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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증권사 ’대출 중단‘...이유는?
잇따른 증권사 ’대출 중단‘...이유는?
  • 서재호 기자
  • 승인 2020.07.23 2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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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KB국민은행
출처=KB국민은행

[시사브리핑 서재호 기자] 최근 들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고객들에게 잇따라 대출 중단을 선언하고 나서 그 배경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 22일 오후 자사의 홈페이지에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되어 신용거래융자(신용매수)와 증권담보대출 서비스를 당분간 이용할 수 없다”고 긴급 공지했다.

삼성증권이 대출 서비스를 중단한 것은 지난 1982년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이는 자금을 빌려 주식을 산 투자자가 너무 많아 벌어진 일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에 직면한 회사가 삼성증권 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이 이미 주식담보대출을 중단한 바 있고, KB증권도 이날 이 대열에 합류했다.

통상적으로  증권사들은 위험관리 차원에서 자기자본의 60-70%까지로 대출 한도를 정해놓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른바 '동학 개미 운동‘이 증권업계에서 벌어지며 증권사 금고가 바닥을 드러냈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 의견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피 지수가 1400까지 찍고 지속적으로 상승했던 운동력이 개미투자자들이었다”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 때 개미투자자들의 보유한 현금 뿐만 아니라 대출까지 받아 투자에 집중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받은 신용대출은 13조6천여억원 규모로, 이는 통계가 시작된 1998년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지난 3월 6조4천억원을 기록한 점과 비교하면 4개월 만에 2배 넘게 급증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주식담보대출 금액도 17조원을 돌파했다.

이같은 과열 상황에 대해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발표한 주식거래세 인하 등 정책 발표도 주식 투자 과열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22일 발표한 세법개정안을 바라봤을 때 정부에서도 주식투자를 권장하는 상황”이라면서 “현금 자금만으로 투자하는 것보다는 신용이나 주식담보대출 등 다양한 방법으로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잔고가 늘어난 주식들을 보면 변동성이 높고 최근에 주가가 많이 오른 IT, 바이오 주식에 집중된 경향이 있어서 투자심리가 악화될 경우에는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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