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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지는 안동일 사장의 꿈...현대제철 100억원 횡령...ESG 등급 또 하향?
멀어지는 안동일 사장의 꿈...현대제철 100억원 횡령...ESG 등급 또 하향?
  • 서재호 기자
  • 승인 2022.07.07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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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출처=현대제철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출처=현대제철

[시사브리핑 서재호 기자] 현대제철 직원들이 유령회사를 차려 100억원대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올 4월 ESG 등급이 하향 조정된데 이어 이번에도 또 하향 조정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블라인드 앱 게시판에 직원들이 유령회사를 차려 특수강을 활용한 제품을 납품, 단가 부풀리기 등을 통해 약 100억원 가량 빼돌린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현대제철은 내부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게시글에 따르면 일반직과 기능직이 조직적으로 유령회사를 설립, 와류방지기 등 조업용 부품 단가를 부풀리거나 허위 발주 대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부당이익을 취득했다.

와류방지기는 보일러 드럼의 내부에 있는 강수관 입구에 설치하는 장치로, 와류 때문에 강수관 내에 기포가 흡입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작은 구멍을 뚫은 판 또는 관을 말한다.

또 횡령 사건이

현대제철은 이미 지난해 사내 횡령 사태로 홍역을 치렀다. 당진제철소 내 특수강부서 직원이 철강 제품 공정에 쓰이는 부원료인 니켈을 100여 차례에 걸쳐 총 75톤가량을 빼돌려 고물상에 판매, 10억원이 넘는 이득을 챙긴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당시 피의자는 이 돈으로 경기 성남시 아파트를 비롯해 외제차와 명품 등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번에도 또 다시 횡령 사태가 발생하면서 현대제철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다른 회사의 횡령과 다른 점은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것이기 때문에 내부 직원들의 관리·감독이 철저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출처=현대제철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출처=현대제철

ESG 등급 하향

이런 이유로 이번 사건으로 인해 지난 4월 ESG 등급이 하향된데 이어 이번에도 하향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4월 5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포스코홀딩스, 계양전기, 실트리온과 함께 현대제철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을 하향조정했다.

현대제철은 전주공장 근로자 사망 등 반복적인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한데 대해서도 실효성있는 안전관리가 이행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해 등급을 조정했다. 현대제철은 S등급이 A에서 B+로 떨어졌고, 통합등급이 A에서 B+로 내려갔다.

그런데 해당 하향 등급에는 ‘횡령’ 사태로 인한 하향도 있었다. 계양전기의 경우 재무팀 직원이 회사 자금 246억원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된 혐의로 G등급을 B+에서 B로 떨어뜨렸다. 그로 인해 계양전기의 통합 ESG 등급이 B+에서 B로 낮아졌다.

안동일 사장의 꿈

이번 횡령 사태로 인해 안동일 사장의 꿈도 멀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대제철은 지난 5일 지속가능경영 목표와 성과를 담은 디지털 기반의 2022년 통합보고서 ‘Beyond Steel’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재무적·비재무적 성과를 포함한 지속가능경영 의지와 활동을 이해관계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소통하기 위해 2016년부터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연차보고서를 합한 통합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2022년 통합보고서는 현대제철의 ESG 중장기 전략 방향과 체계를 담은 ‘ESG 경영’을 중심으로 각 분야별로 집약한 ‘ESG 활동’과 재무·비재무 정량 데이터 및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팩트북(Factbook)’ 등 현대제철의 지속가능경영 활동과 성과를 세분화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은 지난해부터 인터넷 상에서 누구나 무료로 열람할 수 있도록 디지털 기반의 통합보고서로 발간해 종이 제작과 인쇄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 감축에도 동참하고 있다.

올해는 디자인을 개선하고 사용자 편의 기능 등을 추가해 이해관계자의 정보 접근성은 물론 가독성도 높였다.

안동일 사장은 “환경과 사회, 사람을 중시하는 가치 기반의 'ESG 경영'은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앞으로도 현대제철 임직원 모두가 역량을 모아 ‘지속성장이 가능한 친환경 철강사’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횡령 사건으로 인해 이런 계획이 무색하게 됐다. 안 사장이 ESG 제고를 통해 회사 이미지를 높이려고 했지만 결국 그 꿈은 무산될 위기에 봉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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