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4:24 (금)
김황식 총리 후보자의 항변
김황식 총리 후보자의 항변
  • 정 상 편집위원
  • 승인 2010.09.30 12: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황식 총리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문에 곤혹스러워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를 놓고 벌이는 국회인사청문회, 국회 인사 청문 과정에 김황식 총리 후보자는 의원들의 질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자신의 꿈이 다른 곳에 있었다’며, ‘전임 감사원장직도, 현재 내정 상태인 총리직도 자신의 인생에는 별 의미가 없는 것’처럼 말했다.

그리고 ‘군 면제 문제 등으로 애써 고사했지만 굳이 자신을 총리로 지명한 이유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뒤에 만나면) 묻겠다’고도 했다. 국회 인사 청문 위원들의 질의에 대해 김황식 총리 후보자의 답변이 이런 식이라면, 그것은 정상적인 답변이라기보다는 거의 항변에 가깝다.

우리 속담에 “평양감사도 제 싫으면 그만”이라 했다. 그런데도 이명박 대통령이 굳이 임기가 아직 반이나 남은 김황식 감사원장을 국무총리직에 내정한 것은 또 무슨 연유인고? 그 만큼 흠결 없는 인물이 우리사회에 없음을 드러내 보이고자 애써 의도한 것인가?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의 답변을 고려하면 앞서 지적한 그의 항변은 일견 정당해 보인다. 사실 김황식 총리 후보자에게 이번 일은 “아이고 내 팔자야”를 외쳐야 할 정도로 그리 달가운 일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에게 이번 일이 그처럼 달갑지 않은 것은 바로 그 동안 자신이 걸오 온 길에 대한 자기 확신이 부족한 탓이지 결코 총리직이 싫어서는 아닐 터이다.
대한민국의 국무총리는 대통령 유고시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을 운영해야하는 정부의 2인자로서 막중한 자리다. 그 동안 그가 비록 법조인의 길을 걸었다고 하더라도 국무총리직을 아주 특별한 이유 없이 고사했다는 것은 일반 국민의 눈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국무총리 직이 비록 임명직으로서 한직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국무총리는 모든 정부기구를 아우르는 자리로서 그 권한과 책임 또한 막중하다. 우리가 이런 자리를 마다하는 공직자를 상상하기란 어렵다.

대통령의 생각이 어디에 있든, 아무튼 싫다는 이에게 억지로 중요 국정을 맡기는 일은 그리 정당해 보이지 않는다. 그 직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국가와 국민을 위해 신념과 확신에 찬 마음을 가지고 임해도 부족한 자리가 바로 국무총리 직이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이명박 대통령은 또 다시 총리인선에 이미 실패했다. 그리고 이 같은 정부 실패는 국민실패로 연잇기 마련이다.

채소가격을 비롯해 국민 생활물가가 국민생활 전반을 위협하고 있다. 사명감이 충만한 총리가 하루빨리 임명되어 국민생활 전반을 돌봐야 하는 이 때, 어쩌자고 이명박 대통령은 저처럼 책임의식과 소명의식이 부족한 이를 어찌 총리후보로 지명했을까?

국민의 거친 숨소릴 이명박 대통령은 여전히 듣지 못하는 모양이다.

2010.9.30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