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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의 얇지만 넓은 리더 이야기] 늙어서 태어난 아이, 노자
[김진혁의 얇지만 넓은 리더 이야기] 늙어서 태어난 아이, 노자
  • 김진혁 작가
  • 승인 2023.01.27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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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작가] 노자는 도 사상의 효시. 명분주의와 인위적인 조작에 반대하고 무위자연(無爲自然)을 주장.

그는 유가의 인위적인 도덕이 끼치는 폐단과 인간의 위선을 고발하면서 좀 더 근원적인 진리로 나아가고자 노력했다. 무위와 무욕의 이상사회, 위선과 가식을 버리는 빈 그릇이 더 쓰임 받는다고 생각했다.

그 밖에 백성의 눈높이에 맞추고, 작은 나라와 적은 백성을 꿈꾸었다. 노자는 주나라의 쇠퇴에 한탄하고 서방으로 떠났는데 도중에 관문지기의 요청으로 도덕경을 써주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INTRO: 작은 나라와 적은 백성의 이상사회

당시 유가는 춘추전국 시대의 혼란한 사회 속에서 인위적인 도덕에 의해 질서를 회복하려 했다. 그러나 노자는 이러한 방법에 반대하고, 무위자연을 주장했다.

보통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대로 행동하기 마련이다. 재앙을 멀리하고 복을 구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것들은 본디 하나로 구분할 수 없다. 자연스러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본래부터 타고난 자연으로 돌아가 작위 없이 살아야 한다.

유가에서 말하는 인의, 예악, 규범과 덕목을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주장한다. 보통 사람들은 부귀영화를 좋은 것이라 여기고, 빈천굴욕을 나쁜 것이라 여긴다. 하지만 이것들은 본래 하나다.

동전의 양면과 마찬가지로, 복과 화는 우리가 늘 안고 가야 하는 두 가지에 지나지 않는다. 재앙은 복이 의지하고 복은 재앙이 깃드는 곳이다. 올바른 것이 다시 기이한 것이 되고, 길(吉)한 것이 다시 흉(凶)한 것으로 된다.

노자는 ‘작은 나라와 적은 백성’이라는 이상사회를 제시했다. 위정자는 백성들의 이러한 삶을 보장하기 위해서 무위의 정치를 시행해야 한다.

생애: 죽음의 자리를 피하려면 삶에 대한 집착을 버려라.

기원전 604년 중국 초나라 곡인리에 한 여인이 자두나무(李樹)에 기댄 채 아이를 낳았다. 그런데 이 아이의 어머니는 떨어지는 별을 찬양하면서 62년 동안 임신해 있던 상태였고, 그때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말을 할 수 있었다.

그 아이는 주위의 자두나무를 가리키며 이름을 이이(李耳)라 했다. 태어날 때 머리칼은 하얀 눈처럼 희었다. 노(老)는 늙었다는 뜻이고, 자(子)는‘하늘의 아들’이라는 뜻을 가진 존칭어다. 

노자는 주나라에서 왕실의 장서고를 기록하는 수장실사(守藏室史)로서, 사십여 년간 있었다. 공자는 노자에게 예(禮)에 대해 물었다.

노자는 말하길 “군자는 때를 만나면 나아가서 벼슬을 하지만, 때를 만나지 못하면 뒤로 물러나 숨어야 하는 것이오. 내 일찍이 듣기를 ‘훌륭한 장사꾼은 귀중품을 감춰놓은 채 아무것도 없는 듯이 행동하고, 완전한 덕성을 갖춘 사람은 겉으로는 다만 평범한 사람으로 보인다.’라고 했소. 그대는 몸에 지닌 교만과 욕심과 위선 따위를 다 버리시오.” 

노자는 상하 양편의 오천 자로 된 《도덕경(道德經)》을 완성한다. 

독일의 사상가 슈테릭히는“세계에 단 세 권의 책만 남기고 모두 불태워버려야 한다면, 《도덕경》이 그 세 권 가운데 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노자는 자연의 원리와 함께 그 응용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도란 사람의 머릿속에서 개념적으로 규정할 수 없고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도 없다. 그것은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으며,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는다.

도에는 어떠한 빛깔도, 어떠한 소리도, 어떠한 형체도 없기 때문이다. 노자는 무의 효용성을 다음과 같이 비유한다.

