이달 들어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달 마감일까지 10일 정도 남았지만, 11개 종목이 무상증자를 공시해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앞서 지난 1월에 2곳, 2월부터 5월까지 각각 3곳이 무상증자를 결정했으나 이달 들어 급증한 것이다.

이같은 흐름은 코스닥 지수가 코로나19 팬더믹으로부터 벗어나면서 해당 종목들의 주가도 급등했기 때문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중론이다.

무상증자 진행한 코스닥 기업, 주가 급등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지난 19일 종가 기순 742.03에 마감해 올해 폭락에 따른 저점(428.35) 대비 73% 넘게 상승했다. 이는 나스닥 지수 상승률(44.9%)보다 2배 가량 빠른 속도다.

최근 3개월간 코스닥 지수 추이./출처=한국거래소
최근 3개월간 코스닥 지수 추이./출처=한국거래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레고켐바이오는 보통주 및 전환우선주 1주당 1주를 배정하는 100% 무상증자를 지난 1일 공시했다. 당일 레고켐바이오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6만6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의료기기회사 오스테오닉은 지난 9일 보통주 1주당 신주 0.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오스테오닉 주가 역시 9일 당일 상한가를 기록했고 다음날인 10일에도 16.30%가 상승했다. 이를 통해 4200원이던 주가는 6350원까지 급등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품장비 업체인 힘스도 지난 10일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무상 증자를 발표했다. 힘스 주가 역시 10일 29.90%, 11일 21.66% 급등했다.

헬스케어기업 제테마도 11일 보통주 1주당 신주1주를 주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는데 당일 주가가 21.92% 상승한 채 장을 마쳤다.

15일에는 항암제 개발기업 파멥신이 보통주 1주당 신주1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파멥신 주가는 무상증자 발표 소식에 25.75%가 급등했다. 16일에는 52주 최고가인 6만10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묻지마식 투자 주의...기업 가치 잘 따져봐야

무상증자는 외부에서 자금을 유치하지 않고 회사 내부의 잉여금을 활용해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주식을 발행하는 것을 말한다.

회사는 신주발행으로 자본이 늘어나지만 그만큼 쓸수 있는 잉여금이 줄어들기에 회사 자산 자체는 변화가 없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무상증자가 주가상승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회사의 발행주식수가 늘어나면서 유동성 문제가 해소되는 경우가 많고 회사에 현금이 넉넉하다는 신호를 시장에 주기 때문에 기업의 재무구조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묻지마식 투자에 대한 주의도 요구되고 있다. 실제 기업 가치를 잘 따져보고 거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잉여금이 넉넉한 기업들이 아니라 매년 적자를 피하기 어려운 바이오기업들이 최근 들어 무상증자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파멥신의 경우 지난해 102억원, 제테마는 14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레고켐바이오와 오스테오닉은 지난해 각각 125억원, 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전년(2018년)에는 261억원, 6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혜택을 받는 기업이 아니거나 본질적으로 기업 가치를 의심받는 기업인데 무상증자를 하는 것이라면 시류에 편승하려는 의도가 크다”며 “이런 경우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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