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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성그룹 단재완 회장의 수상한 지주사 체제 전환
해성그룹 단재완 회장의 수상한 지주사 체제 전환
  • 이순호 기자
  • 승인 2020.11.26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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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성그룹 단재완 회장./출처=해성그룹 홈페이지 캡처
해성그룹 단재완 회장./출처=해성그룹 홈페이지 캡처

[시사브리핑 이순호 기자] 우리나라에는 해성그룹이라는 기업 집단이 있다. 해성그룹은 최근까지 ‘한국제지’라는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었다.

한국제지는 해성그룹의 실질적인 캐시카우(Cash Cow, 수익창출원)로, 아트지와 백상지 등을 생산한다. 또한 중성 초조 기술을 활용한 중성지를 개발했으며, 복사지 브랜드 ‘밀크(Milk)’, ‘마카롱(Macaron)’, ‘프리모(Primo)’ 등을 보유 중이다.

최근 해성그룹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완료했다. 해성그룹에는 해성산업이라는 회사가 있는데 한국제지를 흡수합병 이후 제지사업 부문을 물적분할 해 신설법인 ‘한국제지’를 설립하는 방식을 택했다.

한국제지는 종이류 제조 및 판매 등 제지사업부문을 영위하게 되고, 존속법인인 해성산업은 그룹을 지배하는 최상단 지주회사로서 한국제지가 영위하는 사업 외 임대업 등 나머지 사업 부분을 맡게 된다.

한국제지, 해성산업 100% 자회사로 편입

통상적으로 기업간 흡수합병이 진행될 경우 규모가 큰 기업이 작은 기업을 흡수하는 방법을 택한다. 하지만 해성산업과 한국제지의 경우 반대 방법을 택했다.

왜 그랬을까 의문이 드는 대목이지만 양사의 합병 이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살펴보면 의외로 해답은 간단히 나온다.

합병 이전 해성산업의 주주구성은 단재완 회장 30.13%, 아들인 단우영, 단우준이 각각 15.70%, 15.23%, 그 외 친인척을 포함한 오너일가의 총 지분율이 62.92%에 달한다. 사실상 가족 기업인 셈이다.

또한 합병 이전 한국제지의 주주구성을 살펴보면 단재완 회장 19.73% 등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37.71%로 나타났다. 특히, 단 회장의 두 아들의 지분율은 각각 4.72%, 4.78%에 불과하다.

하지만 해성산업이 한국제지를 흡수합병한 이후 주주구성을 살펴보면 단재완 회장과 두 아들 등 오너일가의 지분율은 48.72%로 집계됐다. 두 아들의 지분율은 각각 10.42%, 10.64%로 높아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합병 이전에는 해성산업은 비상장사이고 한국제지는 코스닥 상장사였으나, 흡수합병 이후에는 해성산업이 한국제지 대신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고 한국제지는 비상장사로 변경된다.

부연하면, 코스닥 상장사였던 한국제지는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비상장사로 전락할 뿐만 아니라 해성산업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게 된다.

출처=해성그룹 홈페이지 캡처
출처=해성그룹 홈페이지 캡처

단재완 회장의 두 아들, 상장사 대주주로 급부상

결국 해성산업이 한국제지를 흡수합병한 이후 임대업자로서의 역할만 했던 해성산업이 상장사가 됐을 뿐만 아니라 단 회장의 두 아들은 상장사의 대주주로서 역할을 부여받게 된 셈이다.

또한 해성그룹에서 사실상 매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회사가 한국제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초 단 회장 등 오너일가가 차지하고 있던 지분율이 높아지면서 그룹 지배력이 더욱 공고히 된 셈이다.

재계에서는 이에 대해 편법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로 흡수합병 이전 해성산업에 오너 단재완 회장의 아들들 지분이 많다는 이유로 한국제지 일부 주주들이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해성그룹의 이번 지주사 체제 전환 과정은 대표적인 편법 경영권 승계 과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즉, 주력회사를 자녀에게 물려주려면 그에 걸맞는 상속세 부과가 되기 때문에 그룹 계열사 중 최약체 기업을 자녀에게 맡기고, 결국 그 최약체 기업을 주력사가 인수하는 형식으로 경영권을 승계하는 방식이다.

이는 과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그룹 전체를 놀이동산에 불과했던 에버랜드를 통해 인수한 것과 비슷한 방식인 셈이다.

실제로 매출 비중이 높은 한국제지는 코스닥에 상장이 되지 않았지만 해성산업은 코스닥에 상장했다는 점을 살펴보면 단 회장이 두 아들들에게 주력 회사를 넘겨주기 위한 편법 승계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해성산업은 임대업 했던 회사

해성산업은 임대업을 했던 회사이다. 즉, 사실상 매출이 고정적이면서도 해성그룹의 비중이 낮은 회사이기도 하다.

그런 회사가 한국제지라는 주력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의 지주사 전환을 했다는 것은 단 회장이 두 아들들에게 주력회사인 한국제지를 물려주기 위한 편법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아주 흔한 편법 승계”라고 바라보고 있다. 단 회장은 이를 통해 상속세를 적게 내는 방식을 취했다. 하지만 편법 승계에 대한 비판 여론에 직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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