“수레바퀴에는 서른 개의 바큇살이 한 바퀴의 통에 모여 있긴 하지만 그 가운데가 비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수레를 사용할 수 있으며, 또 찰흙을 이겨서 그릇을 만들 때 그 빈 곳이 있기 때문에 그릇을 쓸 수 있다. 유(有)가 이용되는 까닭은 무가 작용하기 때문인 것이다.”

작품 및 사상: 위선과 가식을 버려라

‘노자’는 전부 81개의 짧은 구로 이루어진 잠언집으로 힘든 현실을 살아가는 예지력을 설파. 노자에게 큰 도란 무위자연의 도다. 위대한 도가 무너져서 인의가 생겨났고, 지혜가 나오자 큰 거짓이 생겨났고, 집안이 불화하기에 효가 강조되었으며, 나라가 혼란할 때 충신이 필요하다. 

노자의 사상 특성은 

첫째, 소박함이다. 그는 인간의 재치와 이기심 등 작위성을 멀리하고 무욕에 처하도록 가르치며, 또한 물질적 재화에 대해서도 귀하게 여기지 않도록 당부한다.

덕을 두텁게 지니고 있는 사람은 갓난아기와 같아서 독 있는 벌레도 물지 않고, 사나운 짐승도 덤벼들지 않으며, 사나운 새도 채가지 않는다. 이와 반대로 억지로 살려고 하는 사람은 재앙에 맞닥뜨리게 마련이다.

둘째, 유연성이다. 마치 부드러운 물이 견고한 바위를 뚫는 것처럼, 부드러움은 딱딱함을 이길 수 있다. 이처럼 도란 어떤 의미에서 물과 같다.

물은 모든 사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먼저 가려고 다투지 않으며,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머물려 한다. 물과 같이, 모름지기 현자는 이웃에게 선을 베풀며 유익을 안겨주면서도 다른 사람 앞에 자신을 내세우지 않으며 항상 겸손한 자세로 살아간다.

셋째, 무위(無爲)의 실천이다. 여기에서 무위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억지를 피하고 자연스럽게 행하는 것을 가리킨다. 억지로 꾸며서 하는 행위는 오래가지 못하고 곧 그치게 마련이다.

“자기의 키를 커 보이게 하기 위해 발끝으로 꼿꼿이 선 사람은 오래 서 있지 못하고, 마음이 급하여 두 다리를 크게 벌려 걷는 사람은 멀리 가지 못하며, 스스로 나타내려는 사람은 도리어 드러나지 못한다.”라고 한다.

굽은 나무가 제 수명을 누리고, 자벌레는 몸을 굽혔다가 펴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물은 파인 곳에 고이며, 옷은 닳아져야 새것을 입고, 욕심이 적어야 만족을 얻으며, 아는 것이 많으면 도리어 미혹에 빠진다.

에피소드: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노자에게 젊은 청년이 찾아와서 인생을 배우기 위해 제자로 삼아달라고 애걸해서 제자로 삼았다. 그러나 노자는 제자에게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자, 제자는 상심하여 노자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저는 인생의 참다운 진실이 무엇인가를 선생님으로부터 배우기 위해 오랫동안 선생 밑에서 일해 왔습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이제까지 한 마디도 가르쳐주시지 않았습니다. 헤어지는 마당에서 한 마디라도 가르쳐주세요.”

제자의 얼굴을 잠시 응시하던 노자는 천천히 얼굴을 들고 입을 크게 벌린 후에 “내 입에 치아가 있느냐" 라고 물었다. 제자가 "아니요, 선생님은 노인이시니 치아는 다 빠져서 한 개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고 대답했다.

노자는 "그러면 혀는 있는가" 라고 물었다. "네, 혀는 있습니다." 노자가 말하고 싶은 의미는 겉에 보이는 강한 치아는 사라지지만 부드러운 혀는 세월이 지나도 존재한다.

어록: 무위와 무욕의 이상사회

“다시 옛날로 돌아가 풍속을 즐겁게 여기게 해야 한다.”

“사람은 땅을 본받고, 땅은 하늘을 본받고, 하늘은 도를 본받고, 도는 자연을 본받는다.”

“현자를 특별히 대접하지 않아야만 백성들이 서로 다투지 않고, 얻기 힘든 재물을 귀하게 여기지 않아야만 백성들이 도적질할 마음이 사라진다. 욕심낼 만한 것을 드러내 보이지 않아야만 백성들의 마음이 어지럽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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